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부양이라는 소재로 한 사람의 드라마를 진지하게 끌고 가는 것은 매우 이질적이다. 그런데 읽다보면 한 편의 긴 영화와 같은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고, 실존했던 인물의 일대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된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함께 등장하는 주변인물이 주는 존재감과 그들의 매력이 대단한 것이 특이했는데, 이 책의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 죽음을 앞둔 늙은 주인공 자신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합당한 것 같다. 내가 나의 삶을 쓰는데 과연 나 자신을 매력적이고 멋지게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만일 이러한 점도 작가의 의도라면, 주인공의 의식에 내가 빙의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대사도 별로 없고 긴 서술로 씌여진 책임에도 폴오스터의 책은 정말 술술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