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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특별판) ㅣ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2월
평점 :
절판
작가들의 글 쓰기 방식은 저 마다 다르고 독특한 루틴 역시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읽었던 글쟁이들의 글쓰기에 대한 에세이에서는 모두 “어느 순간 부터는 통제하기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한다. 난 작가는 아니지만 그 느낌을 어렴풋이 알것 같았다. 나 역시 습작을 끄적여 보면 예상치 못한 구간에서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나를 끌어가고 있다는 걸 느낄 때가 있으니까. 하지만 작가들은 큰 플롯과 작품의 근간이 되는 장치들은 분명 마음에 하나즈음은 그려놓고 글쓰기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건 일종의 목적지를 나타내는 깃대와 거기까지 도착하게 만드는 추진력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는 동안 나는 작가인 앤디위워가 이 책에 쓰려고 고안한 깃발과 장치들이 얼마나 정교하게 제작되었을지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과학적 사고와 지식의 범주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생기고 또 해결책을 마련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분명 즉흥적인 이야기의 흐름만으로는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 자부한다(소심해서 자부하는 성격이 절대 아닌데).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수 많은 별들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아스트로파지를 닮은 추진력으로 각자의 종의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아내느라 고군분투한다. 그 사이에 싹트는 이종간의 우정은 차갑고 혹독한 환경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680여 페이지의 이야기를 훈훈하게 데워준다.
이 소설의 장면을 상상하거나 “와우 기발한데?!”라는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이 책은 과학적 기본 소양을 다소 요구한다. 그래도 쉽고 간결한 문장이 머리의 부담을 덜어준다. 내 생각에 번역가가 출판 대리인이나 작가와 주고 받은 이메일이 꽤 많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