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빨리빨리 사계절 웃는 코끼리 27
류호선 지음, 박정섭 그림 / 사계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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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일어나, 빨리 밥 먹어, 빨리 치카 해, 빨리 나와.

오늘도 아침부터 도대체 ‘빨리’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느긋한 기질인 아이에게

월요일 아침부터 성격급한 엄마는 재촉하고 또 재촉하고,

빨리 해야지~ 빨리 안하나? 빨리 좀 해!

점점 목소리는 왜 커지는지.


기분좋게 아침을 보내고 안아주고 등교시켜야겠다는 전날 밤 다짐은

늦잠잔 아이를 보며 1초 만에 무너져 버렸다.


엄마도 빨리빨리, 선생님도 빨리빨리.

빨리빨리만 왜치는 어른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토리의 이야기.

아이가 아침독서시간에 먼저 읽고는 엄마도 읽어보라고 주고 갔는데

시작부터 가슴이 뜨끔하네.


옷도 스스로 고르고, 조금 느리지만 신발 끈도 스스로 묶어보고

학교가는 길에는 나무도 꽃도 다 구경해야하는데

어른들은 빨리빨리만 외친다.


엄마가 늦잠을 잔 어느 날.

토리는 잠든 엄마를 들여다보다 지각의 기로에 서게 되고

엄마는 역시 빨리빨리를 외친다.


신발 끈 한쪽을 배운 대로 겨우 묶었는데,

한쪽을 기다려주기는커녕 성공한 한쪽을 벗기고

그냥 삑삑이 신발을 신게 하는 엄마를 보고 

토리의 마음이 어땠을까를 생각하니 참 미안하고 속상했다.


아이가 기회를 아이의 노력을 한 순간에 뺐고 있진 않는지

반성도 하게 되었다.


집에서도 빨리빨리의 연속이었는데,

학교에서도 역시 알림장 적는일, 급식소에서 밥먹는 일,

온통 빨리빨 리가 이어지고 있다.




느리면 느린대로,

스스로 천천히,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게 하고

아무말 않고 기다려 줄 수 있는 그런 엄마.

그런 엄마가 되고 싶지만 세상이 돌아가는 속도를 보면

빨리빨리를 외치게 된다.

그리고, 또하나 함께 하는 학교생활이라

혼자만 나의 속도를 고집할 수도 없다.


유독 느린 토리를 보며 

아니나 다를까 우리집 1학년아이도 그런말을 한다.

솔직히 토리는 너무너무 느린 것 같아.

혼자 운동장에 있으면 선생님이 다른 친구들하고 못있게 되잖아.

급식시간에도 모든 친구들이 다 먹었는데 혼자만 너무 여유부리는 것 같고.

알림장을 제대로 안챙기니 다른 친구들까지 늦게 되는 거고.


이책을 읽고나서 우리집 아침같지 않아?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으니

엄마가 아침에 조금 잔소리를 덜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토리는 빨리빨리 하긴 해야해.라며 쐐기를 박네.



‘왜 천천히 하면 안되는 걸 까요?’


빨리빨리 잘하면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엄마 때문인지

우리집 아이는 토리와는 생각이 참 많이 달랐다.

아이에게 토리와 같은 여유를 갖게 해주고,

주변을 관찰하고 느끼는 시간을 알게 해 주고 싶었던 책이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서두르지 않아도 돼.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노는 것도 다 하고 오면 느릴 수도 있겠지.

천천히 재미지게 오렴.

토리의 할머니와 같은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보려고 노력해보고 싶어졌다.


우리집 초1의 <언제나 빨리빨리>의 소감.

우리집 아침같은 책.

빨리빨리 하기 싫은 때 읽으면 좋을 책.

빨리빨리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는 책.


오늘도 빨리빨리를 외치는 어른들

오늘도 빨리빨리 해야하는 아이들

모두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 많이 나눠보면 좋겠다.

재미있는 일러스트에, 적당한 글밥으로

초등1학년 아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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