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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하자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3월
평점 :
'수요일에 하자'는 수요일에 모여서 음악을 하는 중년밴드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중년밴드라고 해서 처음에는 회사 부장급 직장인들의 취미생활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이들은 변변한 직장 없이 수요일마다 모여 밴드활동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음악을 사랑하기에 음악을 계속하지만, 고정 수입도 없이 밴드활동만으로 먹고 살기에는 분명 힘든 점이 많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계속하는 그들의 열정에 감탄하게 됩니다.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가족사, 과거사, 건강문제 등은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뭉칠 수 있는 음악이 있으니까요. 몰두할 수 있는 음악이 있으니까요.
중년밴드는 '낙원'이라는 7080 클럽에서 수요일마다 연습을 합니다. 그래서 수요밴드지요.
월세도 밀리고 전기마저 끊길 처지의 '낙원'이지만 그들에게는 음악을 할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곳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낙원같지 않지만 주인공들에게는 진정한 낙원이겠지요.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율도 해수욕장에서의 공연입니다. 수요밴드는 이 날 기가 막힌 공연을 하게 됩니다. 음악으로 사람들의 흥을 돋구고 음악으로 사람들의 혼을 빼놓습니다. 비록 금전적인 수익은 얻지 못했지만 이 공연만으로도 수요밴드의 실력에 놀라게 됩니다.
수요밴드는 음악으로 인생역전을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음악이 그들에게 위안을 주지요. 그래서 갈 곳이 없을 때 마음이 허전할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낙원'으로 가나봅니다. 그 장소가 그들에게 낙원이니까요.
혹시 모르죠. 언젠가는 누가 봐도 풍요롭고 달콤한 낙원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