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늘 첫사랑만 해요 시인의일요일시집 37
김광명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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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제목에 끌려 구입했습니다. 꼭 남 이야기만 같지는 않은 제목이어서. 그런데 시집을 읽고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백설공주 같은 잔혹 동화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랑의 달콤함 속에 감춰져 있는 아찔함과 위태로움을 폭죽처럼 숨겨놓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게 이 시집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상상력, 도대체 어떤 맥락에서 이런 표현과 문장이 나오는지 곰곰히 따져보면 머리가 아픕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만 즐기면 마치 어린시절 스카이콩콩이나 주말 장터에 나왔던 트램폴린을 타는 재미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이해하려하지 말고 덜컥대면 덜컥대는 대로 지나가는 비포장의 재미가 가득한 시집입니다. 


대부분의 우리에겐 비밀이 많은 가족이 있어 낭만적인 이빨을 감추고 살아갑니다 - P64

당신은 혼잣말을 삼키는 사람, 말을 참고 있는 스토리텔러입니다
난롯가에 둔 손이 다 탔는지 궁금합니다 - P73

우리 한 번만 더 헤어지자
싫증난 친구와 연결된 코드를 뽑을 때
그만 살자, 외치는 아빠가 떠올랐다 - P89

안녕하세요,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당신 안부가 궁금한 건 아니에요 미소를 갈아 넣은 목소리는 설정이지요 헤드셋이란 말은 눈 감고 만지는 연인 같지만 난 늘 투구를 머리에 써요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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