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PR 기사를 통해 알게된 존 밴빌의 맨부커 수상작 ‘바다’를 읽었다. NPR 기사에 등장했던 평론가는 밴빌의 문체에 대해 ’사색적인 분위기와 은은한 아름다움’ 이라고 표현했다. 작가의 14번째 장편인 ‘바다’에는 그러한 그의 문체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필경 소설이라는 매체이기 때문에 240여 페이지를 관통하는 굵은 이야기의 흐름이 있지만, 이 책은 그 이야기의 흐름에 집착하면 매우 읽기 어려운 책이 되버린다. 나 역시 처음에는 좀 처럼 따라 잡기 힘든 이야기의 흐름으로 인해, 내 문학적 소양이 이 책을 소화하기 힘든건 아닌가 하며 괜시리 자학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야기의 흐름에 집착하기 보다는 그의 문장 하나하나를 마치 시를 음미하듯이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이 책을 읽는 참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다행히 내 문학적 소양은 이 책을 읽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소설책 한권을 읽고 나면, 희뿌연 우유빛의 일광으로 가득한 어느 낯선 방안에 놓인 침대에 바로 누워 상실로 가득한 과거와 불행한 현실의 나를 번갈아 오가며 회상하는 듯 하다. 그리고 곧 이 느낌이 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아닌, 내 일상에서도 자주 찾아오는 순간임을 알게 된다. 존 밴빌은 이런 대중적인 일상을 ‘사색적인 분위기와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옮겨 놓았을 뿐이다.

화려한 줄거리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실망하게 되겠지만, 연이은 독서에 지친 독자가 잠시 쉬어갈 휴양지로 ‘바다’를 선택한다면 필경 만족한 선택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