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기 어려운 저녁자리가 있는 경우, 결국 집에 늦게 들어오고 나서는 몹시 자괴감이 든다. 아내는 가지말라고는 하지 않지만 내가 돌아오지 않은 저녁을 무척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저녁자리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거기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있겠지만 내가 없다고 누군가가 나를 책망할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무엇인가를 더 전달 못 받거나 조금의 영향력을 더 행사하지 못할 뿐.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는 것은 일상적이지만 나 밖에는 하기 아려운 일 들이다. 어떤 것이 더 중요하냐고? 일개 직장인으로서 프레센스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팀내 선임으로써 그룹원들과 유대 하고 업무외적인 논버벌 커뮤니케이션을 해 주는 것도 나의 역할이다. 그러나 그건 결국 가족들을 위한 일이다.이것도 필요하긴 한데 오늘 당장 힘들어하는 아내의 얼굴이 먼저 아른거린다. 어디도 편안하지 않고 어떤 올바른 답도 없는 그런 상태다.

그저 이렇게 걸어가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일까.

새벽에 깬 막내에게 분유를 먹이다가 누군가가 올린 포스트에서 끓인 라면을 발견하고 먹고싶어졌다. 인간이란.

참고로,
라면서유기는 일본식 라멘에 대한 이야기로 라면 요리왕의 후속이다. 등장인물이 일부 겹치고 라멘 대결이 주된 스토리인 것 점이 후속이라 할만하다. 가와이 단은 라멘 전문 만화가로 10종 이상의 라멘만화를 그려오고 있다고 하는데, 심오하달지 섬세하달지 하는 라멘에 대한 ˝일본식˝의 연구하는 자세에 언제나 감탄한다.

(알라딘 서지에는 뭔가 잘못되어있지만 가와이단은 그림을 그리고 쿠베 로크로가 스토리를 쓴다.)

반면 라면이 바다를 건넌날은 인스턴트 라면에 대한 이야기다.
삼양라면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사실 그다지 재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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