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요. 4세, 1세의 두 아이들을 케어하면서 해외 살이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영국에서는 아이를 동반하면 많은 배려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유모차를 몰고 가면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대중교통에서도 당연히 양보를 받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부모가 펍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할 때는 아이 동반이 가능하면 데려가도 됩니다. 거기에는 아이들을 케어해주는 공간이 따로 있기에 부모가 미혼일 때 하던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군요. 나라에도 운영하는 박물관이나 도서관, 각종 시설에도 아이들이 할만한 것들이 많아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갈 곳이 많아야 부모가 편하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직장에서도 배려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아이도, 부모도 발전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아이을 키우기 좋은 나라가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책을 읽어보면 저자와 남편은 공부도 많이 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갔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해외에서 대학원을 나오기로 결심합니다. 저자는 임신과 출산으로 공부를 포기하고 남편 혼자 영국 유학을 준비하며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직장은 그만둬야 했고, 유학 자금이 풍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세금을 빼야 해외 생활이 가능하다 보니 준비 과정도 피가 말립니다. 출국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비자가 나오고, 전셋집이 나갑니다. 대학원에 합격하고 나서 영어시험을 치기 시작해 마감 직전 시험에서 원하는 점수를 받습니다. 모든 준비 과정이 출국 전에 가까스로 다 끝나긴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제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저자는 낙천적인 성격이라 이런 초조함을 감당할 수 있었나 봅니다.
저자는 남편과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며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현실에 슬퍼하다가 영국에 사는 장점을 이용해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추진력 있게 영국에 사는 일 년 동안 주변 10개국을 여행했네요. 아름다운 풍경을 실컷 감상하고 잘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저가 항공을 이용해 저렴하게 여행을 한 덕분에 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보통 영국 물가가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마트를 이용해 저렴하게 장을 봐서 집에서 요리를 해 식비를 절약합니다. 숙소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가족 기숙사를 신청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면서 알뜰하게 생활했습니다. 남편은 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하고, 큰 아이는 어린이집에 해당되는 교육기관에 다닙니다. 저자도 일 년 동안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합니다.
영국에서 학위를 따서 몸값을 높이면 한국에 돌아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겠죠. 집도 다시 구하고 직장도 구해야 하는데 그런 건 어떻게 해결했는지, 직장에서는 더 좋은 대우를 받았는지, 아이들의 시야는 더 넓어졌는지 등이 궁금한데 이 책은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을 기록하면서 끝이 납니다. 그 부분이 아쉽네요.
평범한 사람들이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여행도 다니며 평범하게 살다 온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작은 것에 감사하며 많은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성격이라 낯선 곳에서도 잘 적응하고 온 것 같습니다. 해외에 살면서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 여행 추천 장소, 날씨나 옷차림 팁들이 나와있어서 영국 여행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