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그래, 라일락

그래, 라일락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13
석민재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3년 2월

시가 깊이가 있고 발랄해요. 너무 빨리 읽지 않고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으면 그 의미가 더 깊어집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열립니다. 그래서 재밌어요~

[100자평] 아돌프, 내가 해롭습니까

아돌프, 내가 해롭습니까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12
임재정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3년 1월

누군가 이 시집을 고딕의 서정시라고 하던데... 정말 딱이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시적 상상력과 예리한 감각. 우리가 그간 잊고 있었던 현실의 뒷면을 가감없이 그리고 예술적으로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시라고 하면 항상 말랑말랑한 것만 생각했는데, 말 그대로 고딕의 느낌을 제대로 받았습니다.

[100자평] 나는 입버릇처럼 가게 문을 닫고 열어요

나는 입버릇처럼 가게 문을 닫고 열어요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10
박송이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2년 10월

시가 순정하고 고요합니다. 세상에 대한 따뜻한 연민과 위로가 시 안에 가득합니다. 그래서 시를 읽다보면 어느새 힐링이 됩니다. 특히 저는 겨울이사라는 시가 좋았습니다. 억지로 감동을 만들어내거나 강요하지 않으며 시로 안아줍니다. 포근하게 말입니다.

시인의 저항

나는 미로와 미로의 키스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9
김승일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2년 9월

시집치곤 많이 두터웠다. 240쪽이나 되다니, 얼핏보면 소설책인줄 착각할 수도 있다.

시집에 담긴 시의 내용들은 소설보다 더 처참했다.

학교와 군대에서, 대학원에서 일어나는 폭력들이 시의 언어로 형상화되어 있어서

더 아렸다.

그 폭력을 방관하거나 묵인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했던 기억이 무겁게 떠올랐다.

시인은 지금이라고 화해하자고 외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폭력의 극단적 상황에서 시인은 시로 버텨내고 있다.

이러한 폭력이 꼭 학교나 군대로 한정된 일만은 아닌 듯 싶다.

주위를 둘러보고 살피고 어루만지며 다독이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세상이 화해의 세상이 아닐까 싶다.

시가 시로 읽히지 않고 뜨거운 울음으로 느껴져 한동안 덮을 수가 없었다.

오지 않은 시가 있다
모든 것들을 화해하게 하려고
모든 것들을 다시 증오하게 하려고
잿더미가 된 뒤에 사랑이
사랑이 가장 무수한 숲을 거느리고 있다는 걸 알게 하려고
내 귀에 속삭이려고 - P221

[100자평] 내일은 덜컥 일요일

내일은 덜컥 일요일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8
최은묵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2년 7월

최근 읽었던 시집 중에서 으뜸이었습니다. 행간의 이미지들이 띄엄띄엄 놓여있어서, 마침 징검돌을 밟고 여름 개울을 건너는 기분이었습니다. 폴짝폴짝. 시인의 상상력을 따라가도 보면 시원한 쾌감과 서늘한 슬픔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겉바속촉의 시입니다. 시인에게 감사한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