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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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세 가지 결핍은 여행과 운전, 그리고 로맨스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아오이와 쥰세이가 만났을 즈음인 풋풋한 스무 살 무렵에도 로맨스다운 로맨스를 가져보지 못했다. 운전이나 여행은 나중에라도 해보고, 배울 수 있다지만 불타는 사랑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젊음이 사라져가는 것이 못내 아쉽다.

<냉정과 열정사이>가 처음 출판된 것이 무려 24년 전이다.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라는 스타 작가들의 협업으로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24년이 흘러, 여전히 사랑받는 이 이야기가 산뜻하게 리커버되어 나왔다.
Rosso
는 아오이의 이야기이고 Blue는 쥰세이의 이야기이다. 열아홉의 풋풋했던 이들이 마음을 다해 사랑하다, 어떤 계기로 헤어지고 나서 한참이 흐른 후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며 서로를 그리워하는 이야기이다. 같은 이야기가 여성과 남성의 시선에서 펼쳐지며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Rosso를 먼저 읽어도, Blue를 먼저 읽어도 무방할 듯 하다.
아오이는 밀라노의 악세사리 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마빈이라는 남자와 지내고 있다. 마빈이 아오이가 일하는 악세사리 점의 손님으로 왔다가 반해서 같이 살게 된 것이다. 마빈은 성실하고 정직하고 젠틀하고 약속을 어기지 않는 좋은 사람이다. 아오이는 마빈에게 충분히 사랑받으며 행복하고 조용하게 잘 살고 있지만, 마음 속에는 여전히 쥰세이가 살아 있다. 그들은 깊이 사랑했고, 철없는 한 때의 사랑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오이는 두오모에서 쥰세이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떠올린다.
아오이의 행복한 일상과는 별개로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쥰세이. 도쿄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아오이를 크게 뒤흔드는 쥰세이의 존재는 이 소설에서 가장 로맨틱한 부분이었다. 출간된 지 24년이 지난 소설이지만, 24년 전에도 읽었지만, 이 작품은 아직도 내 마음을 휘저어놓는다. 24년 전을 추억하게 하며.
예전에 한 번 읽었던 독자라도 다시 한 번 읽어볼 만 하고, 아직 이 작품을 접해보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l  소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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