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아직 보지 못한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상상했다. 지브리와 산카이마코토 사이의 화풍으로 소설이 묘사하는 장면들을 내 방식대로 그려나가며 읽어 내는 경험이 독특했다. 작가의 마음속에 깊이 박힌 재해에 대한 인식이 정령(?)들이 새어나오지 못하도록 문단속 하는 이야기로 그려졌다. 초 자연적인 환상과 귀여운 캐릭터로 하여금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달달하고도 슬픈 청춘의 로맨스가 코 끝 찡한 클라이맥스를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잔잔한 이야기가 좋다고 중얼거리며 책을 덮었지만, 좀 더 어렸을 때 봤으면, 더 크게 고동치는 가슴을 안고 읽었을 법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