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을 넘겨 지천명에 가까이 가는 나이가 되면서, 앞으로의 나의 삶에 대해 어떤 기억으로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런 질문이 현재의 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과도한 생각의 한 종류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바깥과 안에서 모두 리더가 되어야 하는 나이에 있는 나의 행동과 언사, 그리고 결정들이 훗날 나와 가족들을 포함한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생각해 보는 것은 한번 더 신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테니. 이 책의 주인공이 죽음을 앞두고 끊임없이 했던 고민이었던 ‘앞으로의 남은 시간을 무엇을 위해 보낼 것인가?‘는 바로 남은 날에 대한 기억을 의미있게 만들고, 다른 이들이 나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가지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다. 읽는 내내,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그런 의문을 끊임없이 가지며 행동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저자가 가졌던 의지에 경외심을 품었다. 그리고 남편의 미완성인 글을 완성이라고 정의하며 에필로그를 썼던 미망인 루시 칼라니티…그녀는 진정 감동파괴범이었다. ㅎㅎ (완독하기 전에 절대 저자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지 말것, 아 이젠 칼라니티가 아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