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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내가 참 모순적이고 어처구니 없는 옹졸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창피한 시간이었다.
영화 페어웰이나 미나리 같이 나와 비슷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타국으로 이민간 이야기를 볼때면 ‘그래, 만리타향에서도 자신의 뿌리는 기억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이역만리 한국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며 삶을 영유하는 사람들을 보았을때, 그래도 한국에선 한국법을 따르는게 맞지않나라며 편협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나. 영상매체에서 정형화되어가는 이주민들에 대한 묘사를 보며 문제의식을 느낀게 몇번이나될까.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잘몰랐던 나의 모습이 단순한 무지가 아닌 실상 외면하려던게 아닐까하는 생각들.
청소년도서로 출간되었지만 나포함 모두가 읽어야할 책이다. 이민 1-1.5-2세대와 이주노동자, 한국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이주민들의 모습들을 보며 우리가 단순히 다문화라고 뭉뚱그려버린 여러사람들의 삶을 명확히 바라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처럼 현재의 대한민국은 인적구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또한 그러했다.
책은 4개의 챕터로 나누어 29명의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담고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내가 미처 인지하지도 못했던 1,3장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많이 미안하고 속상했다. 2,4장속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보며 경악하기도, 이런현실에 무관심했던 나에게도 실망스러웠다.
소개된 여러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말미에 덧붙이는 글이 정말 좋았다. 우리가 바꿔야할 잘못된 생각들을 하나하나 짚어주고, 미비한 입법실정과 법의 사각지대에서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이주민들의 실태를 짚는 글을 보며 내생각의 테두리도 조금씩 명확해지는 느낌이었다. 농업이주노동자들에게 부과되는 터무니없는 기숙사비용을 듣고 경악했는데, 그외에도 예상했던-예상했음에도 실제로 벌어진다는 것이 너무 참담한 이야기들을 보며 나의 무지가 송구스러웠다.
책을 다읽고 조금이나마 그들의 이야기를 더 알아야겠다 싶어 관련된 다른책들도 찾아읽었다. 나의 무관심을 여실히 짚는 글을 보며 창피했다. 적극적으로 노력하진 않았어도 그들을 밀어내는 사람은 되지말아야지. 혐오로 얼룩진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내가 받는 혐오를 투사하지 말아야지.
우리의 사회는 비단 나하나의 인식개선으로만 좋아지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알기위해 노력해야한다. 한국은 저출생 인구감소의 길로 가고있고, 노동력 부족이라는 명목으로 다양한 국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가 필요해서 그들을 부른것이다. 이들이 우리에게 기여하고 있는바를 명확하게 알고, 그들과 함께하는 사회가 얼마나 다양한 장점이 있는지 깨달아야한다. 무지와 외면으로 비롯된 혐오가 아닌, 서로를 올바르게 인지하고 연대하여 나아가는 사회가 되어야한다. 그것이 선주민과 이주민 모두에게 이로운 사회가 아닐까.
한겨레출판의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고 읽고 제감상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