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도 많고 계보도 복잡하며 분량도 엄청나서 막연히 시작이 어렵게 느껴졌던 서양 판타지, 왕좌의 게임. 그런데 이토록 재미나고 쉽게 읽힐줄이야...왕좌의 게임은 전체 시리즈 중 1부의 제목이고, 전 시리즈의 제목은 <얼음과 불의 노래>이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시즌 1은 정확하게 1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보면 드라마의 시즌 1이 원작을 얼마나 충실하게 담고자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놀라운 점은 천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내용 중 느슨한 템포나 설명으로 인해 지겨워 짐 없이 읽는 내내 독자의 흥미를 계속 일으킨다는 점이다. 또한 스토리 외에도 작가가 묘사하는 인물의 감정선과 성향을 잘 드러내는 대사가 일품이다. 특히 꼬마 난장이 티리온의 대사는 그가 어떤 삶을 걸어왔는지 눈에 보일 정도로 인물의 성격과 인생을 잘 담고 있다. 또한 대 서사시의 작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책 중 배경의 묘사도 아름답고 세심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자칫 많은 분량의 책을 읽다 보면 수 많은 인물들의 난입으로 스토리의 흐름을 놓치고 흥미를 잃을 수 있는데 이 책은 매 챕터가 주요 등장인물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한편 한편의 이야기를 보듯이 쉽게 읽혀진다. 이는 나 처럼 서양 환타지 서사시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분명 장점으로 다가설 것이다.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먼저 접한 독자라면 각 인물들의 얼굴들을 떠 올리면 책의 내용에 더욱 쉽게 빠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