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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검사생활
뚝검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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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슬기로운 검사생활

○ 저 자 : 뚝검

○ 출판사 : 처음북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검사도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검사는 저 세상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가끔은 외국인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사람들이었다.

사실 관심도 없거니와 뉴스나 기사에 다뤄지는 범죄사건이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직업으로 멀게 느껴졌다.

다른 세상 사람 같았던 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직장생활하면서 내가 고민했던 부분들이나 겪었던 이야기들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P.62

그 시절 나는 분명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을 하는 상대를 꼰대로 치부하며 귀를 닫고 있었다.

분명 귀담아들으면 유익한 말들이었을텐데도 잔소리쯤으로 여겼다.

요즘 후배 검사들에게 하나둘씩 경험을 말해 주는 입장이 되어 보니, 그 날 수석님이 얼마나 커다란 결심을 하고 말을 꺼냈는지 알겠더라.

P.63

경험을 나눈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후배에게 연장자로서 무슨 말을 꺼내려고만 하면 라떼는 말이야로 통용되는 꼰대 취급을 받기 십상인 요즘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 경험의 전달이 내가 왕년에로 시작하는 자기 자랑이 아니고, 타인을 깎아 내리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치사한 화법도 아니라면 귀를 열어도 되지 않을까. 상대방이 나를 위하는 진심 위에다가 경험을 실어 보낸다면, 그것은 진짜 조언일테니 말이다.

이 책에서처럼

직장에서 선배가 되어 보니, 누군가에게 선뜻 경험을 나누기에는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는데, 라떼충으로 오해받는 거 아닐까. 쓸데없는 오지랖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예전에 조언을 해주셨던 분들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에 나오는 사례들이 신문기사나 뉴스에 나오는 흔한 음주운전, 살인죄, 사기죄 사건들이지만, 우리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특히 성범죄 전과자가 새벽에 여성을 뒤쫓았고 집 주변을 배회한 사건의 죄명을 ‘주거침입죄’로 기소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편협한 사고로 일방적으로 욕을 했던 부분에 대하여 조금 반성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해당 사건을 보고 비상식적이고 소극행정을 넘어 검사 자질미달로 의심된다고 욕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서 ‘주거침입죄’로 기소하기까지 담당검사가 검토한 법리적인 내용들을 보니 어느정도 납득이 가면서 국민과 검사들 사이에 소통이 필요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처럼 ‘슬기로운 검사생활’은 뭘까?

책을 다 읽었지만 같은 직업이 아니다보니,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고 사건 해결을 위하여 고민하고, 완료된 사건도 복기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면서 자신의 직업의 무게감을 느끼고 있는 뚝검이 슬기롭게 검사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슬기롭게 검사생활을 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뚝검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책을 잡자마자 바로 뚝딱 읽을 정도로 재밌고 쉽게 쓰여져 있다.

사설이지만 검찰청에서 제작한 어떠한 홍보물들 보다 이 책이 더 긍정적인 홍보효과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이야기해본다. ㅎㅎㅎ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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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 불편한 기억 뒤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만나다
강현식 지음 / 풀빛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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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상처받은 기억들을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간다.

지우개가 있다면, 상처받은 그 기억들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저마다 각자의 아픔을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간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어갈 무렵에는 그 기억을 연상시키는 장소, 물건, 사람들을 접하게 되면 그 상처받은 기억들이 다시금 떠올라 고통을 받곤 한다.

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이 책은 그 답을 7개의 사례로 이야기 해주고 있다.

제1장 : 성폭행

제2장 : 학대

제3장 : 첫사랑

제4장 : 펫로스 증후군

제5장 : 교통사고

제6장 : 오염강박

제7장 : 가스라이팅

< 제1장 >

성폭행 피해자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자기비난, 자책을 한다.

그러나 그 때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태, 즉 무력했음을 인정해야한다. 내가 뭘 할 수 있었던 게 아니므로, 당장 자기 비난을 멈추고, 무력감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 나아가 내가 입은 피해를 이야기 하여 나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라 '보통의 경험'임을 확인하여 이 사건을 숨겨야 할 사람은 가해자이지 피해자인 내가 아님을 기억하여여 한다는 것을 이 책의 저자는 밝히고 있다.

p.35

그때로 돌아가면 달라질까?

통제할 수 없었던 과거의 상황을 마치 통제할 수 있었을 거라고 착각하는 걸 ‘통제력 착각’이라고 한다.

사람이 착각에 빠지면서까지 통제감을 갖고자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상황에서 자신이 너무나 무기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로 통제감을 가지려 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비난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책과 자기 비난은 심한 경우엔 반복적인 자해와 자살 시도로 발전할 수 있다.

그렇기에 통제력 착각은 당장 멈춰야 한다.

p. 41

실제로 미투운동을 통해 그동안 가려져 있던 성폭력이 많이 드러났고,

실제 처벌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그러나 미투운동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고통을 상당 부분 덜어주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고통은 경감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보편성’이라고 한다.

< 제2장 학대 >

최근의 읽은 오은영 박사의 '화해'와 거의 동일한 주제(용서)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은영박사의 '화해'는 면담사례를 위주로 풀어 나갔다면, 이 책은 심리학 이론을 조금 더 담고 있다.

소제목들이 절묘하다.

맞은 사람만 있고 때린 사람은 없다.

나를 위해 시작해보는 용서

굳이 관계를 회복하지 않아도

p. 59

부모의 체벌을 학대라고 여기는 지금의 분위기와 다르게, 예전엔 체벌과 학대가 당연시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모를 찾아가서 과거의 일을 따져도 진심으로 사과받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느끼는 억울함은 과거의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우리가 용서를 하고 싶어도 두가지의 장애물이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외부의 압력'이다. 가족이나 친척이 연루된 폭력과 학대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더 크게 상처받는 이유는 용서를 강요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가족주의적인 성향이 크기 때문에 가정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넘어가기를, 참기를 직접적으로 또는 은연중에 강요당한다.

두번째는 용서와 관계의 회복을 동일시하는 생각이다. 용서를 하면 부모와 가까이 지내야하고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고 은연중에 생각하지만, 용서와 관계의 회복은 별개라고 봐야한다. 나자신을 위해 용서는 하되, 관계회복을 할 필요는 없다.

p.79

용서했다고 반드시 그 사람과 잘 지낼 필요도 없다.

학수처럼 부모를 용서하고자 마음먹은 상황일 때, 앞으로 잘 지내야 한다는 문화적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을 다치면서까지 부모와 굳이 잘 지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용서한다고 관계를 예전처럼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기전에는 시중에 팔리고 있는 가벼운 자기계발 도서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심리학적인 부분, 뇌과학적인 부분 등 전문적인 부분도 있고, 저자가 공들여서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최근에 읽은 용서, 화해 이런 주제를 담고 있는 책 중에서 가장 괜찮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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