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생명체임은 잘 알고 있지만 말이 없고 시간이 멈춘 듯 늘 거기에 서 있기에 생명력이 잘 감지 되지 않는다. 마치 물건 처럼 소비하고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가지게 되는 나무에 대한 느낌이다. 하지만 초록으로 가득찬 물결에 마음을 치유받을 때, 흙위아래를 춤추듯 감싸고 있는 뿌리들을 볼 때, 바람에 흔들리는 잎이 살랑거리며 내는 소릴 들을 때 더 없이 애정 어린 마음으로 나무를 바라본다. 초록을 좋아하는 나에게 초록글씨 가득찬 책은 나무로 부터 힐링만 잔뜩 받은 나에게 이제 뭘 돌려줘야 하는지 알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