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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망 너무 사양해 -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꼬마 파리지앵의 마법 같은 한마디
이화열이 쓰고 현비와 함께 그리다 / 궁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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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두편의 에세이 책을 손에 들고 어떤 것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던 중, 5월의 파란 하늘 같은 표지색에 이끌려 마망 너무 사양해를 읽기로 결정했다. 파란 두꺼운 도화지 느낌의 책 표지에 하얀색의 띠지로 감싸진 그다지 가볍지 않은 두께의 책에게 끌렸던 것은, 하얀 띠지 위에 그려진 서툰 느낌의 아이들 일러스트가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결정은 썩 훌륭한 것이여서, 이 책 덕분에 무료한 일요일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프랑스라는 나라에서 사는 한국인 엄마와 프랑스인 아빠,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에 살아가는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했다. 세심하고 부지런한 엄마와 느긋하며 배려심 깊은 아빠, 그리고 단호하지만 마음 따스한 딸 단비, 언제나 행복으로 반짝거리는 아들 현비의 이야기는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나의 친한 친구 이야기처럼 따스하고 편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다른 두나라의 문화가 한데 섞여서 살고 있는 이 독특한 가정의사랑스러운 두 아이들 에피소드에서 그들의 색다른 발상에 몇번이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나도 어릴 때 단비와 현비 같은 모습과 생각으로 삶을 살았던 것일까. 문득 궁금하여 어머니께 여쭈어 보니 어머니께서는 웃으시며 모든 아이들은 다 그렇다고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대답해 주셨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나와 동생들의 어릴적 모습을 곰곰히 되짚어보니 나 역시 단비와 현비 같은 색다른 발상을 지녔던 시절의 에피소드들이 기억났다. 덕분에 그 에피소드들과 더불이 재미있게 이 책을 완독한 후 책의 여운을 마음으로 느끼고 내 어린시절을 머리로 더듬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다.  

어릴 때 결심한 것이 한가지 있었다. 나는 우리 부모님처럼 내 자식들을 키우지 않을꺼야!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때 이런 결심을 하지 않을까 싶지만, 어쨋던지 간에 이런 결심을 하던 무렵의 나는 우리 부모님이 너무 엄격하고 자식들에게 인색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내가 다시 그때의 나를 생각해보면 나도 모르게 피식하는 웃음이 흘러나온다.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나 역시 그런 팍팍한 어른이 되었다며 화를 낼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님의 그 엄격함과 물질에서만은 절제된 인색함이라는 교육철학이 있었기에 내가 이렇게 어엿한 어른이 될 수 있었음을 이제는 안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릴 때의 순수함을 잃어버린 자리에 세상이치를 깨달아 채우는 과정이 아닐까.  

소소한 에피소드지만 마음에 울림을 주는 담백한 파리지앵 가족의 이야기에서 나는 우리에 삶의 태도가 조금은 여유로워지면 어떨까 하는 메세지를 읽었다. 물론 이 책은 프랑스에서 사는 우리와는 조금 먼곳의 사람들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의 배경이 프랑스라고 해서 그들의 삶이 우리와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 사람사는 모습은 프랑스나 아프리카라고 다르지 않으니까. 이 책은 그저 같은 삶을 우리와는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지만 보다 더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나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고 삶에 한가지 교훈을 던져줬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고 보니 나 역시 조금은 파리지앵처럼 소소한 삶에 행복을 느끼는 태도를 갖게 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 책 덕분에 미소를 지으며 이 책을 덮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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