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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기획자와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소비자의 심리를 설계하는 어느 전략가의 인사이트 노트
이규철 지음 / 그래도봄 / 2025년 8월
평점 :
요즘은 자기피알의 시대라 개개인 모두가 마케터의 심정으로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획기적인 홍보 방식, 판매 수단 등을 제안하고 그것을 또 실행에 옮기기 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가 폐기 되었을까. 아이디어의 폐기에 있어, 죽도록 갈굼당하고 깨져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이건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는 걸.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다들 끝내주게 언변이 좋다. 기억에 남는 한줄 카피가 몇 십 년 동안 이어지는 것 등을 봐도 그렇고, 결국은 그 ‘안’으로 고객사를 설득하는 사람들이니 당연할 듯. 언어적인 측면+나 혹은 내 ‘안’의 장점을 강조해 남을 설득하는데 있어 획기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마케터들 중에 책을 쓴 사람들도 꽤 많다.
하지만 그간 내가 만났던 이런 류의 책들은 대부분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고 했던가. 다들 너무 언변이 뛰어난데다가, 말 센스, 비유 센스가 일반인 이상이다보니 일반인의 입장에선 따라가기가 좀 어려웠음. 유행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인 것도 머리로는 알긴 하겠다만 최신 유행 밈 같은걸 잘 모르는 입장에서, 그런것들로 가득한 책에 좀 거부감이 들었던게 사실. 그리고… 나 잘났음!!!을 너무 진하게 담은 저자들도 많았다ㅠㅠ
이 책은 결이 좀 다르다. 이 책은 마케터 본인의 (잘된) 경험보다는 에펠탑 효과, 칵테일파티 효과, 샤워실의 바보 이론, 붉은 여왕 가설 등 일상과 마케팅 현장에 숨어 있는 다양한 심리 기제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실제 경험담이 나오긴하지만 ‘나 이렇게 유능한 사람이야!!’하는 색채가 강하지 않아 거부감이 덜 드는 편.
이 책에 소개된 이론들 역시도 원래 알고 있을 만큼 보편적이고 유명한 것, 대강의 내용은 알지만 정확한 이름까지는 몰랐던 것, 아예 몰랐던 것 등이 고루 섞여있어 즐겁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