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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마음 - 너를 만나는 그날까지 나는 항상 엄마란다
에밀리 해리스 애덤스 지음, 신솔잎 옮김 / 빌리버튼 / 2017년 4월
평점 :
제가 결혼을 하기 전 같이 근무했던 한 여자직원은 늦게 결혼하기도 했지만 아이가 빨리 생기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시험관 시술 비용을 모으느라 돈을 악착같이 아끼는 모습도 봤습니다.
그 때는 제가 미혼이라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래 친구들을 만나도 거의 다 아이가 있으니 대화에 낄 수 없을 때도 있을거고, 주위에서 그냥 안부삼아 하는 질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겠지요.
이 세상에는 일부러 아이를 갖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생각보다 난임도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사실을 밝히지도 못하고 몰래 병원을 다니며 전전긍긍하는데 "결혼한지 몇 년 넘었는데 아직 아기 소식 없어? 일부러 안 갖는거야?"라는 질문은 함부로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기다리는 마음'은 난임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를 기다리며 힘든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포기할 수는 없기에 오늘도 간절히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불임보다는 난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요즘은 두 단어가 비슷하게 쓰인다고 합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불임보다는 난임이 더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들리네요.)

저자 에밀리와 남편 트렌트는 결혼을 약속하고부터 대가족을 꿈꿉니다. 아이를 6명 낳기로 약속했지요. 하지만 생각처럼 임신이 쉽게 되지않아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게 됩니다. 결과는 난임판정이지요. 부부 모두에게 난임의 문제가 있었기에 치료를 시작합니다.
의사의 조언대로 저자는 인공수정을 고려했으나 남편은 아이가 생기는 과정에 사랑이 없다며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인공수정을 하려고도 했지만 병원에서 사전검사 후 불가판정을 받습니다. 시험관 시술이 남았지만 이마저도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매일 같은 시간에 체온을 재고, 시간 맞춰 주사를 맞고, 약도 먹어야 합니다. 또한 비용이 만만치않아 부부는 생활비를 최대한 아껴써야합니다.
또 힘든 것은 주위의 시선입니다. 누구나 결혼해서 시간이 지나면 부모가 된다는 전제 하에 사람들은 별 생각없이 질문을 하고 조언도 합니다.
"아이는 있어요?"
"아, 난임이에요? 둘 중 누구의 잘못인가요?"
"제가 아는 사람은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아이를 가졌대요."
"마음을 편하게 가지세요."
매번 이런 말을 들으면 얼마나 힘들까요.
아이를 가지는 것은 분명 축복입니다. 하지만 엉겹결에 아이를 가져서 어쩔 수 없이 부모가 되는 사람들도 많지요. 그래서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도 있고 아이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 부모도 있습니다.
정말 불공평합니다. 아이를 잘 키울 준비가 되어 있지만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무책임한 사람들이 부모가 되다니요. 저자도 10대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임신을 한 채 금주와 금연이 어렵다고 불평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노합니다.
난임부부는 병원에서 의사의 세세한 질문에 대답해야하고 마취를 한 채 시술을 해야하며, 많은 비용도 지불해야합니다. 임신을 위해 쏟는 시간과 정성도 만만찮지요. 거기에다 만나는 사람들의 무례한 질문에도 시달리게 됩니다.
제가 예전에 임신육아교실에 참석했을 때, 사회자가 결혼한지 오래 됐는데 임신한 사람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40대로 보이는 임산부가 손을 들고 10년만에 임신했다고 하자 우리는 모두 탄성과 함께 축하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사회자도 좋은 선물을 하나 골라서 드렸고요. 그 분은 10년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리고 임신을 해서 얼마나 기뻤을까요.
저자도 언젠가는 임신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미 아이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하고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이미 자신을 엄마라고 생각하는 저자를 보며 분명히 좋은 엄마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좋은 부모가 되기를 바라고 준비하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부부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