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심부름 같던 일을 기억하세요? 사실 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심부름 하면 심부름 간다고 나가서는 친구네 집에서 실컷 놀다가 돌아와서 엄마한테 무척이나 혼이난 기억밖에는... 그런데 <이슬이의 첫 심부름>을 읽으면서 괜히 제가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는 뭘까요?<이슬이의 첫 심부름>은 아주 생생한 책이라는 느낌이에요.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어쩌면 이렇게 생생하고 호소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책이랍니다. 처음으로 뭔가를 이루어야 하는 그때의 그 긴장된 시간들, 대견한 것 같기도 한 묘한 기분, 두려움, 뭐가 잘 풀리지 않을 때의 불안함 아무튼 뭐 그런 꼭 짚어 뭐라 말 할 수 없는 감정들을 이 동화책은 너무나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우리 아이가 할 첫 심부름을 하면서 느낄 감정을 대리로 느꼈는지도 모르겠어요. 참 별 것 아닌 것 같은면서도 손에 땀이 나게 하는 그런 책이랍니다. 이슬이가 과연 심부름을 무사히 끝내고 집에 돌아올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저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이슬이의 첫 심부름> 아이와 함께 그 두근거림의 세계로 들어가 보시지 않겠어요?
네 똥 본 적 있니?와 함께 응가에 관해 쓴 책들 중 가장 재밌고 유익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건강한 똥을 매일매일 누기 위해 해야할 일들을 응가맨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알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있습니다.우리 딸은 매일 똥을 누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하는 장면에서 어찌나 힘차게 손을 번쩍 드는지 너무 재밌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동화책을 이렇듯 코믹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에 읽을 때마다 놀란답니다.네 똥 본 적 있니? 와 응가맨 중에서 한 권은 집에 있으면 너무 좋은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 참 응가 좋아하잖아요.
그야말로 현대식으로만 살았는데 왜 이 책을 읽고 나서는 할머니 집에 있던 장독대가 그리워지는 걸까요? 간혹 방학때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뒷마당에 산그늘에 묻히고 이름 모를 들꽃들에 둘러 쌓인 장독대가 있었어요. 뒷마당에서 놀다가 할머니께서 뭔가는 푸러 오시면 뭔가 같이 들여다 보기도 하고..이 책을 보면서 그 때의 그 뭐라 말 할 수 없는 아늑함 같이 것이 밀려 드네요. 이래서 한국사람은 역시 한국사람인가봐요.아이는 한번도 투박한 항아리를 본 적도 없는데 이 책을 왜 그리도 좋아하는지... 아이의 핏속에도 역시 한국민의 정신이 녹아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솔거나라 시리즈는 아직 어려울 것 같아 보여주지 않았는데 도서관에 갔다가 읽어줬더니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 서평까지 쓰게 되네요.숨쉬는 항아리, 아주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어요. 좀 못나보이고 색깔도 없고 간장, 된장 냄새 나는 것들만 담고 있지만 생명이 있는, 숨을 쉬는 항아리. 너무가 정겹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정겨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 질 것 같아 더욱 좋은 책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은 참 이상합니다. 재미난 책은 어른보다도 훨씬 정확하게 알아보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이가 좋아해서 자꾸 읽어주다 보면 어느새 좋아지는 책들이 참 많은데 아기세모의 세번째 생일도 그런 책이랍니다.세모의 세번째 생일날. 세모는 신이 나서 파란색 예쁜 옷을 입고 거꾸로 서서 팽그르르 돌기도 하고 먼저 온 친구와 별만들기 놀이도 하고 친구들이 많이 오자 피라미드 놀이, 기차놀이, 그리고 그냥 흐트러져서 놀기... 등 신나는 하루를 보냅니다. 아빠와 엄마는 멋진 변신까지 하면서 세모의 생일을 더욱 빛내주지요. 세모와 이렇게 신나게 놀다보면 어느새 아이는 세모와 네모, 세모가 모여서 만들어 질 수 있는 모양 등을 다 알아버린답니다. 물론 세모모양인지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25개월 된 아이가 이 책을 읽고는 세모가 되고 싶다고 하데요. 자기도 별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아이의 마음속에 들이 있는 별이 된 세모가 아이의 마음을 얼마나 넉넉하게 해 주었을까 생각하니 너무 행복합니다.
이 책에는 눈을 좋아하는 그래서 눈이 내리는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아기곰과 그런 아기곰의 마음을 잘 아는 엄마 곰이 나온답니다. 아기와 엄마의 교류는 아주 미세한 부분에서도 정확히 들어 맞곤 하죠? 그런 아이와 엄마와의 마음 나눔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아기 곰이 약을 먹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약이 너무 많다, 숟가락이 너무 크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지요. 아무리 엄마가 용기를 줘도 아기 곰의 마음은 움직일 줄을 모르네요. 그 때 엄마는 조용히 창밖을 보고 말합니다. 눈이 올 것 같다고.. 약을 먹고 엄마랑 밑에 내려가서 눈이 오는 걸 기다리자고...'눈' 아이는 크게 외칩니다. 그리고 꿀꺽 약을 한번에 쫙 먹습니다. (이 부분을 우리 아이도 제일 좋아합니다.) 그리고 엄마와 아이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눈을 기다립니다.아름다운 글이지요. 그리고 그림도 참 따뜻하게 엄마와 아이와의 마음의 교류를 보여주고 있답니다. 아이에게 한 번 속삭여 보세요. 오늘 밤 눈을 한번 기다려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