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몸담은 회사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가슴의 열정을 불태우는 기업인의 이야기를 볼 때마다 진한 감동을 받는다. 그들의 확고한 철학에서 배울 점이 많고, 그들이 가진 열정을 보면 내게도 그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 같아 힘이 난다. 간혹 그들의 생각이 내가 평소 해왔던 행동 및 생각들과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면 괜시리 가슴 두근 거리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런 감정들이 뒤섞이며 내게 기억에 남을 감동을 주었다. 저자는 의도치 않게 오래 할 생각 없는 일들을 도와주다 보니 소니의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이는 우연이 만들어 준 노선이 아닌, 가슴에서 항상 일렁였던 애사심의 불꽃이 그의 장점과 만나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노선임을 알 수 있었다. 히라이 가즈오는 자신만큼 가슴에 소니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 많고, 자신보다 더 뛰어난 경영인들이 많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 회사가 가진 훌륭한 리소스를 발견하고, 이를 외부로 입 밖으로 표출할 수 있게 문화를 조성하여 격려하고, 함께 목도하는 목적과 목표를 제시하고, 가시화된 성과로 변형되는 과정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팀을 마련하는 한명의 리더가 없었다면 소니의 턴어라운드는 바람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반대로 그 만큼 위대하고 치명적이어서, 간과했을 때는 회사와 그에 딸린 수십만명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리스크가 되는 것 역시 단 한명의 리더가 가진 힘인 것 같다. 리더는 그래서 가혹한 질책과 평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평소 마음가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