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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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보자 당신은 막 격렬한 운동을 끝냈다. 온몸이 땀 범벅, 갈증이 치밀어 오른다. 이때 마시는 시원한 물 한 잔이 그렇게 꿀맛일 수 없다. 금방 갈증이 가시는 느낌이다. 그런데 잠깐, 실제로 물이 혈류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면 무엇이 당신의 갈증을 해소했을까? 바로 뇌의 ‘예측’이다. 뇌는 물을 마셨을 때의 결과를 예상해서 수분이 혈류에 흡수되기 훨씬 전에 갈증을 가시게 한다. 리사 펠드번 배럿은 이런 흥미로운 예시들을 통해 뇌는 ‘과거 경험을 사용해 행동을 예측하고 준비한다는 것’을, 즉 인식하기 ‘전에’ 행동을 개시하도록 배선되어 있음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4장).

리사 펠드먼 배럿은 이러한 ‘예측하는 뇌’를 포함한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최신 뇌과학 지식을 (원제대로) 7과 1/2의 강의를 통하여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뇌과학(신경과학) 책들을 더러 읽고 있는데, 저자 이름을 접하는 순간 생소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찾아보니 역시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2017)로 접한 나와는 구면인 저자였던 것. 인간의 기본 감정은 뇌에 감정회로가 마련되어 있고 자극에 의해 촉발되는 통념적 견해는 틀렸고, ‘뇌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하고 해석하여 감정을 구성한다’라는 이 책의 혁신적이지만 매력적인 견해가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 견해(감정은 구성된 것)는 이 책(<<이토록 뜻밖의뇌과학>>)에서도 접할 수 있다(4장).

내가 특히 선호하는 책은 두 종류다. 하나는 ‘두껍고 풍부한 책’, 또 하나는 ‘얇지만 단단한 책’.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본문 분량이 많지 않지만(180쪽), 다양한 사례와 연구에 기반하여 설득력 있게 주장하며, 그에 기반한 생각할 거리가 풍부하다. 우선 도입부인 1/2강부터 뇌에 대한 통념을 깬다. 뇌의 짧은 진화사를 통해 뇌의 존재 이유를 신체예산 프로세스(알로스타시스)라는 용어로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뇌의 핵심 임무는 흔히 말하는 생각하기가 아니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31p)이다. 이 ‘신체 예산’이라는 개념은 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키워드다.

1강 또한 뇌에 대한 통념을 부순다.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생존 뇌), 포유류의 뇌(변연계, 감정적 뇌), 신피질(이성적 뇌)’로 이루어져 있고, 신피질은 다른 두 뇌를 조절하여 이성적 판단을 내리도록 한다는 ‘삼위일체의 뇌’라는 여전히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통념 말이다. 인간의 뇌는 다른 포유류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단 하나의 제조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 인간 뇌의 득특한 점은 피질 특정 부위의 신경세포들의 연결이 고도로 강화되었기 때문이지, 인간의 뇌에 새로운 부분이 추가되었기 때문은 아닌 것이다.

2강부터 7강은 최신 뇌과학 연구 결과와 그것이 주는 사회적 교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뇌는 네트워크로 ‘복잡성’ 가지며, 뇌가 유연하게 행동하게 한다는 것(2장). 뇌는 적절하고 올바른 사회적 입력 자극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세부조정 및 가지치기를 통해 발달하므로, 아이에게는 적절한 물리적 및 사회적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3장). 뇌는 과거 경험을 통해 행동을 예측하고 준비하므로, 예측하는 뇌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4장). 인간은 사회적 종으로서 신체예산을 서로서로 조절하므로(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우리는 더 많은 타인들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5강). 뇌는 다양한 방법으로 배선될 수 있는 ‘기본 뇌 계획’을 갖고 태어나므로, 보편적인 인간의 마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인간의 본성이란 복수이므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은 뇌의 보편적 특징은 아니다(6강). 사회적 현실을 만들 수 있는 인간만의 특징은 창의성, 의사소통, 모방, 협력, 압축(5C 능력 세트)에 기반하는데, 뇌는 사회적 현실을 물리적 현실로 착각해 온갖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사회적 현실을 만드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어느 정도의 책임을 가져야 한다(7강).

우리 뇌는 너무나 복잡하다. 그러나 뇌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수록 인간에 대한 이해 또한 커진다. 이 책은 뇌와 인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출발점이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분량도 적절하다. 7과 1/2이므로 하루에 한 강씩(대략 25쪽) 읽는다면 일주일 정도면 충분히 읽는다. 일주일 투자해서 인간에 대해 이만큼 알 수 있다면 분명 큰 이익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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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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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력적인 바다라니! 바다의 매력과 소중함을 모두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흥미로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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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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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이 유행인 요즘 들어 모닥불을 멍하니 본다는 뜻의 ‘불멍’이란 말이 꽤나 친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사실 ‘불멍’은 ‘물멍’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넓디 넓은 끝도 없이 펼쳐진 탁 트인 푸른 바다, 말 그대로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보고만 있게 된다. 순간 누군가 말을 걸면 정신이 돌아오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를 또 다른 ‘물멍’의 세계로 안내한다. 바다 밖이 아닌 ‘바닷속’ 신비함과 아름다움에 멍하니 취하게 만든다.

글을 통해서만 바다를 매력적이면서도 생생하게 묘사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단순 풍경 묘사와 바다 생물 나열하기에 그치기 쉽다. 이 책의 작가 해양학자 프라우케 바구쉐는 해양학자로서 수많은 바다를 누빈 자신의 생생한 경험, 바다 생물에 대한 풍부한 지식, 무엇보다 바다에 대한 진지한 사랑과 열정을 잘 섞어 책 전체에 온전히 반영하고 있다. 덕분에 읽는 내내 시원하면서도 뜨겁고(심해 열수분출공), 신기하면서도 기이한 바다의 매력에 풍덩 빠져, 바닷속 세상을 간접 체험하는 요즘 들어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1장부터 5장까지 다음과 같은 주제-플랑크톤의 세계, 산호초와 그 친구들, 대양과 대양을 누비는 큰 바다생물, 신기한 심해, 바다 생물들의 놀라운 번식-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6장)은 ‘인간과 바다’라는 다소간 무거운 주제로 끝을 맺고 있는데, 인간에 의해 상처 입은 바다와 바다생물들에 대해서는 6장 외의 다른 장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읽는 내내 ‘학자가 왜 이렇게 글을 잘써’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우리가 흔히 삼키는 바닷물 한 모금 속에 수십억 개의 바이러스, 수억 개의 세균, 수백만 개의 식물성 플랑크톤과 수백 개의 동물성 플랑크톤이 들어있을 수 있다니! 내가 그걸 마셨다고 생각하며 눈살을 찌푸리는 순간, 지금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의학적인 가치가 어마어마함을 알게 된 순간, 바닷물을 마시는 게 그리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1장 플랑크톤의 은밀한 세계 지배).

‘2장 산호초, 바다의 요람’에서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통해 물고기들이 자신의 성별을 바꾸는 ‘인접적 자웅 동체 현상’을 설명한 부분은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중 하나다. 니모가 속한 흰동가리류는 수컷으로 생을 시작해 나중에 암컷으로 변하는 종류인데, 무리의 우두러미인 암컷이 죽으면 그 다음 서열인 기능적인 수컷이 암컷으로 변하고 어린 물고기 중 가장 큰 수컷이 이제 기능적인 수컷이 된다. 그러니까 영화는 흰동가리의 생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알게 된다면 동심이 파괴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마음에 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흥미로운 글 속에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과학적, 생태적 연구 결과들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에세이적 글쓰기 스타일을 따랐다면, 책의 매력이 반감되었을 것이다). 바닷속 탄소 순환 과정(1장), 해파리의 생애주기와 생태(1장), 산호초의 생성 방식에 따른 세 종류(2장), 니모의 사례가 나오는 시간차 성별 분리(2장), 대양의 열염분순환(3장), 스스로 빛을 내는 심해생물(4장), 이미지를 깨는 해달의 거친 교미(5장) 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아름다운 푸르름의 가장 큰 위협은 인간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플라스틱 시대의 도래는 이를 더욱 부채질한다. 산호초, 바다거북, 고래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인간이 고스란히 미세플라스틱을 먹게 된다는 것은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많이 입증되었다. 기후변화 또한 해양산성화, 수온 상승, 산호 햠유량 하락을 가져와 해양 생태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저자는 푸르른 바다를 구하기 위해 함께 시작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바다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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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히스토리 -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
세르히 플로히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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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전쟁과 혁명이 20세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체르노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 <<체르노빌의 목소리>>,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체르노빌은 여전히 유효하다하지만 체르노빌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 가고 있다기껏 전대미문의 핵사고라는 기억 속 가벼운 스냅샷으로 기억될 뿐이다체르노빌은 제대로 이해되지 못했다체르노빌을 반추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지 않는다면 인류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할 것이다체르노빌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체르노빌의 재난을 역사적 맥락에서 폭넓은 시각으로 살펴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1986년 4월 26일 새벽체르노빌 원전 4호기의 폭발이라는 끔찍한 지구적 핵재난의 충격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소련의 대응직접적이고도 지속적인 환경적 영향에 온통 정신을 집중하도록 강제한다사건의 원인과 대응 과정사회적 파급력을 역사적 견지에서 차분히 살펴보기 힘든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세르히 플로히의 <<체르노빌 히스토리>>는 체르노빌 대재난을 폭넓은 역사적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귀중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체르노빌 사태의 근본 원인인 소련의 과학기술특히 핵발전에 대한 맹신과 성과주의에의 집착체르노빌 사건의 직접적 원인이 된 RBMK 원자로 발전의 기술적 맹점과 발전소 근무자들의 운전 규칙 위반비밀 일변도의 국가 정책과 국제적 비난그리고 비밀주의로 인한 일반인들의 막대한 방사선 피폭체르노빌이 촉발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소련 당국에 대한 비판소련의 해체와 우크라이나 독립에 이르기까지.

 

재난의 근저에는 사회적 원인이 있다체르노빌의 재난을 1980년대 소련의 경제적 어려움정치적 후진성이라는 큰 틀에서 살피는 폭넓은 접근은 이 명제가 참임을 뚜렷이 보여준다과학 맹신주의경제성과 성과주의에 매몰된 소련 관료들의 행정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의 맹점을 가리기에만 급급하고 발전소 관리자들은 이에 응답하여 끊임없는 전력 생산에만 주의를 기울였을 뿐이다결과는 더 참혹하다사고 소식이 해외에 알려질까 전전긍긍했던 소련 관료들의 태도인근 주민들에게까지 즉시 알리지 않는 철저한 비밀주의라는 지금까지 체제를 유지해 온 방식은 대피령의 뒤늦은 발령으로 이어져 주민 수십만 명을 며칠 내내 고농도 방사선에 노출시키는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다.

 

근래 탄소 중립 문제로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소위 탈원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체르노빌의 교훈은 의미 심장하다물론 체르노빌을 말하는 것이 곧바로 탈원전 주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세르히 플로히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반대보다는 원자력 발전이 주도하는 세계적 경제 상황 속에서 재앙의 가능성이 커짐을 경고하고 있다그리고 체르노빌 이야기에서 국제적 협력을 바탕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운영새로운 원자력 기술에 대한 국제적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교훈으로 이끌어낸다원자력 발전의 찬반을 떠나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제안이자 요구사항이다체르노빌 이야기를 읽고 어떤 입장을 견지할 것인지는 이제 각자의 몫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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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 자연의 따끔한 맛 - 독침의 비밀을 파헤친 곤충학자 S의 헌신
저스틴 슈미트 지음, 정현창 옮김 / 초사흘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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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연의 따끔한 맛을 생생하게 간접 체험하고 싶다면, 개미와 벌이 궁금하다면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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