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이별 큰 스푼
정지아 외 지음, 방현일 그림 / 스푼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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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작가가 그린 서로 다른 색깔의 이별 성장 동화

 

첫 이야기부터 왜 이렇게 가슴이 시릴까.

아이고 이놈. 울긴 왜 울어? 할아버지 금방 안 죽을 테니 걱정하지 마. 이 감나무는 늙어서 베는 거야. 몇 년이나 감이 안 열렸던 거, 너도 봤잖아? 우리 은선이도 이변하는 법을 배워야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별을 할 건데, 그때마다 징징 짤 거야? 은선이도 같이 감 따자. 마지막 감이잖아. 이놈 덕분에 우리 은선이가 얼마나 행복했는데. 그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감나무를 자르려는 여든 할아버지를 보면서 천혜향 나무를 지독히도 신경써 키우시는 여든에 가까워진 우리아빠가 몹시도 생각이 났다. 얼마전에 내려간 고향에서 본아빠의 굽은등, 얼굴에 생긴 검버섯, 틀니를 빼고 주무시던 주름가득한 입이 생각이 난다. 나의 기억속의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 아빠는 검게 그을려 생기도는 피부, 어깨까지 일근육이 탄탄하고, 막걸리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 빨개지는 눈가, 모르는 걸 혼내면서 가르쳐 주시면서도 마지막엔 웃으며 칭찬해 주시는 멋지고 젊은 모습인데. 세월이 야속하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나에게도 언젠가 이별이 올 것 같아 마음이 시리고 시렸다.

 

 

할아버지와 은행나무 - 정지아

: 췌장암 말기의 할아버지와 손주 은선이의 이야기

우리의 정원에서 - 안오일

: 엄마와 시한부투병생활을 하는 형과 시골로 이사온 동생 건우 이야기.

절교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 이선주

: 전학을 다니는 지우와 절교를 하게된 절친 나리 이야기.

안녕 거짓말 - 강효미

: 아빠의 죽음을 할머니께 숨기는 가족이야기.

굿바이 피기 - 김기정

: 가출을 꿈꾸는 사춘기 피기이야기.

 

가족, 친구,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이야기 다섯편. 아이들이 아직은 서툰 이별에 대해 배우고, 아픔을 나누고,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책소개를 받았는데 다 커버려 모르는 게 없을 것 같은 어른이 된 나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한뼘 더성장하게 해 준 책이다.

 

아버지를 걱정하는 장면 췌장암 말기의 할아버지, 형제가 그린 그림을 보게 된 엄마, 떠나버리는 친구에게 끝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나리, 엄마와 귤이가 좋아하는 반찬과 곰탕을 만드시는 할머니, 재희의 요구르트 값을 치루는 피기.

다섯편의 이별이야기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인물들이다.

 

 

이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한다.

처음만나는 이별을 읽어보고 이별을 대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배워보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슬픔은 나누고, 소중한 것은 기억하며, 일상에 감사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으면 한다. 첫째 아이가 조금 더 크면 함께 읽어봐야겠다.

 

 

 

7p. "사는 게 이렇지. 그 무성했던 은행잎도 결국 바람에 휩쓸려 어느 나무의 거름이 되잖니? 인생 그거 별거 없다." 할머니는 인생 별것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언젠가 할머니가 그랬다. “은선아, 그러니 애쓸 것 없다. 대충대충 살아도 돼. 대신 재미나고 신나게!”

 

43p. “, 오늘은 뭘 그릴까?” / “울타리 세 개. 이것만 그리면 되겠어.” / “울타리를 세 개나?” / “엄마 울타리와 우리들 울타리 두 개 그릴 거야. 건우 너도 나에게 울타리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쓴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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