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는 짝사랑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2
신지영 지음 / 쉬는시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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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보고 사춘기 우리들의 사랑이야기가 담긴 그런 간질간질한 시집인가 오해 할 수도 있겠지만, 표지를 넘겨 차례를 훑어보면 이리저리 상처나고 다친 아이들이 그려진다.
<유령의교실, 모법수, 손톱, 내 자리는 어디에, 깨진아이, 나무가 울어준다. 편리한 감정, 녹슨 피, 말있는 말, 이름을 찾아 줘.> 어느하나 가볍지 않을 시라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한편 한편 읽어나가다 보니 과거의 나로 돌아가기도, 내가 바라보았던 그들이 되어보기도, 자책하기도, 반성하기도 하며 읽다 어느순간은 또 우리아이들에게 빙의되어 이녀석들이 크면 느낄 감정을 미리 알아채버린 것 같아 벌써부터 겁이 나기도 미안하기도 했다.

16p
모범수

나는 최선을 다해 멈춰 있는 소년

책을 펴고 / 시선을 글자에 묶고 / 무릎을 억지로 굽힌다

붉은피가 휘도는 몸음 / 당장이라도 교실 밖으로 튕겨 나갈 듯 / 팽팽하게 당겨져 있다

움직이지 않기 위해 / 발끝에 힘을 모은다

묶은 마음을 풀지 않는 한 / 누가 보아도

썩 착한 아이
썩 괜찮은 아이
썩어 가고 있는 아이

어찌보면 어른이 된 지금보다 더 많은 관계와 더 많은 감정에 휘둘릴 때가 그시기가 아닐는지. 싫으면 안하면 그만, 안보면 그만 이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어른의 세계와는 다르게 아이들의 세계는 빠져나갈 수 없고, 참아내며 견뎌야 하는 일들이 훨씬 더 많은 곳 있것 같다. 얼마나 아름다운 시기에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내야 하는지.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망설여질 것 같은 시기이기도 하다.

한편한편 읽어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66p.
네 그림자는
그늘까지 따뜻해

그림자 속, 그 안의 봄을 줘
내 안의 봄이 피어나게

어른으로 살아오다 오랜만에 다시 돌아보게 된 청소년기의 과거의 모습, 그리고 지금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도 떠올려 보며 어른으로 해야할 일들과 아이들에게 보여줘야할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106p.
그래도 아이들은 열심히 자란다. 자란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상처가 아물지 않아도 벌어진 채로 흉터가 되지 못해도 아이들은 자신을 키워낸다.

뒷표지에 적혀 있는 가수 하림님의 책 소개글이 좋아서 적어 놓아 본다.

아직도 나는 그 시절의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신지영의 시는 분명 우리가 지나쳐 왔음에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그 시절의 나를 다시 기억의 저편에서 꺼내 놓은다. 그 모든 '나'들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나는 나와 화해할 수 있었다 - 하림(가수)-


아무도 상처 입지 않는 짝사랑이 최고라고 말하는 그 아이.
짝사랑을 하는 그 아이도 상처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안에 있는 아이들의 한쪽 맨발이 자꾸 신경 쓰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어보고 쓴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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