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서평의 일부를 대신하는 작중 한 글귀, 가끔은 옛 친구를 잊어버리고 다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인생의 의도인 것처럼 보인다. 인생이란 기본적으로 몇 년마다 한번씩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던져버리며 빙빙 돌아가는 원심분리기와 같다. 그러다가 이 원심분리기가 멈추면 우리는 숨도 제대로 고르지 못한채 삶이 들이미는 수많은 새로운 걱정거리에 둘러싸인다. 연말에 읽기에는 더 없이 좋은 책이었다. 연말에서 새해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난 친구들과 계절이 네 번 바뀌는 과정에서 겪는 일들이 인생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마치 우리 인생의 축약판과도 같다. 일년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세지는 모두 에필로그에 있으니, “올드랭 사인”을 들으며 에필로그를 맞이해 보라. 잊지 못할 피날레의 순간을 맞이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