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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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마의 지혜에서 흘러나온 영예와 정의는 마치 샘물처럼 모든 사람의 가슴에 스며들었고, 그의 고용한 정신은 온세상으로 퍼져 나갔다(258p).

# 누마, 정의로움으로 군사적 기풍을 순화시킨 로마의 지도자

 

* 종교적 제사와 헌신

 

로물루스 사후 로마인들과 사비니족의 분열을 일소하고자 추대된 지도자 누마. 그는 직업과 기술을 기준으로 시민을 조합 집단으로 묶어 분열을 일소하고 로마 민중의 거칠고 호전적 성품을 온유하고 정의롭게 바꾸고자 제사와 종교적 행사에 헌신한다. 대사제 직책을 만들고 사제의 직분을 규정하는 등 그의 경건함과 매혹적인 모습은 민중의 성품을 길들이기에 충분했다. 종교로 삶의 방식과 규율을 새롭고 규정짓는 방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새로운 기풍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방법임을 누마는 또 한 번 보여준다.

 

* 문민(文民)의 일이 군사적인 일보다 먼저

 

 누마는 군신을 뜻하는 달인 마르티우스를 첫째 달에서 셋째 달로 옮기고, 첫째 달에는 야만적이었던 인간의 삶을 구해 준 야누스 신을 상징하는 달을 넣음으로써 군사적인 일보다 문민(文民)이 우선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리쿠르고스와 누마의 비교

 

 플루타르코스는 리쿠르고스는 스파르타라는 현악기의 줄을 조였고, 누마는 로마라는 악기의 너무 높고 날카로운 줄을 느슨하게 하였다라는 훌륭한 비유로 두 인물의 차이를 설명한다. 사회를 개혁하고자 한 두 지도자 모두 높이 평가되어야 마땅하나, 국가에서 시행하는 체계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군사적 기풍이 오래 지속되도록 힘쓴 리쿠르고스의 방법은 그 방법 면에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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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온 나라가 지혜를 사랑하며 살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 줌으로써

그리스에 정치 제도를 수립한 어느 누구보다도 높은 명성을 얻었다(219p).

 

# 리쿠르고스, 스파르타를 다시 세운 입법자


- 왕, 섭정으로서의 리쿠르고스

리쿠르고스가 왕 위에 머무른 기간은 8개월, 죽은 형의 유복자 아들이 태어나자 흔쾌히 섭정으로 물러난다. 덕망 있는 통치는 의심, 시기, 질투를 부르고 이에 실망한 그는 천하를 유람하고자 훌쩍 떠나버린다. 그리고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각지로의 유람은 통치 제도에 대한 구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 정치, 사회, 교육제도의 혁신

스파르타로 돌아온 리쿠르고스는 왕의 신뢰 하에, 병들어 있는 스파르타를 개혁하고자 한다. 28인의 원로원 체제를 확립하여 정치의 안정을 꾀하고, 민선 장관 제도를 도입하여 과두 정치를 견제하였다. 토지와 동산을 재분배하여 불평등의 씨앗을 제거하고, 사치를 줄이고자 공동식당 제도를 운영한다. 교육제도의 혁신 또한 국가, 군사 중심으로 진행된다. 결혼과 출산을 통제하고, 남자아이를 훌륭한 성인이자 군인으로 키우고자 체계적이고 엄하게 교육시킨다. 현대의 시각으로도 그 당시 교육을 국가의 책임 하에 두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은 사회를 재조직하기 위한 매우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었음이 분명하다.

 

- 공적인 삶의 우위

리쿠르고스는 시민이 자기 자신들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부가 되어 살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삶은 개인보다 우위에 있었던 것. 리쿠르고스는 자신의 죽음조차 국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천함으로써 스파르타의 번영을 위한 주춧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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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물루스늑대의 젖과 새들의 모이를 먹고 자란 로마의 건국자

 

- 로마라는 이름의 기원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트로이 함락 때 도시를 빠져나간 사람들 중 티베리스 강변에 닻을 내린 일군의 사람들이들 중 로마(Roma)라는 여인의 제안으로 팔라티누스 언덕에 정착하게 되고 그 여인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도시의 이름을 로마라고 지었다는 또 다른 이야기그러나 가장 믿을 만한 전설은 로물루스가 도시를 처음 세우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로마로 불렀다는 것.

 

로물루스에 출생과 건국 신화에 얽힌 전설들

가장 믿을 만한 이야기에 따르면로물루스와 레무스의 혈통은 아이네아스까지 올라간다아이네아스의 후손들 중 누미토르와 아물리우스 형제 중 아물리우스가 형 누미토르의 왕국을 빼앗고그의 딸 일리아를 여사제로 만든다하지만 일리아는 쌍둥이를 낳게 되고왕의 시종에 의해 버려지지만늑대에 의해 키워지고우여곡절 끝에 아물리우스를 죽이고 본래 자란 곳으로 돌아갔다.. 그 후는 잘 알려져있듯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도시를 세울 위치를 두고 다툰 끝에 레무스는 운명을 달리하고로물루스는 로마를 세운다.

 

- 사회 제도 구축주변 도시와의 전쟁

레기오라고 부르는 군대 체제파트리키안(귀족)과 원로원 체제를 만들고 귀족과 평민을 구분짓는다사비니족 여인들을 납치하여그들과 전쟁이 게시되지만 그들과의 화해로 로마는 더욱 번영한다.

 

테세우스와 로물루스의 비교

플루타르코스는 전반적으로 로물루스를 테세우스보다 높이 평가한다로물루스는 미천한 상황에서 훌륭한 인물이 되었지만테세우스는 흰 돛을 달기로 한 약속을 잊어 아버지를 죽게 하였다뿐만아니라 결혼적령기가 아닌 헬레네를 납치한 행동은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플루타르코스는 마지막으로 로물루스는 신의 총애와 보호 속에 살았다고 평가한다.

 

인간의 덕성과 영혼은 자연의 법칙과 신성한 정의에 따라 인간에서 영웅으로영웅에서 반신(半神)으로 올라선다그리고 하늘로 들어가는 마지막 단계를 통해 정화되고 성화되며이를 통해 죽음과 의식에서 벗어남으로써 반신에서 신으로 올라가게 된다(1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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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와 문학을 이해하는 도시와 원수진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로 보인다. 미노스는 언제나 아테네의 무대에서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78p).


테세우스, 고대 아테네의 전설적인 왕


크레타 미궁 속 반인반수 미노타우루스를 죽이고 미노스의 공주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탈출했다는 일화로 더 유명한 테세우스.


- 플루타르코스가 전하는 다른 버전 이야기

플루타르코스는 이와는 다른 휠로코로스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보다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다.미노스의 장수 타우로스는 고약한 성격과 왕비와의 불륜 관계라는 이유로 미노스 왕의 미움을 받았고, 인간 공물로 온 테세우스가 그를 이겨주기를 바랬던 것. 장례 경기에서 테세우스가 타우로스를 이기자. 미노스 왕은 테세우스에게 젊은이들을 돌려주고 조공도 면제해 주었다고 한다.

 

- 아티카 지역을 통합한 테세우스

아버지 아이게우스 사후, 아티카의 모든 주민을 한 도시에 모여 살게 하고, 민주 정치를 시행하고자 한다. 그리고 도시의 이름을 아테네라 짓고 주민 통합을 위한 파나테나 축제를 연다. 출신 배경이 다른 시민들을 두루 받아들여, 주민들을 세 계급으로 나누고, 계급에 맞는 각자의 역할을 부여하였다.

 

- 아마존 여전사들과의 전쟁

테세우스는 흑해를 건너 아마존의 여전사들을 격파하고 안티오페를 얻는다. 이 때문에 아마존 여전사들과의 전쟁이 일어난다. 아테네 주변과 마을을 정복한 그들과 일진일퇴를 거듭하나 히폴리테의 중재로 평화 조약을 맺는다.

 

플루타르코스는 테세우스를 기록한 고대의 여러 저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의 다양한 면모를 전한다. 아테네를 세운 영웅적인 면모부터 그러나 결혼 적령기에 이르지도 않은 스파르타의 헬레네를 아내로 삼고자 한 부도덕한 면모까지. 차후 스키로스의 왕 리코메데스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만 테세우스는 사후 신격화 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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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 - 한니발부터 닉슨까지, 패배자로 기록된 리더의 이면
장크리스토프 뷔송.에마뉘엘 에슈트 지음, 류재화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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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기록이자 흔적이다. 그것은 인간들 사이에서 만들어지기도,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사이에서 남기도 하며, 때로는 자연물 스스로 남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동물, 식물 등 자연환경의 과거를 다루는 학문은 역사가 아닌 자연사로 불린다. 조연이든 주연이든 인간이 남긴 과거 발자국만을 엄밀한 의미의 ’역사‘라고 부른다. 페르낭 브로델이 환경의 변하지 않는 지속성을 역사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지만 그가 밝히고자 한 것은 장기지속의 구조 속에서의 문명의 역동성이었다. 역사의 중심에는 항상 ‘인간’이 있다.

지금 책상에 있는 책들 중에는 다 읽은 책, 읽다 만 책, 읽을 예정인 책들이 역사책만 6권 있다. <<유대인의 역사>>, <<기독교의 역사>>, <<한반도 분단의 기원>> <<로마의 운명>> <<지리 기술 제도>> <<바이마르 공화국의 해체>>. 이 책들이 다루는 대상은 특정 집단, 종교 교파, 국제정치학적 외교 및 세력 관계, 환경의 영향, 국내 정치의 역학 등 이야기의 중심에 인간(그리고 인간이 만든 국가)이 있긴 하나 개인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 책들이 하나같이 흥미진진한 책들이긴 하나 읽다보면,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간접 체험하기’라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역사책 읽기의 목적 중 하나를 잊곤 한다. 그래서 일부러 가끔은 평전을 읽기도 하는데, 평전은 보통 분량 면에서 호흡이 긴 편이라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다행히 역사 읽기의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될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재미와 분량 면에서 모두 만족스럽다.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짧은 생애에 경험하고 드러내는, 즉 체현한 인물들은 역사의 승리자들이 아닌 패배자들이다. 역사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어느 순간 급격히 떨어지는, 하지만 때로는 재평가되어 다시 상승하기도 하는 이 책의 역사 인물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역사상 유명한 패배자들 중 저자들이 엄선한(?) 고대의 한니발, 베르킨게토릭스부터 중세의 잔 다르크, 앙리 드 기즈, 현대의 체 게바라, 리처드 닉슨까지의 13인의 인물들의 성공과 그에 뒤이은 실패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시대적 균형 및 알려진 정도(유명세)를 고려한 적절한 인물 선택은 둘째치고, 이들은 그들 자신의 운명에 기복을 가져온 실패 요인들 즉, 교만, 허세, 자만, 나약함 그리고 오만 등의 모습을 몸소 보여준다. 갈리아인들의 반란을 규합하여 그 대단한 카이사르의 목을 조여올 정도였으나 원인 모를 나약한 전략으로 카이사르에게 허를 찔리고 말았던, 그래서 개선 행진의 인간 전리품이자 구경거리로 전락한 ‘베르킨게토릭스’. 구교와 신교 사이의 죽고 죽이는 종교 전쟁의 시기 가톨릭파의 수장이 되어 국왕 못지않은 권력으로 파리를 점령하여 왕이 될 수도 있었던, 그러나 교만과 자만으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종국에는 국왕의 암살자들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인한 ‘앙리 드 기즈’, 10월 혁명의 주인공이자 레닌의 후계자이기도 했던 결단력과 명민함을 갖춘, 그러나 스탈린의 정치적 수완과 관료 정치의 중요함과 무서움을 무시한 오만함으로 망명지 멕시코에서 비참하게 암살당한 ‘트로츠키’

이 3명 외에도 다른 인물들의 찬란한 등장과 비극적 몰락의 극적인 대비는 자연스레 이들에 감정이입하고 비극적 운명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한 인물당 30쪽 정도의 간결한 분량에 패배자의 성공과 실패를 포함한 인생 전반을 극적으로 그려내 이들에 몰입하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는 그만큼 복잡한 인물 구도와 복잡한 상황, 오르내리는 감정선을 간결하고 세련되면서도 극적으로 묘사하는 탁월한 솜씨 덕분이다. 영웅적 인물로 과잉 소비된 게바라, 그의 볼리비아에서의 마지막 죽음을 예수의 죽음에 빗대어 묘사한 다음의 촌철살인은 그 일부에 불과하다 “최후의 콘기스타도르는 ’골고다 언덕‘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의 골고다 언덕이 바로 그를 기다리고 있던 볼리비아였다는 것도(458p).”

위대한 패배자 13인의 굴곡진 삶의 여정에서 억지로 거창한 교훈을 끌어내지 않는다. 아마 그랬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은 항상 담담하게 서술된다. 이를 통해 오만과 교만과 우유부단함으로 몰락한 이들의 삶은 다종다양한 인간 삶의 일부, 다채로운 단면의 일개 편린일 뿐임을 깨닫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다는 점, 역사는 개인이 만들어 가는 것임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는 점이 교훈이라면 교훈이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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