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 Just Not That Into You (Paperback)
그렉 버렌트.리즈 투칠로 지음 / Simon Spotlight Entertainment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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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들이 정말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100%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이 책에서는 '여성'을 너무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고 있다. 물론, 저자의 논지에 따르자면 그게 바로 남성의 본질 때문이라는 건데... 굳이 그렇다고 빡빡 우기면 난 할 말 없지만, 그래도 왠지 찝찝한 건 사실이다. 그리고 이 사람이 있을 수 없다고 한 일들을 주변에서 정말로 몇차례 보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물론, 저자는 믿지 않으려 하거나, 무언가 다른 게 있다고 주장할꺼다. 하지만, 저자를 위로해주자면 당연히 아주 극소수의 예외였다.)

하지만, 다른 것보다도 연애가 깨졌을 때의 대처 방법이라던가, 남자가 의심스러울 때의 행동 지침... 이런 것들이 정말 많은 것들을 가르쳐준다. 내가 미처 몰랐던 것들까지. ㅋㅋ 내가 이 책을 대학교 때 읽었더라면? 내가 그 때 이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었다면(깨달음을 못얻었다면 허빵이지만. 그리고 그 때 읽었다면 정말 깨달음을 얻었을까 자신할 수 없지만), 단언컨대 내 인생은 정말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것이다. 음... 어쩌면 무진장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을꺼다.

하지만, 책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자신의 가치관이나 행동을 바꾸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가장 절실한 것은 부딪히며 배워가는 것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 자신에게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그리고 스스로 가능성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배아파 하지 말고, 주변의 가능성 있는 처자들에게 이 책을 소개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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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s & Demons (Mass Market Paperback)
댄 브라운 지음 / Pocket Star Books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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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코드를 읽고, 그 구성의 독특함과 기가 막힌 반전, 그리고 역사와 미술에 대한 그의 박식함에 푹 빠져서, 지은이의 다른 작품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선물로 받게 되어 너무도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기본적으로 난 paperback이 참 좋다. 가볍고 부담 없고, 한 손으로 들고 읽기에도 불편함이 없으니 말이다. 종이 질이 좋지 않은 게 난 오히려 더 부담 없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을 다빈치 코드와 나란히 책장에 꽂아 놓으면, 하드커버만큼 볼품은 없겠지만 오히려 더 사랑스러울 것 같다. ^^

이 책을 중반쯤 읽었을 때, 누군가가 이 책에 대해 물었다. 그 때 내가 자신 있게 대답하길... "이 책은 말이죠... 정말이지 다빈치 코드의 습작이에요..."라고 했다. 정말이지 처음에 이야기를 꺼내는 방식, chapter마다 두어 가지의 이야기 고리가 저마다 다른 공간에서 풀려 나가는 것, 그리고 이것 역시 채 24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급박하게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 암호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랭던 박사와 직접적 사건의 피해자인 이쁘고 총명한 젊은 여성이 등장해서 듀엣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서 나중에 그럭고 그런 사이가 된다는 것까지... 정말 똑같다. 하지만 똑같아서 지겹거나 판에 박힌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이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러나...
나에게 점수를 주라고 한다면, 난 다빈치 코드보다 이 책에 더 점수를 많이 주고 싶다. 나중에 읽을 사람도 있을 터이니 굳이 말은 하지 않겠지만, 마지막의 반전이 다빈치 코드보다 좀 더 드라마틱하다고만 말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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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 MBC TV 포토에세이
포토에세이 사람 제작팀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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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저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을 읽고 싶었다. 읽으면 보이지 않는 가슴 어느 한구석에서부터 뿌듯하게 차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글을 읽고 싶었다. 그러다, 지나쳐 가는 광고 속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주저 없이 주문했다.조금의 의문도 가져보지 않은 채 이 책을 선택했던 건, 무언가에 대한 이끌림이었던 것 같다...

MBC 에서 매일 오전 10분씩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포토 에세이』이다. 평일 오전인지라, 단 한번도 방송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프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아마 평일에 쉬는 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잠시 스쳐지나가듯 보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찍은 사진이 한컷 한컷 천천히 지나가고, 배철수의 걸쭉한 목소리로 나레이션이 나오는 프로그램인가보다.

포토에세이의 대상은, 그야말로 보통 사람들이다.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결코 흔히 볼 수 없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유명하지 않으나, 아주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이, 세상에서 기준으로 삼는 그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훌륭함일 수는 있겠지만, 돈으로는 절대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사람들.

가끔은 흐뭇함으로, 가끔은 눈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한번에 다 읽기가 아까워서, 휘리릭 금방 넘어가는 책장이지만 일부러 며칠에 나누어 천천히 읽었다. 그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감동을 조금이라도 길게 유지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책꽂이 제일 뒷쪽에 꼽는 걸 차일 피일 미루고 계속 곁에 두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나의 「일상」에 너무도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이렇게 하루하루를 숨쉬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건강한 몸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책을 보고 싶을 때 책을 보고, 컴퓨터를 하고 싶을 때 컴퓨터를 켜고, 걷고 싶을 때 맘껏 걷고, 답답할 때 맘껏 숨쉴 수 있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감사기도를 올리도록 만들어준, 이 책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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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라틴여성문학소설선집
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 송병선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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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라틴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3인의 여성 작가를 골라(국적과 상관 없이), 그들의 단편들을 골라서 묶은 소설 선집이다. 라틴 문학은 가끔 마르케스, 보르헤스 등으로 대표되어 우리에게 알려지기도 했지만, 아직은 그리 대중적이지 못한 게 사실인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사벨 아옌데를 좋아하는 편이다. 사실, 좋아한다고 말하기에는 읽은 작품이 두개밖에 없지만, 둘 다 장편인 데다가 읽는 순간 다른 것들을 전혀 못할 정도로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감히 좋아한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혼의 집이나 운명의 딸 같은 작품은, 이사벨 아옌데의 개인사와 관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 혹은 한 집안의 이야기가 씨줄로, 그리고 그 당시의 사회적 상황이 날줄로 촘촘히 엮여 있어서 다 읽고 나면, 맟치 한 편의 역사책을 읽은 듯한 느낌을 주고, 역사 속에서의 한 개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이 책에서도 이사벨 아옌데의 단편(‘복수’)을 만날 수 있다. 그 외에 다른 여성 작가들의 단편들을 볼 수 있는데 전체적인 공통점으로 고른다면 남미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 넉넉지 못한 경제적 상황, 그 안에서의 여성의 삶을 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사벨 아옌데의 장편들이 주는 것과 동일한 느낌을 단편에서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작가들의 단편을 가지고 중남미 문학에 대해서 딱히 뭐라고 그 특징을 잡아낼 수도 없으려니와, 그 작가들의 경향조차 파악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소설선집의 의도가 무엇일 지는 몰라도 그저 잘 알려지지 않은 중남미 문학에 대한 소개 정도가 딱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정작 이 책을 펴낸 역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마지막 옮긴이의 말을 보면, 마치 우리 나라의 여성 작가들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듯 이야기 한다. 그것도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이문열의 ‘선택’ 에서 한 대목을 빌려와서 말이다.

『 앞에서 인용한 이문열의 ‘선택’의 문단은 페미니스트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그를 ‘남성중심주의적’ 작가로 낙인찍히게 만든 대목이다. 그러나 그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것은 바로 페미니즘을 외치는 여성작가들이 그가 지적한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동어 반복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여성작가들에게는 별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p.225)』

무엇보다 정당한 평가가 되려면 동일한 잣대를 들이밀고 적절한 판단의 기준을 제시해야 함에도, 현실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담고 있는 단편들만 골라서 책으로 만들고, 그것에 기준하여 우리 나라의 여성작가들의 한계를 운운하는 것은 조금은 섣부르지 않은가 싶다. 남성적 글쓰기, 여성적 글쓰기라 이름 붙이는 것 자체가 남녀의 지나친 구별과 무엇이 다르겠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역자의 말대로라면 남성적 글쓰기는 도대체 얼마나 훌륭하게 거대담론을 글쓰기에 잘 녹여 내었단 말인가?

하지만 역자의 의도와 관점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이 책만을 바라본다면 굉장히 신선한 느낌이었다. 역사 혹은 사회 속에서의 개인이라는 측면, 그 중에서도 여성의 역할이라는 측면에 대해서 아주 신선한 형식들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그러하다. 소설의 형식은 아주 다양할 수 있다는 것과, 그 다양한 글쓰기 형식 속에 표현할 수 있는 주제 또한 무궁무진하게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중남미 여성 작가들의 짧은 단편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은 참 재미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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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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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동화는 흔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안도현의 어른을 위한 동화를 읽으면서도 많은 어른들이 진한 감동과 여운을 느꼈었다. 이건 안도현의 어른을 위한 동화에 비견할 만한 어른을 위한 동시이다.

개불알꽃, 고추잠자리, 참새, 붕어빵... 이런 시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릴 적의 천진난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고, 눈을 감은 채 그 시절로 돌아가 뛰어다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린아이들의 맑은 눈과 티없는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잠깐의 여유를 원한다면, 망설임 없이 이 시집을 펼쳐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른이면서도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노래할 수 있는 시인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른을 위한 동시... 이런 것들이 많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읽고, 그러다보면 전쟁도 없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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