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호모사피엔스에 이어 호모데우스를 완독한 지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더욱 다양해지고, 더욱 유연해 졌음을 느낀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서로 독립된 일들이 개연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책에서 알게된 패턴을 통해 논리적 유추를 해 보기도 한다. 이익 집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인 행보를 보이는 강도가 갈 수록 더욱 커지고, 세상이 발전하고 바뀌고 유행이 전 세계를 타고 흐르고 또 식어 버리는 속도가 왜 갈 수록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빨라지는지 평소 궁금했었고, 이 책들을 통해 그 현상들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 단순히 사회가 메마르고 인간이 마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아서 그렇다는 이전의 나의 생각은 극히 근대사에 나타난 인본주의에 입각한 생각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받은 충격은 매우 신선했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이 책에서 찾은 것 같다. 흔히 독서의 순기능으로 간접적인 경험을 통한 사고영역의 확대를 꼽는다. 1100페이지에 달 하는 이 두편의 책을 연속으로 읽었던 시간은, 독서의 그 순기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우리 자아는 그 존재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인정 하에서 존재해 왔고, 신성한 인간의 영역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인간은 다른 동식물들과 더 나을 것도 없고 더 위대할 이유도 없다. 과연 우리 인간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설명이 가능한 존재인가? 라는 진지한 고민은 여러분의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에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