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 간단한 고백 하나 제대로 못하고 문예단행본 도마뱀 2
김봉석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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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말이 없고 표현이 없었던 나에게 고백은 참 어려운 일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도 무언가 전해야 할 말이 있다면 말보다는 글을 썼다. 그게 그나마 내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었다. 때로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말이 있고, 그 때마다 난 없는 용기를 그러모아 글로 마음을 전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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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 간단한 고백 하나 제대로 못하고>에서는 시인, 라디오 PD, 만화가, 드라마 작가 등이 사랑 고백에서부터 자신이 거의 히키코모리임을 밝히는 고백, 요새 널리 쓰이는 언어 유희에 대한 불편한 심경에 대한 고백까지, 자신의 마음 안에 있는 것들을 한 조각 내어놓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지 못하고 내가 좋아?”라는 물음에 주저리 너저리 답을 하는 별로 낭만적이지 않는 고백을 해버린 밤에 대한 이야기. 집에서 작업을 하는 시인이 자신이 거의 히키코모리임을 밝히며 방에서 보내는 하루에 대해 풀어놓은 이야기. 한국에서 태어나 해외로 입양된 작가가 한국의 각종 구질구질한 것들을 사랑한다는, 그 안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발견한다는 이야기. 그냥 쉽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시시콜콜한 오늘 하루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보다 좀 더 내밀하고, 술 한 잔을 놓고 해야 할 것 같은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이 가슴에 들어왔다.

고백을 한다는 것은 나의 비밀을 드러내는 것이다. 나의 감정을 받아주세요, 부탁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인데요, 라고 일단 말하는 것. 뭔가 돌아오지 않아도 좋고, 허공에서 툭 하고 떨어져도 좋다. 일단 말하는 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비밀을 말한다고 그것만이 나는 아니고, 그것이 없어도 또 나는 누군가에게 성립하겠지.
(p. 15)


마음에 품고 있는 걸 밖으로 꺼내지 않으면, 내 안에 무겁게 자리 잡고 있는 그것을 누구도 알 수 없다. 그것이 사랑 고백이든, 다른 사람은 그냥 보아 넘기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이든. 17인이 각자 꺼내 놓은 각양 각색의 마음을 읽고 나니,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그 때, 내어놓지 못한 내 마음을 살포시 종이에 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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