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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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것이 정민식 글쓰기의 진수~~~

서문장! 그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시문과 그림이 탁월했고 병법에도 능하였으나, 불우를 곱씹으며 타관을 떠돌았다. 그 무료불평을 글로 남겼다. 하지만 그 책은 질 나쁜 종이에 필사된, 그나마 그을음이 잔뜩 앉아 알아보기조차 어려운, ..... 

세상과 만나지 못한 좌절은 분노와 방랑으로 이어졌다. 그 방랑은 그의 작품세계를 더욱 웅숭깊고 괴기스럽게 만들었다. 비분과 통곡, 격정과 절망을 노래했으되 문학의 격조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단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해서, 그는 결국 남방 구석진 곳의 촌놈으로 묻히고 말았다. 서문장은 글씨와 그림에서도 일가를 이루었다. 특히 그의 그림은 놀라운 현대성으로 중국 회화사에서 새로운 화풍을 개척한 기린아로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절망적인 현실과 맞서던 끝에 정신착란을 일으켜 미쳐버리고 만다. 극심한 분열증으로 자기 아내를 죽인 살인법이 되어 감옥에 들어갔다. .... 

그는 왜 도끼로 제 머리를 쳤을까? 머리가 없었다면 번뇌도 없을 것이 아닌가. 왜 송곳으로 두 귀를 찔렀을까? 귀가 멀어야만 이 미친 세상의 소음이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할 것 아닌가. 

--박제가가 달빛 푸른 새벽 여관방에서 읽은 원굉도의 [서문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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