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블랙독 - 내 안의 우울과 이별하기
매튜 존스톤 지음, 채정호 옮김 / 생각속의집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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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으로 영혼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서 일까. 난 잘 우울해진다. 어린 시절부터 주욱 그랬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주위에 안 좋은 일이 많거나, 너무 심하게 바빠서 내 시간 따위는 전혀 가질 수 없는 날들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꽤나 우울해진다.
이 책에서는 우울증을 블랙독으로 비유했다. 블랙독이란 말은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이 자신의 지독한 우울증을 지칭하면서 유명해졌고, 그 이후 많은 작가, 예술가, 가수들이 우울증을 블랙독이라고 부르고 이 이미지를 썼다.
저자 매튜 존스톤 역시 지독한 우울증을 겪었으며, 심지어 그 우울증을 감추려고 노력해왔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밝은 척, 괜찮은 척 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진빠지는 일인지. 나도 회사에서 우울하지 않은 척을 하루 종일 하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쓰러질 것만 같았다. 집에 돌아가 바로 넉다운되었다.


멋지고 괜찮은 사람인 척

사람들을 속이게 되었다.

블랙독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들킬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내 감정을 숨기고

사람들을 대하려니 너무 힘이 들었다.

마치 간질이나 심장발작, 당뇨병 같은

병을 숨기는 것처럼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p. 36)

 


이 책에서는 우울증에 따르는 다양한 증상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특히 우울증으로 괴로울 때는 괴력을 발휘해야 일상적인 일들이 가능해진다는 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가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야말로 방바닥에 접착제로 붙인 듯 딱 붙어 있다. 그걸 뜯어내서 욕실로 가는 것만도 정말 큰 일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입맛이 떨어지고, 기억력과 집중력 마저 없어지고, 자신감이 상실되고, 부정적이고 까다로워지고, 잠을 못잔다. 이 세계와의 접점이 사라져버리는 것만 같다.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있지 못하고 어딘가를 떠도는 영혼이 되고 만다.
그러나 매튜 존스톤은 우울증을 이기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갔고 서서히 자신의 블랙독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의 전환점이었다.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줄이기 위해 요가, 명상을 하며 자연을 찾아 휴식하고 안정 취하기, 운동, 기분 기록표 쓰기다. 이 중 처음 접하는 기분 기록표는 한 번 해보고 싶다.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그냥 글로 풀어 놓으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기분도 나아지는 경험을 많이 해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낙서장을 쓴다. 뭔가 마음을 갑갑하게 하거나 흔들어놓는 일이 있으면 낙서장에 끄적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거기에 내 기분에 대해서도 쓰면 특히 기분이 나쁠 때에는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블랙독 이야기에 덧붙여 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와 우울증을 예방하는 마음의 기술 5가지를 실어 힘겨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유용한 책이다.
세상에는 조금 더 예민하고, 조금 더 무너지기 쉬운 사람들이 있다. 영혼이 어두워져 버린 그 사람들이 정말 우울할 때 편하게 들춰보며 힘을 찾을 만한 책이다. 나도, 힘든 일이 많거나 우울감에 시달리는 날 다시 한 번 책을 들춰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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