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 일상이 바뀌는 29가지 궁금증
김헌식 지음 / 페이퍼로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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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우리는 왜?'라는 책은 말 그대로 우리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소 궁금해 하면서도 답에 대한 고민은 깊이 해보지 않은 질문들, 근거도 없으면서 그냥 믿고 있었던 편견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제목을 '나는'이 아니라 '우리는'이라고 한 것에는, 그 고민들이 우리들 누구나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일 거라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는 것 같다. 저자는 관점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관점이 담겨있다고 한다. 그래서 편견에서부터 사회현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저자의 관점으로 분석하면서 우리의 관점을 확장시킨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누군가에게 들려주듯 편안하게 쓰여져 있다. 그래서 독자도 함께 고민하게 한다. 분량도 짧고 읽기도 쉽지만 독자의 생각으로 채운다면 훨씬 풍부하게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대로 믿는다. 잘못된 믿음은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일상의 편견이 깨지는 경험은 즐겁다. 관점을 조금만 바꿔도 많은 것이 달라지는 경험은 우리의 틀을 깨고 삶을 확장시킨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자 한다면, 그 연습용으로 읽어보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책 속의 소중한 글


 

 p.16


외모가 뛰어난 여성은 상대적으로 남성들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 앞에 있는 미인을 자신의 연인으로 만들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p.39

 

감정적 식사란 진짜 배고파서가 아니라 감정에 이끌려 허기를 느끼고 이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것이다.

 

 p.44

 

성들은 두려움, 불안, 무력감을 느끼는 것을 말하는 대신 복통, 성욕 감퇴와 같은 신체 불편을 호소한다. …결국 가면 속으로 증상을 감추고 신체적인 문제만 표면에 남기는 것이다.

 

 p.56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생물학자 던바르는 인간이 친교의 수단으로 험담을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p.73

 

오히려 공평하게 집안일을 나누는 부부가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이혼율이 50%가량 높았다.

 

 p.88

 

일베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민주화 세력이나 진보 세력의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p.186


조지메이슨 대학 경제학과 브라이언 캐플런 교수는 과도한 보호와 관심 대신 자식의 인생으로부터 한발 물러나는 것이 부모의 불행을 막는 길이라고 했다.

 

 p.206

 

<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인간의 뇌에서 정치를 관장하는 영역은 도덕이나 신앙이 관장하는 영역과 같았다. 정치는 신념이자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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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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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일단 제목부터가 도발적이고 통쾌하다. 책 제목과 동명의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저자가 블로그 등에 쓴 글 중에서 페미니즘과 관련한 글들을 모아둔 것이다. 글을 쓴 연도도 다르고 매체도 달라서, 한권의 책으로서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 그리고 전문 번역가가 번역을 하였는데, 외래어에 대한 표기가 무척 신경쓰인다. 이딸리아, 바스띠유, 쌘프란시스코 같은 식으로 된소리 표기를 무척 많이 사용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외래어를 표기할 때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모를리는 없는데 왜 그렇게 표기했는지 모르겠다. 처음 글의 통쾌함에 비해 중간의 글들은 그렇게 감동적이지는 않다. 그래도 마지막에 있는 글은 페미니즘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좋은 글이라 생각된다.


 비교적 온건한 페미니즘 서적과 달리, 이 책은 정통적 페미니즘의 날카로운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익숙하지 않다면 약간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남성 독자로서, 남성이라는 젠더 자체가 여성에게 가하는 억압적 분위기로 인해 여성이 느끼는 근원적 불안감은 충격적이기도 했다. 저자가 나에게 던진 현실은 생각보다 처참했다. '그정도인가'하는 생각으로 우리나라를 돌이켜 비교해봤을때, 여성의 인권에 관한 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앞서있는 편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자가 말해준 통계와 통계 밖의 진실들은, 남성이라는 젠더와 문화에 대해 알 수 없는 죄책감까지 가져왔다. 근원이 불분명한 그 죄책감에 대한 자기방어로, 그녀의 글에 대해 반박하는 논리가 무심코 떠오를 정도였다. 그러나 저자는 이미 근본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남자가 다 그렇지는 않음을 인정함으로써 죄책감을 감싸안고 있다.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선언은 무엇보다도 페미니즘에 씌워진 부정적 의미를 걷어내고 현재에 필요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그 용어를 되찾겠다는 뜻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페미니즘은 제로섬 게임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 문제 자체에서의 해방을 위해 우리에게는 아직 페미니즘이 필요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 책 속의 소중한 글


 

 p.17


…페미니즘의 투쟁에서 핵심 과제는 우선 여성을 신뢰할 만하고 경청할 만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었다.

 

 p.23

 

나를 가르치려 드는 남자들은, …나를 자신들의 지혜와 지식으로 채워야 할 빈 그릇으로 본다.

 

 p.28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를 합한 신조어 '맨스플레인'은 남자들이 무턱대고 여자들에게 아는척 설명하려 드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p.45

 

우리는 폭력은 무엇보다도 일단 권위주의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폭력은 내게 상대를 통제할 권리가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p.52

 

대학은 여학생들에게 공격자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집중할 뿐 나머지 절반의 학생들에게 공격자가 되지 말라고 이르는 일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여기에는 합당한 이유가 없다.

 

 p.60

 

여성 해방운동은 남성의 힘과 권리를 침해하거나 빼앗으려는 의도를 가진 것처럼 묘사되곤 했다. 마치 한 번에 한 성만 자유와 힘을 누릴 수 있는 제로섬 게임인 것처럼.

 

 p.95


게이와 레즈비언은 어떤 특질과 역할이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가 하는 질문을 진작부터 제기해왔고, 그런 물음은 이성애자에게도 해방적일 수 있다.

 

 p.143

 

최악의 비평은 자신이 최종 선고를 내리고 싶어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계속 침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최고의 비평은 언제까지나 끝날 필요가 없는 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

 

 p.183

 

물론 모든 남자가 다 여성 혐오자나 강간범은 아니다. 그러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요점은 모든 여자는 다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p.212

 

모든 혁명은 무엇보다도 생각의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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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3 - 아버지의 꿀단지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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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_아버지의 꿀단지

23권

 

 식객 23권은 참신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소개되는 음식들도 좋고, 내용도 좋다. 식객은 원래 동아일보에 연재되던 작품을 이야기별로 다섯개씩 묶어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23권의 내용에 학꽁치 이야기를 더하면 동아일보에서의 연재분이 끝이라고 한다. 아직 해야할 이야기가 이야기가 많았던 작가는 열심히 다른 연재처를 찾았다. 결국 연재처를 구할 수 있었고, 1부 27권에 2부 3권을 더해 총 30권의 식객을 완성하였다. 작가의 열정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23권에서 유용했던 이야기는 꿀 이야기다. 한봉과 양봉의 차이도 알게되었고, 꿀 1kg을 만들기 위해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 일하는 벌들의 고된 노동도 알 수 있었다. 우리의 토종 벌들이 병으로 인해 대부분 죽어버렸다는데 걱정이 된다.


 전주비빔밥에 대한 정보도 유용했다. 전주비빔밥은 사골 국물로 밥을 지어야 하고, 황포묵과 콩나물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은 새로웠다. '비빌밥'이냐 '비빔밥'이냐 하는 생각지 못한 논쟁도 있었다. 손님이 직접 비비기 전까지는 비벼진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비벼질 밥, 즉 '비빌밥'이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에 대해 원래 비빔밥은 주방장이 직접 밥을 비벼서 손님에게 내놓는 형태였다는 반론도 나온다. 현재는 손님이 직접 비비는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전주에도 주방장이 직접 비벼서 내놓는 음식점도 남아있다고 한다. 전주 비빔밥은 젓가락으로 비벼야 한다는 말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가깝고 친근한 지역이라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제대로 아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23권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음식은 바로 돼지 껍데기. 저렴한 가격에 식감도 좋아 파는 곳이 있으면 꼭 다른 부위와 함께 시켜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이 돼지 껍데기가 영양학적으로도 살코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을 보고는 더 좋아졌다. 돼지 껍데기에 얽힌 이야기로는 대학로 연극 배우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는데, 예전에 대학로에서 연극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들이 떠올라 즐거워졌다. 연극을 향한 그들의 열정을 응원하기 위해서라도 기회가 될 때마다 대학로 연극을 찾아다녀야겠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돼지 껍데기에 소주 한잔 걸치는 그 맛! 정말 참기 힘든 행복한 유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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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2 - 임금님 밥상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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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_임금님 밥상

22권

 

 이번 권은 음식의 호감도와 이야기의 재미가 애매했다. 요즘 날씨와 어울리는 음식들이 소개되었음에도 그렇게 구미가 당기는 음식은 없었다. 다만, '하모'라고 더 잘 알려진 갯장어는 무척 먹고 싶었다. 처음에는 갯장어는 어떤 맛일까 궁금해하면서 읽었는데, 읽다보니 갯장어가 하모라는걸 알게되었다. 그만큼 하모라는 이름이 더 유명한 음식이다. 나도 이미 먹어본 적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올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꼭 한번 더 먹어야겠다. 수박향이 난다는 은어의 맛도 약간 궁금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은어가 유명한 곳이 있어 기회가 되면 먹어볼 수 있을 것 같다.


 22권에서는 성찬의 새 보금자리가 소개되었다. 성찬의 집은 원래 다른 곳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주변 경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 바뀌었다고 한다. 새 보금자리를 맞아서인지, 성찬과 진수의 사이도 더 좋아졌다. 새로 등장한 조연들과 함께하는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이 책 속의 소중한 글


 

 p.212


편견은 자신을 가두는거야. 취향이 생기면 의견이 생기고 타인을 설득할 능력이 생기고 의견이 견고하면 받아들이는 그릇이 커져서 타인의 취향을 존중할 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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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1 - 가자미식해를 아십니까?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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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_가자미식해를 아십니까

21권

 

 식객 21권에는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일단 '보광 레스토랑'이 있었던 성찬의 아파트가 재개발로 인해 철거된다. 그로인해 성찬은 물론, 보광 레스토랑의 멤버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알고보니 실제 모델이 되었던 아파트는 작품 연재 당시 이미 철거가 되었다고 한다. 작품의 균형감을 위해 작품 안에서 계속 남겨두었다가, 21권부터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과감히 퇴출을 시켰다는 것이다. 비록 사는 곳은 흩어졌을지라도 보광 레스토랑 멤버들은 그대로 등장할 줄 알았는데, 새로운 조연들이 나온다는 걸 보니 등장인물에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익숙했던 인물들과의 이별이 아쉽기도 하지만, 어떤 새로운 인물들이 또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 갈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두번째 가슴 아픈 이야기는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다. 사고가 났을때 대학생이었던 나도 자원봉사에 동참했던 기억이 난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봉사로 예상보다 빠르게 복구가 되었으나, 완전히 회복하려면 몇십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한다. 그런 큰 사고를 너무도 오랫동안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다. 우리의 바다는, 아픈 기억을 너무 많이 갖고 있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뒤로하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호떡 이야기다. 호떡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은 물론이고, 평소엔 자세히 알기 힘든 노숙인들의 생활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숙자들 대부분은 사회에 대한 악감정이 없고, 하루하루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란다. 따뜻한 시선으로 봐달라는 대목을 읽고 나니 노숙자에 대한 나의 시선도 조금은 더 따뜻해질 것 같다. 어쨌든 이것 저것 다 떠나서, 호떡은 정말로 맛있는 음식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호떡의 계절 겨울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 책 속의 소중한 글


 

 p.128


사람들은 잘 몰라요.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이 한꺼번에 사라졌을 때의 심정을…. 늪에 빠졌을 때보다 더 끈적끈적하게 천천히 아래로 깊숙이 빠지는데도 헤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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