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지음, 윤길순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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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여성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한 페미니즘은 여성의 법률적 권리 신장을 목표로 전개되며, 미국의 여성들이 마침내 참정권을 쟁취하는데 성공한 1920년은 '첫 번째 물결 페미니즘 first-wave feminism'의 마지막 해로 여겨진다.

1960년대 초에 미국에서 시작된 '두 번째 물결 페미니즘 second-wave feminism' 1980년대 초까지 지속되며 여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차별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한다.

1990년대 초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세 번째 물결 페미니즘 third-wave feminism'은 백인 이외의 여성이나 동성애 문제 등으로 관심의 폭을 넓힌다. 세 번째 물결을 선도하는 대표적 이론가가 다름 아닌 이 책의 저자인 나오미 울프이다.

우리 사회가 여성의 외모와 옷차림을 옳고 그르다는 도덕적 기준에 근거하여 평가하고, 왜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일, 문화, 종교, 섹스, 굶주림, 폭력 등 6대 영역에서 아름다움의 신화에 의해 여성의 삶이 파괴되는 실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우리의 일상에 뿌리내리고 있는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90년대 초반에 나온 저서이지만, 2016년 현재에도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를 만들고 있으며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다.

1<아름다움의 신화>에서는 여성이 법적·물질적 장애를 돌파할수록 여성의 아름다움이라는 이미지는 더 엄격하고 무겁고 무자비하게 여성을 짓누른다면서 여성에게 통제력을 발휘하는 아름다움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여성에 관한 낡은 이데올로기 중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라고 강조하고, 2 <>에서 노동시장의 요구는 아름다움의 신화가 정치적인 것이지 성적인 것이 아님을 증명하며 노동시장은 아름다움의 신화를 다듬어 여성에 대한 고용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임을 밝히고, 3 <문화>는 여성을 '아름다우면 지성이 없고 지성이 있으면 아름답지 않는 존재'로 단순화함으로써 아름다움의 신화에 맞게 정형화된 여성 문제를 다루고, 4 <종교>에서 아름다움의 의식은 현대 여성에게 삶을 두려워하는 신경증 neuroses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새로운 자유가 여성에게 의미하는 바도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비판하고, 5 <섹스> 포르노 pornography와 사도마조히즘 관점에서의 아름다움을 다루고, 6 <굶주림>에서는 아름다움의 신화에 의해 거식증 anorexia과 폭식증 bulimic으로 고통을 받는 서구 여성들이 피할 수 없는 형벌인 것으로 밝혀내고, 7 <폭력>에는 성형 수술하는 의사들이 여성의 몸에 칼을 대는 행위를 폭력에 버금가는 범죄로 간주하며 성형으로 인하여 왜곡된 아름다움을 비판하고 있으며, 8 <아름다움의 신화를 넘어서>에서는 마음대로 입고 만지고 먹고 마시자면서 우리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확고해지면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꾸미고 과시하고 한껏 즐기기를 바라며, 감각의 정치학 sensual politics에서는 여성이 아름답다고 결론을 낸다.

저자는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인종 차별을 비롯한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세상에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진보적 사회비평가이자 페미니스트이다.

그녀가 세상에 알려지며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 것은 28세 때 출간한 첫번 째 저작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The Beauty Myth>를 통해서였다. <뉴욕타임스>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책 가운데 하나'라고 극찬했다.

수많은 저작을 통해 여성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한 그녀는 1997년 여성 지도자 양성을 위한 우드헐연구소를 창립하여 젊은 여성이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뻔뻔해지자. 탐욕스러워지자. 쾌락을 추구하자. 고통을 피하자. 마음대로 입고 만지고 먹고 마시자. 다른 여성의 선택을 받아들이자. 우리가 원하는 섹스를 찾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 섹스와 맹렬히 싸우자. 자신의 이상과 대의를 선택하자. 규칙을 깨부수고 바꾸어 우리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확고해지면, 그러한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꾸미고 과시하고 한껏 즐기자. 감각의 정치학에서는 여성이 아름답다. P. 458

아름다움의 신화에 의해 여성의 삶이 파괴되는 현실을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아름다움 속에 갇힌 허상을 깨고 진정한 여성의 본질과 가치를 찾고, 왜곡된 아름다움의 신화에 얽매여있는 삶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신만의 참모습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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