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말에서는 이상하게 슬픔이 느껴진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데도 말이다. 반면에 ‘그린 파파야 향기‘의 그 알 듯 모를 듯 했던 열기와 땀에 젖은 묘한 열망이 느켜지기도 한다. ‘만‘에서도 마찬가지다. 애잔과 애절함, 동시에 비통하면서도 선뜻 깨어나지 않은 덜 식은 열기가 함께 느껴진다. 이런 느낌의 글을 왜 좋아하는 것일까... 짧은 글들이지만 널찍한 서사들이 꿈틀거린다. 오랜만에 참 좋았다.
작가 이름만 보고 성급하게 구입해서 낭패를 봤다. 워터푸르프 북.. 비닐 백에 담긴 얇은 책자, 종이가 워터 푸르프라는 건지 비닐 백에 담겨서 워터 푸르프라는 건지.. 아, 이디스 워튼은 눈 밖이고 괜히 속은 생각이 드는건..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다 내 탓이로소이다.
그 옛날처럼 결기 가득한 눈이 아니라 자글자글 눈주름이 가득한 지금 그의 눈도 좋다. 그냥 그의 글을 읽을 수 있어 좋다. 오래토록 읽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