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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북 - 자동차 대백과사전 사이언스북스 대백과사전 9
자일스 채프먼 책임편집, 신동헌.류청희.정병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자동차 좋아하는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샀다가 그냥 내가 가지기로. 자동차 역사도 알 수 있고 지금까지의 모든 모델별 사진도 볼 수 있어 좋고 중간중간 내부 부속이나 엔진의 원리 상세도 좋네. 다만 측면사진이 대다수인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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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하다 -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 넷플릭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5
문성길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우선, ‘지금가장 핫한 이슈들 중 하나에 대해, 다각적이고 깊이감이 있으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책을 오랜만에 만난 느낌을 받았다. 책의 제목, 표지 디자인, 크기와 내용 구성면에서도.

20여 년 전 대학시절, 전공과목 교수님이 권하신 책, 네그로폰테의 <Being Digital>을 접했을 때의 인상과도 비슷한 듯하다. 1995년 대학 본고사 논술 문제가 아날로그와 디지털일 정도로, 당시는 이제 막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는 분위기였고, 대학을 졸업할 즈음인 2000년도에는 냅스터나 소리바다 같은 P2P사이트를 통한 음원 공유서비스가 등장해 이후 몇 년의 시간을 거쳐 음반의 디지털화가 본격화되는 것을 경험했다. 같은 현상이 15여년을 지나 현재 영상미디어사업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미 예견된 일이고 당연한 수순이지만, -가령 <옥자>사건(?)을 통해 드러난- 시장의 반응은 당혹감과 배타적 힘겨루기인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해서 변화를 먼저 시도하는 기업과 기존의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 간의 마찰은 비즈니스 현장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것 같다. 틈새시장의 개발 혹은 새로운 서비스와 혁신적 아이디어로 판을 뒤흔드는 기업은, (이 책에서 사용한 표현을 인용하자면) ‘극단적으로소비자 편의주의혹은 소비자 중심적 시각으로 사업을 바라보고 접근하는 경향이 크므로,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소비자로서 -현장은 얼마나 살벌할지 몰라도- 꽤나 흥미진진하다.

 

이 책 <넷플릭스하다>는 미디어 업계에 몰아친 돌풍의 핵인 넷플릭스의 태생적 특이성부터, 기존 미디어 비즈니스 루틴에 어떤 반전을 시도함으로써 해당 분야에서의 판세를 바꾸었는지 차근차근 짚어주고 있다. 과거의 서비스들이 채널의 희소성을 근거로 공급업자들이 벽을 세우고 서비스의 흐름을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넷플릭스는 기존의 업자들이 세운 그들 편의의 룰(관행)을 다 깨뜨리는 방식으로 -가령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소, 디바이스부터 스트리밍 속도와 화질, 메뉴까지. 모두 소비자가 스스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오픈API정책, N스크린, TV-everywhere, 빅데이터를 활용한 콘텐츠 큐레이션 등 76페이지에 인용된 카이스트 김진형 교수가 정의한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는 으뜸 정신개방’, ‘공유’, ‘참여의 사상을 넷플릭스가 어떤 방식의 기술과 서비스마인드로 실행에 옮겼는지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배급 뿐 아니라, 해당 플랫폼이 그 영향력을 보다 지속적이고 근원적으로 확장 할 수 있는 핵심인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제작방식에 대한 설명을 하는 부분에서는, 얼마 전 읽은 <자동차의 미래권력>이라는 책에서,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구글이 그간의 사업과정에서 축적한 빅데이터를 통해 미래형 자동차(전기자동차, 전자동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이슈가 떠올랐는데, 그러고 보니 구글 역시 구글링하다라는 신조어(현재는 더 이상 새롭지 않게 통용되는)를 보유한 곳이라는 생각에 이르러 꽤나 흥미로웠다.

 

책에서는 넷플릭스의 2016년 국내 진출이후의 양상도 살펴보고 있다. 독특한 국내 방송 이용 요금제나 불법다운로드가 만연한 환경 속에서 은근하게 진행되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현지화 전략이 향후 1~2년 내에 어떤 결과를 엮어낼지, 그리고 국내 미디어기업들이 경쟁력을 지속하거나 혹은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살펴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1인 영상 크리에이터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넷플릭스의 글로벌 배급전략 부분에 관심이 갔고, 이런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가, -출판사-서점 업계에는 언제 어떤 식으로 찾아올지(물론, 이미 컨텐츠 면에서는 E-book, 디바이스 쪽으로는 플렉서블 테블릿 등 여러 방식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넷플리스당했다는 정도의 충격은 아닌 듯해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은 뒤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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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지 않는다 - 도쿄대 병원 응급실 책임교수가 말하는 삶과 죽음의 원리
야하기 나오키 지음, 유가영 옮김 / 천문장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일종의 선입견이 있는데, 죽음에 대한 책을 문학가가 썼을 때와 철학자, 과학자, 의사가 썼을 때 대략 그려지는 결론이 있다. 특히 현직 의사가 죽음에 대한 글을 쓸 때 다른 선택을 하게 되면 논란이 일게 마련이어서, 시골 어느 이름 모를 의사도 아니고‘도쿄대학 응급실의 책임교수’라는 타이틀을 단 저자가 쓴 책이면, 아주 온건하고 덜 독선적이며 철학적인 느낌을 가미하여 쓴다고 해도 요로 다케시의 <죽음의 벽> 정도와 비슷한 내용이지 않을까 싶었다. ‘사람은 죽지 않는다’라고 제목은 제법 센세이셔널하게 붙였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산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고 있는 한 그가 죽어도 끝이 아니다, 라는 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웬걸. 등장하는 단어들이 심상치 않다. 빙의(정확히 이 단어를 쓰고 있지는 않으나), 임사체험을 비롯한 유체이탈, 기공 같은 대체의학, 신과 종교와 섭리, 전생의 기억과 사후세계(또는 내세)에서 온 마중현상, 영매를 통한 죽은 자와의 영적 소통. 그리고 무엇보다 이 단어들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인정하는 임상사례나 본인의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그런 류의 이야기나 체험들을 증언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에 대한 소견을 물을 때, 한 결 같이 의사들은 ‘정신착란이라거나 심신미약 상태에서 경험한 환각’이라고 하거나 ‘아직 과학으로 증명된 바 없다’고 입막음 해 버리니까. 그러니 이런 와중에 저자의 태도는 참 낯설고 특이하게 느껴졌고 한편으로 용감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같은 의사라고 해도 전공과목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시각이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자의 고백에서도 드러나지만, 완치율이 높은 다른 과목과 달리, 응급실에서는 비록 뛰어난 의사로서 최선의 능력과 노력을 다할지라도 의료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더 자주 직면하게 될 테니까. 그 속에서 환자든 의료진이든 사람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섭리’를 인정하게 되고, 결국 오늘 아파서 누워있기 전까지는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 부리던 환자도, 최고의 엘리트라고 자부하던 의사도, 그 앞에서 겸손과 겸허를 배우게 된다.

저자는, 자연과학과 형이상학의 역할과 대상범위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과학적 방법론으로 규명할 수 있다고 믿는 과학주의적 맹신을 우려한다. 과학주의적 독단을 버리고, 종교적 감성을 이해하고 경의와 공감을 고백한다. 그렇다고 또 영적 현상에 매달리는 것도 아니다. 영적 현상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현상을 체험하거나 보고 들음으로써 우리가 깨닫게 되는 그것이 본질인 것이다.

저자는 에둘러 말하지 않고, ‘육체는 사라져도 영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에 사람은 죽지 않는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 기본 믿음에서, 깨달은 본질을 말한다. 만물의 섭리 앞에서 우리는 겸허하고 허심탄회하게 세계를 마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현재에 만족할 줄 알고,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겸허함을 가지는 것.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생로병사에 대해 수용하는 태도를 가질 것.

우리의 영혼이 현재의 육체가 죽어도 또 다른 차원에서 살아간다고 믿으면, 무리하게 이 세상에서의 생을 연명하기 위해 악다구니를 쓸 필요도 없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계의 규칙이라고 받아들인다면, 현재를 보다 충실하게 살되 지나친 욕심을 내려놓고 이타를 행하고,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 혹은 그가 거쳐 왔고 앞으로도 만나게 될 ‘죽음 앞에 선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자 위로인 것 같다.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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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아시아 제45호 2017.여름 - 사오싱 Ⅲ Shaoxing Ⅲ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보통 책을 읽을 때, 어떤 내용이냐에 관심이 최우선이고 그것이 한국작가가 쓴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자동적인 구분 외에 ㅡ 물론 작가에 대한 정보를 더 알게 된다거나 내용상 특정 지역의 역사나 문화가 배경이 된다면 해당 문학이 어느 지역 소속(?)인지 인지하게 되겠지만ㅡ 그것이 유럽의 것인지 아시아의 것인지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외국소설이라면 미국,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처럼 자주 더 쉽게 접해지는 문학에 길들여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비유하자면, 작은 영화나 제3세계 국가의 영화가 싫어서가 아니라, 대규모 배급사가 배급하는 영화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고 선택권이 그로 인해 제한받기 때문에 헐리우드 영화를 더 많이 보게되고, 선호하는 영화나 감독 또는 배우도 헐리우드의 것이 많은 것처럼 말이다.

각설하고. 이 책에 손이 갔던 것은 두 가지때문이었다. 하나는 고은 작가와 김형수 작가의 대담을 소개한 '고은 깊은 곳IV', 다른 하나는 박형서 작가의 작법을 넘겨다볼 수 있는 '나는 어떻게 쓰는가'.

예전에 읽은 김형수 작가의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에서 고은 시인과의 대화가 언급된 부분을 기억한다. 김형수 작가는, 문학은 존재의 저 뒤쪽 어디에 있는 것을 명명하는 것이고 작가는 무슨 가치를 전달하는 자가 아니라 세계의 무엇을 명명하는 자라며, 고은 시인이 “이름에는 저녁 석자 밑에 입 구자가 있다. 이름은 (중략) 어두울 때 명백히 존재하는 것이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을 때, 누군가의 명명에 의해서 의미를 되찾는다" 라고 하는 부분을 인용했었다. 삶과 문학(예술)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들의 삶과 작품에서 자신들의 답을 그대로 보여주는 두 작가에게 경외심이 들었었다.

해서 <계간 아시아>에서 두 분의 대담을 담았다고 하니 반가웠고 기대가 컸다. 아쉽게도 이번 여름호에는 두 분의 대담 중 마지막 일부만 소개되어 있다. 두 분의 대담은 지난 2016년 봄호(통권 제40호)에서부터 시작해 해를 넘기고 이번호에서 마무리되는데, 이번 호에서는 주로 고은 시인의 국제활동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돼 있다. 해외교류의 시작점부터 시인의 국제문학계에서의 높은 위상, 모국어가 언어의 장벽을 넘는다는 것에 대해서까지. 읽다보니 대담 끄트머리에 김형수 작가가 덧붙인 말대로 두분의 대담집이 단행본으로 묶여나와서 전체 내용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실려있는 모든 글이 그러하지만, 고은 시인의 시 몇편이 영어로 번역돼 실려있는데 이 또한 흥미로웠다. 계간 아시아에 담긴 글을 읽으며 문학에서의 번역이라는 것에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글을 잘 쓰는 법에대한 글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이번 호에는 박형서 작가가 본인의 글쓰기 비법을 공개했다. 작가에 따르면 서사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흥미와 낯설게 하기, 뒤섞기가 주요 전략이란다. 박형서 작가는 단편 하나를 완성할 때 보통 50일이 걸리는데 구상을 촘촘히 하는 데에만 30일을 쓰고 막상 집필은 2-3일을, 이후 잠시 손을 뗐다가 15일을 퇴고에 집중한다니, 집필을 저 정도에 마칠 수 있다는 건 무시무시한 디테일의 사전작업이 있다는 걸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누군가 어떤 방법으로 멋진 글을 쓴다고 내가 그 방법을 쓸 때 바로 좋은 글을 보장받는 건 아니지만, 그런 방법들이 좋은 글을 만들어낼 때는 이유가 있겠지. 그러니 초심자들은 달인을 만나 한마디라도 얻으려고 전국을 떠도는 것이겠지. 계간 아시아는 이번 호 뿐만 아니라 매 호 비슷한 구성을 갖고 있어서 이전 호를 찾아 보면 여러 작가들의 저마다의 글쓰기 방식을 -굳이 먼 길 나서지 않아도- 한자리에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김인숙 작가의 중국여행기, 미얀마 작가와 터키 작가의 단편소설과 한국과 필리핀의 시들, 그리고 전문 비평가들의 서평 등이 실려있는데, 단행본이 아닌 이런 문학 잡지의 매력이라면, 처음에 선택은 내가 기존에 관심있던 작가나 호기심이 생기는 챕터 한편 때문이었지만, 먼저 이 흥미로운 부분을 얼른 맛본 뒤에 남는 다른 페이지들을 편하게 설렁설렁 훑어보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만남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행이 그러하듯이. 명소들을 보기위해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별책부록처럼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알려지지 않은 비경처럼 말이다.
계간 아시아 역시 기존의 내 선호에 어필하는 챕터를 읽어보려 펴들지만, 알지 못했던 아시아 작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다른 작업도 궁금해서 찾아보고 싶게 된다.

**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작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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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 (김웅현) - 말이 통하면 여행의 품격이 달라진다!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
김웅현 지음 / 길벗이지톡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 더위가 지나가면 일본으로 책방투어를 떠날 계획을 일찌감치 세워두었다. 도쿄는 2007년 여름에 다녀온 이후 이번에 가면 딱 10년만. 당시에는 간헐적이나마 계속 일본어를 공부하던 중이었는데, 말도 거의 못 하고 글을 잘 읽지도 못했지만 - 학원 수강료로 뻔뻔함을 구매했다고나 할까 - 별로 걱정이 없었다. 어딘가를 꼭 가야한다거나 꼭 봐야 한다는 계획을 빡빡하게 세운 것도 아니어서 길을 잃어도 만사태평. 한 덩치 하는 남동생과 동행해서 마음이 든든했을 수도 있고.

그런데 이번에는 혼자 하는 여행이다. 10년 동안 나이만 먹은 줄 알았는데, 히라가나도 헷갈릴 정도로 일본어를 다 까먹어버렸네. 여행사를 통하지 않으니 숙소도 직접 예약해야 하고 가야할 곳이 리스트 한 가득이니 길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물어 찾아 가야 한다.

누가 나 좀 도와줘라... 하는데, 길벗이 무작정 따라만 하란다.

무작정 따라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단순히 언어에 초점이 맞춰 있는 게 아니라 여행에 초점을 맞춰, 출입국 과정에서의 가이드나 도움이 되는 앱 소개로 시작한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생존표현과 각종 기초 단위들이 정리되어 있고, 본격적으로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마주하게되는 모든 예상가능한 상황들에서 필요한 표현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런데, 뭔가 무작정 따라하라고 해서 읽어보고는 있는데 너무 대책 없이 막무가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일어표지판들의 발음은 병기가 안되어 있다는 점은, 그래, 그냥 표지를 보고 이해만 하면 되니까 싶어 넘어갔지만, 각 상황에서의 핵심 문장들은 한국어-일본어 문장-한국어로 표시된 일본어 발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어느 발음이 무슨 단어인지 연결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필요한 상황의 문장을 찾아서 한국어로 적혀있는 일본어 발음을 따라한다 쳐도 어느 부분이 어떤 내용에 해당되는 부분인지 모르니까 끊어읽기도 애매하고 외운다는 건 더 힘들겠다 싶었다. 몇번 하다가 포기할 것 같은 기분.

발음은 또 어떡할 것인지. 악기의 소리를 글로 배우는 것같은 느낌?

이상하다. 길벗의 무따기가 이렇게 허술할 리가 없는데... 하고 책 앞뒤 정보란이며 표지며 다시 봤더니,
이 책은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여행에 가져가서 보는 책과 여행 가기 전 미리 봐두는 책으로, 분권이 가능하다.

내가 읽은 부분인 앞쪽에 제본되어 있는 책은 ‘여행에 가서 보는 책’이었다. 제본순서를 왜 이렇게 해두었을까. 하긴 어차피 분권을 한다면 제본 순서가 어떻든 상관이 없어지기도 하다.
여튼 실전에서 사용할 때는 문법적 구조고 뭐고 간에 당장 한마디 써야 하니까 이런 식으로 간략하게 필요한 부분만 정리되어 있나보다. ‘가서보는 책’ 맨 뒷부분에는 핵심문장 인덱스가 있어서 더 빨리 내가 원하는 표현을 찾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한 파트인 ‘미리보는 책’은, 앞서 아쉽게 여겨졌던 부분인 일본어 문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적인 표현 패턴형태별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여러 가지 원하는 상황으로 바꿔서 대입해볼 수 있다. 그리고 여행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해 일련의 가상 대화를 제시함으로써, 막상 특정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무엇부터 물어야할지 어떤 식으로 대답이 나올지를 미리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

또한 길벗 사이트에서 무료 mp3까지 다운받을 수 있게 되어 있어, 한국어로 적혀있는 일본어 발음이 실제로는 어떤 식으로 발음되고 들리는지 확인해볼 수가 있다.

길벗의 여행가이드들에 비해선 작은 사이즈이긴 하지만, 외투 주머니나 가방 앞주머니에 꽂고 다닐 수 있게 포켓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께는 얇아서 부담 없긴 하지만. 이 책의 라이벌은 결국 파파고 같은 스마트폰 번역앱일 테니까. 앱보다는 정확성 면에서 훨씬 더 믿음이 가지만, 휴대성이나 가독성이 조금 아쉽다. 미리보는 책 부분은 상관 없는데, 가서보는 책 부분은 좀더 색인이 뚜렷하고 편집이 컴팩트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길벗 무작정따라하기 시리즈 중 여행관련 책들은 모두 밝은 노란색 표지를 하고 있는데, 출발 전의 설렘을 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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