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들이 노는 정원 - 딱 일 년만 그곳에 살기로 했다
미야시타 나츠 지음, 권남희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신들이 노는 정원'이라는 제목과 표지그림이 잘 어울립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기에 신들이 논다고 할까요. '딱 일 년만 그곳에 살기로 했다'는 부제를 보니 그곳이 어딘지는 몰라도 저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과연 그곳은 아름다운 곳이군요. 책장을 넘길수록 자연환경도 멋지고 함께 사는 주민들도 참 좋은 그곳에 저도 가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시골에 사는 것이 꿈인 남편의 설득으로 다이쎄쓰산국립공원 안 '도무라우시'라는 마을로 가게 된 저자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이런 산 속의 오지로 중 3, 중 1, 초등 4학년 아이들을 데려간다는 용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아이들이 어리다면 모를까 장남은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는 일본에서도 흔치 않은 결정이지요. 책을 읽다보니 저자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됏습니다. 저자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힘든데다 여러 가지 증상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멋진 곳에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 년을 보내는 저자와 가족이 참 멋져보입니다.
마을은 작지만 저자의 가족처럼 산촌유학을 오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마을 주민, 산촌유학생들이 모여 초등학생 10명, 중학생 5명이서 오붓하게 학교에 다닙니다. 그러다보니 선생님은 제대로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읽다보니 일본은 교육환경이 참 좋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소수정예인 학교에도 투자를 많이 하네요. 산촌유학생을 위한 숙소도 제공해주고 비닐하우스로 온도를 유지하는 수영장도 만들어줍니다. 교장선생님, 각 반 선생님, 보건 선생님, 조리사 선생님, 사무직원 등 생각보다 많은 선생님들이 있고, 주민들도 재능기부로 학교활동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학교는 재량수업으로 몇 시간씩 이어지는 미술시간도 가능하고 일대일 수업이나 그룹수업이기에 진도를 못 따라가는 학생도 없고 시험도 칠 필요가 없습니다. 학생 수가 적기에 체육활동을 누구나 해볼 수 있고 발표도 곧잘 합니다. 학예회나 캠핑도 너무나 즐겁게 합니다. 부모도 학교 활동에 함께 참여하며 자주 만나기에 주민들끼리 너무 친하게 잘 지내네요.
물론 소수정예로 수업하는 것에 대한 단점도 있습니다. 아이는 또래 친구 없이 홀로 지내야할 때도 많고, 이 마을에 고등학교는 없기에 중학교를 졸업하면 외부로 나가야 하지요. 큰 규모의 고등학교에 가면 아이가 잘 적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렇다해도 이렇게 즐거운 학교에 다닌다는 것은 아이들의 인생에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저자의 아이들이 일년동안 많은 변화를 겪으며 잘 자란 것처럼, 저자도 아주 행복한 일 년을 보냈습니다. 날씨가 춥고, TV난시청 지역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벌레도 많지만 풍경이 멋져서 매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군요. 물론, 일 년만 살기로하고 온거라 불편함은 참을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요즘 유행하는 'OO에서 한 달 살기, OO에서 1년 살기'같은 여행지에서 장기체류하며 일상을 사는 것은 제 로망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 꼭 해보고 싶은 일이네요.
책을 읽으면서 참 재미있게 잘 썼다는 생각을 하며 옮긴이를 살펴봤는데 '권남희'번역가군요. 제가 좋아하는 '무라카미하루키 라디오 시리즈 3권'을 모두 권남희님의 번역으로 읽었는데 어쩐지 그 문체가 떠오른다했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책에는 번역가의 노력도 한 몫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