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슈퍼 乙 전략
전병서 지음 / 경향BP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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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냉전시대, 반도체 전쟁,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Chip4(반도체 동맹) 등....

요즘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하도 많이 듣다보니

미국과 중국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여기에 반도체가 왜 등장하고,

우리나라는 왜 주목을 받는 것이며,

공장을 어디에 짓는지 마는지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한국 반도체 슈퍼 乙전략>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이 가져야 할 전략에 대한 책이다.


일단 과거와 다르게

정보화 시대에 반도체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필수 물자이다.

비유하자면,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와도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미·중 반도체 전쟁은 단순한 산업 경쟁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다시 말해,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체제간 패권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대만이 주목을 받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특히 한국은 미국와 중국에게 모두 필요한 나라이다.


왜냐하면 미국은 대만의 TSMC(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를 끌어들였으나, 배터리는 없고,

중국에는 CATL(배터리)이 있지만 반도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삼성전자(파운드리)와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이 모두 있다.





애널리스트 업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작가 전병서는

17년간 반도체와 IT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그 후 18년간 중국 경제와 산업을 연구했다.


반도체 산업과 중국 경제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한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적으로 우뚝 서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당당하게 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총 8개의 파트로 되어 있다.


앞으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도 중요하겠지만,

오히려 이 책의 묘미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준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프렌드쇼어링(동맹국들과 공급망 구축) 전략의 의도와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의 현 주소 등을

보기 편한 표와 그래프를 통해

잘 설명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광해군의 중립외교가 떠올랐다.


물론 사실관계는 차이가 많이 나지만

현재 세계의 정세에서는 국익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동맹에서 벗어나는 두려움과

중국의 보복 공포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가 살아남는 길은 '대체불가기술'을 확보하여

미국과 중국이 절대 무시하지 못할

슈퍼 을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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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정순임 지음 / 파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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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역차별을 얘기하는 시대지만

예전에는 아무래도 여성들이 차별을 많이 받았었다.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보지 못한 채

살아온 삶.

그때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으레 다들 그렇게 살았다고 위로하기에는

지난 삶이 아쉽고 억울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는

'산수헌'고택에서 종가의 전통 장맛을 이어가며 살고 있는

한 여성의 에세이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된장, 고추장 같은 전통 장맛이 아니라 종갓집이라는 장소이다.

글쓴이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산수헌'은

국가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유서 깊은 고택으로

상주, 안동 지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종갓집이다.




글쓴이 정순임은

타 지역에서 한문학 관련 일을 하다가 오십이 되어

종가의 맏며느리인 어머니로부터

음식을 만드는 전통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고향 집으로 돌아온다.



15대에 걸쳐 400년을 한 집에 살아온 가문이자,

1년에 15번 제사를 지내는 종갓집의 둘째 딸로 태어난 글쓴이는

집안에서부터 차별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첫째는 오빠임)

어린 시절은 그래도 추억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후 사회에서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차별은

그녀에게는 매우 버거웠다.

특히, 가업을 잇기 위해 귀향한 입장에서

봉건적 전통의 대표격인 어머니와의 사고방식 차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글쓴이는 딸이자 엄마이자

그리고 이 시대의 여성으로서

본인의 삶을 담담히 그려내며

여성이 겪는 차별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아가

가업도 잘 계승하면서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어머니와의 관계도 잘 정립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책 초반 글쓴이의 산수헌에서의 어린 시절 얘기를 읽을 때만 해도

슬며시 미소가 띠어지기도 했다.

할매~ 아지매~ 같은 단어들이

상당히 구수하고 고향 같은 따스한 느낌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에 대한 부분이 나올 때는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났다.

또한 글쓴이가 귀향한 첫 번째 목적은 엄마 옆에서 살고 싶어서였는데,

떨어져 지내며 가끔씩 만나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다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찡했다.

그래도 가족이라는 이름이 큰 의미를 갖고 있듯이

모녀는 결국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화해와 치유를 하며 함께 할 것이다.

이 책은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당찬 여성의 이야기이자,

어머니와 딸 사이의 관계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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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정순임 지음 / 파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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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당찬 여성의 이야기이자,
어머니와 딸 사이의 관계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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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클래식 라이브러리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목승숙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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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르테 출판사의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 중 5번째인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집이다.

<변신>, <굴>, <학술원 보고>, <단식 예술가>

이렇게 4개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번역은 한국 카프카 학회 회장인 목승숙 교수가 맡았는데,

원문의 내용과 표현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한다.




프란츠 카프카는 유대계 독일 작가로

실존주의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친 기묘한 사건들을 통해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작품들을 주로 저술하였다.



카프카 문학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유명한 변신이라는 소설은

아침에 눈을 뜬 주인공이

자신의 몸이 벌레로 변신해 있는

악몽과도 같은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 묘사가 어찌나 생생한지

주인공인 그레고르가 처한 상황이

눈에 훤히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책을 읽는 초반에는 조금 당황했지만

갈수록 몰입되는 문장력

나도 모르게 감탄하면서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벌레로 변했다는 것에 집중해서 

끔찍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계속 읽어나가다 보니

그냥 하루아침에 원치 않은 상황에 처한

나약한 인간의 감정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위기에

처음에는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버거웠지만

점차 적응해가며 하나씩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살짝 해피엔딩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는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지만,

그레고르의 말은 사람들에게 단지 벌레의 소리일 뿐이었다.

만약 내가 이렇게 그레고르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아마도 온전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그리고 이 기묘한 상황을 작가는 생각보다 상당히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엄청 이상한 상황인데 평범한 일인 것처럼 전개되고,

너무 답답한 상황인데 오히려 냉정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모습도 그려졌는데

많은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많았다.

특히 가장 역할을 해오던 그레고르가 변신하여 더 이상 회사에 나갈 수 없기에

앞으로 가족들이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하는 부분과

모든 것이 마무리된 후 가족들의 행동 등은

이 소설이 실존주의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슬프게도 주인공은

이 황망한 사건 속에서 고독과 불안의 시간을 견디다가

열등감, 불면, 식욕부진 등으로 쇠약해져서

결국 죽고 만다.




이 밖에 <굴>이라는 작품은

지하에 자기만의 굴을 파는 이야기로,

잠시의 안도와 끊임없는 불안 사이를 헤매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렸다.



<학술원 보고>는

아프리카에서 잡혀온 원숭이가 유럽 사회에 적응한 5년의 과정을 학술원에 보고하는 글이다.



<단식 예술가>는

과거에 유럽과 미국의 대도시에서 성행했던 단식 공연을 소재로 쓰였다.

이 책은

불확실한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작가의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 단편들을 통해

그의 문학세계를 알아갈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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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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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꼭 읽어봐야 한다는 대부분의 고전 작품들은

책 두께도 두껍고, 내용도 어려워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학생 때 시험을 치르기 위해

유명 고전들의 요약본 정도만 읽어본 것이 다였는데,

이제 와서 고전 작품 원본을 보자니

참 망설여졌다.

그렇지만 언젠가 한 번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긴 했었다.

그러던 중

쉽고 재미있게 고전 작품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책을 발견하게 되어

일단 이것부터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는

당대의 베스트셀러인 고전문학 작품을

독서 전도사 서민 교수만의 시각으로 해석한 책이다.

단순히 내용 요약과

소개하는 것에 중점을 둔

다른 고전 해설서와는 달리

저자의 독특한 해석이 담겨 있어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다:)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

이 책을 읽어보면

고전 작품에 대한 흥미가 조금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저자 서민은 기생충학자이자 의사인데,

본업 이외에도 유튜버이자 작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50대에 고전을 읽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책을 읽는가도 중요한데,

다른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고전 1권을 읽는 데서 오는 이득이 더 크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는 서민 교수가 직접 선별한 13가지의 고전문학 작품이 담겨 있다.

13가지 작품이 모두 너무 유명한 고전 필독서이기에

제목만 보면 다 들어본 작품이다.

그렇지만 내가 완독한 작품은 단 2개뿐이다.

제인 에어와 호밀밭의 파수꾼 ㅋㅋㅋ



그러나 내가 읽은 작품마저도

약간 특이하고 엉뚱하지만,

그 안에 인생의 철학이 담겨있는

저자의 해석이 등장한다.

사실 이 책은 전체적인 줄거리보다

저자의 새로운 해석을 보는 재미가 더 크다.


나아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을 보며 내가 느낀 감정들과

전개 과정에서 깨달은 삶에 대한 지혜 등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이 책을 읽는 것과 고전 작품 원본을 완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이 책을 읽다 보면 해당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저자의 새로운 해석을 보며,

나만의 방식으로 고전을 읽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전이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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