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한데 뭉쳐 하나의 거대한 꿈을 꾸는 듯한 이야기다.첫 번째 권인 도둑까치는 비교적 현실 세계와 닮아 있고, 두 번째 권 예언하는 새는 잠들기 직전의 가수면 상태에서 현실과 꿈의 경계에 걸쳐 몽상하는 느낌을 준다. 마지막 세 번째 권 새 잡이 사내에 이르면, 혼수상태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긴 꿈속을 허우적거리다 마침내 현실로 깨어난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그래서일까. 권이 넘어갈수록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등장하는 순서와 전개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그 경계는 급진적으로 무너진다. 결국 이야기 속 세계들 간의 구분마저 모호해지며, 독자는 서사의 논리적 맥락을 붙잡으려 애쓰다 자꾸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마치 잠들면 안 되는 사람이 억지로 눈을 부릅뜨고 버티는 것처럼.이 책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서사의 논리적 연결성이나 완결성, 혹은 기능적인 의미로 이해하려 한다면 오히려 잘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꿈속에서 겪는 상황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 몸부림치다 결국 꿈에서 깨어나 버리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