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름 시인의일요일시집 20
최휘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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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 시인은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받아서, 동시로 조금 더 유명한 시인입니다. 이런 시인이 시집을 냈다고 해서 찾아 읽었는데, 동시와는 또다른 차원의 재미와 깊이가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동시처럼 투명하지만 그 시선에 사유가 합쳐지면서 삶의 또다른 진경을 보게 됩니다. 사물과 풍경을 저렇게 볼 수 있구나, 저 장면을 저렇게 읽어낼 수 있구나, 감탄을 하면서 읽게 됩니다. 그래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시를 쓰는 시인들이 이 시집은 재밌고 읽을거리가 많다고 칭찬을 해서 호기심이 있었는데, 읽어보니 정말 그분들 말이 맞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도 좋을 시집이었습니다. 

장마가 끝나 갈 무렵까지
나는 말을 많이 모았어요
내 안에서 자라도록 내버려 두었기 때문이에요 - P69

이제 누군가 좋아하는 계절을 물으면
누군가를 사랑하다가 차라리 나를 사랑해 버렸어
난, 여름
이렇게 말할 거다 - P41

누가 멀리 간 것처럼 쓸쓸해요
오늘에게 잠시 어디라도 다녀오라고 하고 싶네요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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