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레나 생일이 모레라 만났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부담없이 웃고 떠들고 좋았다. 우리의 오랜 관례대로 만원씩 생일선물로 주었다. 최대한 새돈으로... 지마켓가서 위에 옷하나사고, 밑에 바지하나 사고, 엑세사리 하나사라고 하였다.

머리를 잘랐다. 가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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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을 했다. ㅇ가 집까지 가야 할 차편이 없어졌다고 태워줬으면 했다. ㅅ언니가 의향을 물어보는데 미안하지만 집에 아이들과 남편이 기다리니 안되겠다는 사람도 있고 도리상 태워주는 것이 맞지만 더이상 얘기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ㅇ와의 친분이 있으니까! 태워주는 것이 맞지만 나도 시간을 아끼고 싶었다. 집까지 갔다오는데 최소 이십분에서 삼십분까지 걸릴것이다. 일학기처럼 어쩌다 가끔 태워주는 것이야 말할 수 없지만 매일은 좀 그렇지 않나 싶다. 어쨌든 ㅅ언니도 이미 태워주는 것으로 마음을 정하고 물어보는 것이라 차주의 뜻대로 하라고 하였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 절을 떠나서 다른 절로 갈아타기로 했다.  다른 절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하다 보니 ㅇ의 선택에 대해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거의 다였다. 일학기에 카풀이 안된다는  말을 들었으면 방학기간동안 운전면허를 따든지 해서 해결책을 만들어놨어야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방법을 택하느냐는 것이다. 한명을 위해 모두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ㅅ언니가 태워준다고 마음 먹었으니까   언니는 차 없이 다녀본 불편을 알지않느냐고 그래서 태워주자고 했다.  정말 모르겠다. 한명을 위해 다수가 희생을 감수해야 할지.. 절이 싫어 떠난 중은 나를 포함해 모두 세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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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이 아침에 잡채가 먹고 싶다고 했다. 농협 마트 입구에 다다랐을 때 자판기 앞에서 m을 만났다. 순간 긴가민가 했다. 중국에서의 자유로운 복장만 익숙하다  보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이 순간 낯설게 느껴졌다.  잠깐 차 마시러 나왔다고 했다. 손님들이 계속 오다보니 점심먹고 커피도 한잔 못했는데 마침 과장이 불러서 잘 됐다며 커피 한잔 마시고 들어갈거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중국 얘기가 나왔는데 자기는 '중국'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속에서 니글거린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무엇보다 나는 아침에 내가 했던 생각들의 답을 찾아서 기분좋았다. 아침에 나는 여행이 남긴 것들에 대해 생각했었다. 이십대 초반 친구들과 함께 간 제주도는버스안에서 들었던 느린 음의 팝송과 차장 밖으로 넓게 펼쳐진 초록풀밭, 버스안의 나른한 기운들이 남았다. 그뒤 회사 동료들과 함께 간 일본은 유스호스텔에서의 만난 몇몇의 초등학생들(자기들끼리 여행을 왔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 벳부에 도착했음을 알려주는 기차역에서의 방송,(벳~~~부~~~라고 길게 발음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뒤 구정에 가본 홍콩은 야경과  사람을 생기있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 바다위를 마구 달리는 배들이 기억된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때그때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인상적인 모습이 기억에 남게 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뭐가 남았지 하고 생각해봐도 어떤 인상적인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오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내가 느낀 것(잠재력, 발전 가능성) 그런 것들이 아니라 중국하면 떠오르는 어떤 인상적인 그런 것들이 없었다. 그런데 m과 이야기 하면서 정말 그렇구나! 중국하면 속이 메쓱거리는구나 하고 아침에 내가 했던 물음에 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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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장에서 비파를 샀다. 길 건너 두 다~~라이에 삼천원하는 자두와 토마토를 애써 외면하고서 말이다. 어릴때 우리 집앞은 비파밭이었다. 이맘때면 밭 가득 노란 비파가 꽃처럼 열렸다. 

비파를 팔러 나오신 할머니는 어떻게 그렇게 통실통실한 비파를 재배했는지 서울에 있는 백화점에도 들어간다며 상자에 담긴 비파를 전시용으로  한 켠에 두시곤 보여주셨다. 내가 비파에 관심을 보이자 할머니는  백화점 납품용 상자 뚜껑을 열어 보여 주시고, 곧바로 몸을 돌려 검은 봉지에서 하얀 종이 하나를 꺼내보이시며 비파의 효능에 대해 나에게 일일이 얘기하신다.  인터넷에서 뽑았다는 걸 몇번이고 얘기하시며. 과연 IT강국 대한민국이다. 허리가 구부정한 칠순은 되어보이는 할머니까지 인터넷(발음도 좋았다.)이라니!  하긴 아버님도 컴퓨터로 바둑도 장기도 두시니 뭐라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조화(?)가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재래시장에서 앉아계신 할머니들에게 내가 물건을 사는 것은 단순히 돈을 주고 물건을 가져오는 것만이 아닌 뭔가 다른 것은 없었나하는 생각도 한다.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굳이 보여주면서까지  홍보를 하는 것은 재래시장이 아닌 다른 곳이어도 족하지 싶다.    할머니의 자료는 과연 어디서 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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