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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 MBC TV 포토에세이
포토에세이 사람 제작팀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그저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을 읽고 싶었다. 읽으면 보이지 않는 가슴 어느 한구석에서부터 뿌듯하게 차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글을 읽고 싶었다. 그러다, 지나쳐 가는 광고 속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주저 없이 주문했다.조금의 의문도 가져보지 않은 채 이 책을 선택했던 건, 무언가에 대한 이끌림이었던 것 같다...
MBC 에서 매일 오전 10분씩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포토 에세이』이다. 평일 오전인지라, 단 한번도 방송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프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아마 평일에 쉬는 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잠시 스쳐지나가듯 보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찍은 사진이 한컷 한컷 천천히 지나가고, 배철수의 걸쭉한 목소리로 나레이션이 나오는 프로그램인가보다.
포토에세이의 대상은, 그야말로 보통 사람들이다.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결코 흔히 볼 수 없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유명하지 않으나, 아주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이, 세상에서 기준으로 삼는 그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훌륭함일 수는 있겠지만, 돈으로는 절대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사람들.
가끔은 흐뭇함으로, 가끔은 눈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한번에 다 읽기가 아까워서, 휘리릭 금방 넘어가는 책장이지만 일부러 며칠에 나누어 천천히 읽었다. 그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감동을 조금이라도 길게 유지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책꽂이 제일 뒷쪽에 꼽는 걸 차일 피일 미루고 계속 곁에 두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나의 「일상」에 너무도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이렇게 하루하루를 숨쉬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건강한 몸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책을 보고 싶을 때 책을 보고, 컴퓨터를 하고 싶을 때 컴퓨터를 켜고, 걷고 싶을 때 맘껏 걷고, 답답할 때 맘껏 숨쉴 수 있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감사기도를 올리도록 만들어준, 이 책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