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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철학 입문 - 후설에서 데리다까지 ㅣ 북캠퍼스 지식 포디움 시리즈 2
토마스 렌취 지음, 이원석 옮김 / 북캠퍼스 / 2023년 9월
평점 :
이 서적은 20세기 철학에 대한 입문서라는 제목보다는 Index에 가깝다고 할 만한 서적으로 20세기 수많은 철학자들의 철학을 저서를 소개하며 매우 간략하게 정리한 철학서적을 소개한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총 12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20세기 주요 철학인 하이데거의 실존철학부터 해석학, 프래그머티즘까지 수많은 철학자를 소개하며 생애, 저서, 사상을 매우 간략하게 기술한 것이 특징이다.
1장은 전환기의 선구자들을 소개하며 키르케고르, 마르크스, 퍼스, 니체,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등 7명의 철학자는 물론 사상가와 과학자까지 언급하며 그들의 이론에 대해 가볍게 정리하고 그들에게 영향을 받은 다양한 학파들의 주요인물과 저서를 소개한다.
3장의 후설은 다른 철학자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현상학의 선구자이고 후대 철하자는 물론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던 서적이 많기에 그의 방대한 물량의 저서를 몇 줄로 정리한 저자의 능력은 탁월하다. 예를 들어 그의 현상학관련 대표작이라고 거론되는 <순수 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의 경우 3권 약 800페이지에 달하는 서적을 초월론적 사유에 접어드는 것으로 생각을 발전했다고 표현한 것이 경이로웠다. 몇 십 시간 그 책을 읽으며 선험적 관념론, 경험적 실존론이 서로 항상 보완되며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추론하기 위해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면 지식이 깊은 철학자가 얼마나 쉽게 대중들에게 설명하는지 알 수 있어 존경스러웠다.
이 서적에서 하이데거의 경우 <존재와 시간>관련 내용이 후설보다 분량이 많으며 서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내가 한동안 빠져 서적을 구입하고 몇 달 동안 읽었던 비판적 분석자 미셀 푸코, 과학 철학자 칼 포퍼, 해체주의자 자크 데리다에 대한 내용은 한 개의 장에서 1~2페이지 분량으로 간략하게 소개한다.
철학자들의 저서를 읽지 않은 철학자의 경우 문장은 쉽게 이해했으나 그 철학자의 철학이나 사상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하버마스의 <사실성과 타당성>, <타자의 개입>에서 소개한 법철학관련 주장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의 무너진 법규범을 비판하는 것 같아 반드시 읽어 보고 싶었다.(서적인용 문장 : 법규범은 자유롭고 합리적인 논변에서 모든 이들의 동의를 받은 법규범만을 제도화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제자 엘리자베스 앤스콤의 <의도>를 비롯해 비트겐슈타인 제자들이 독자적으로 스승의 사상을 발전시킨 많은 저작에도 관심이 갔다. 특히 논리 실증주의에 대해 반환원주의 적 의도중심주의를 구상한 내용과 데카르트의 이원론 모델인 ‘기계 속 유령의 도그마’를 해체한 길버트 라일의 <마음의 개념>에 관심이 갔다.
그리고 생태계 파괴와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는 요즘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롯한 주요 저서들이 주목 받기를 기대한다.
이 서적에서 후설,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내용을 집중해서 읽기를 추천한다. 그것만 소화해도 20세기 철학의 가장 큰 줄기는 학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 마음에 드는 철학자를 선택해 저자가 소개한 서적을 읽는 것이 철학을 공부하는 바람직한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서적의 경우 철학을 전공하고 철학자들의 도서를 다량으로 읽은 사람이 아닌 경우 서적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철학 서적을 읽은 철학자에 대한 설명은 쉽게 이해하고 넘어갔으나 서적을 접하지 않았던 철학자의 경우 검색의 도움을 받아야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서 독서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200여 페이지에 문고판으로 되어있어 처음에 가볍게 보았지만 수록된 내용은 어느 서적보다 깊이가 있었다. 반복적으로 읽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며 필요시 언제나 꺼내 볼 수 있는 현대 철학자의 Index로 활용하기에 적당한 서적으로 느꼈다. 20세기 철학자와 대표저서를 소개한 매우 유익한 철학 안내도서로 소장가치가 있는 서적으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