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의 나이에 아쿠타가와 상을 받아 화제가된 작가 스즈키유이의 수상작 ‘괴테는 모든것을 말했다’. 읽는 내내 참 럭셔리 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주제로 책을 쓴다는 것 부터, 소설 속 주인공과 그의 가족들이 소중한 시간과 심오한 고찰을 쏟아붓는 대상, 학문적 호기심 혹은 책임감으로 나선 여행, 매년 의미있는 기념일에 가족친지간에 주고받는 말, 글, 물건들 까지 모두 럭셔리하다. 그리고 소설 내내 사용된 풍부한 인문/철학 저서에서 따온 인용은 평소 여기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라면 럭셔리의 향연을 느꼈을 만하다. 그리고 이런 럭셔리를 대할 때 가지게 되는 약간의 동경심과 질투섞인 경외심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의 의식의 바탕에 깔려있음을 느낀다. 더욱이 무의식 중에 이 글을 쓴 작가의 이미지를 지성미 가득한 50대로 떠올리다가도, 불현듯 이 작가의 나이를 떠올리면 뒤통수를 여러차례 맞은 느낌이다. 무라카미의 자서전격 에세이에도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주변의 반응과 그에대한 자신의 생각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다루었다. 그 만큼 일본 문학계에서 이 상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뜻인데, (개인적인 느낌이니 비난해도 어쩔 수 없다만)난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작가가 이러한 일본 문학계를 비꼬고 있다는 느낌이 떨쳐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의도의 소설을 쓴 약관의 작가에게 아쿠타가와 상이 수여되었다는 것이라면, 정말 재미있는 희대의 아이러니한 사건이 아닐까? 마치 작중 시카리 교수의 은밀한 장난과도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