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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잊혀지는 것들이 있는 반면 더 소중하게 기억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잊혀져가든 소중하게 간직되든 이것들은 모두 우리에게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다가온다. 그것은 우리는 지나간 그것들에 대해 그리워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비록 옷에서 떨어진 단추나 입가에 묻어 있던 여름날의 아이스크림에 대한 기억과 흔적들처럼 소소한 것들이라 하더라도 그 각각의 것들에 대한 마음의 무게가 그것들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이 책은 이런 소소한 일상에 기억과 그 향수를 사진과 글로 추억한다. 

세상은 점점 빠르고 편리하게 변하고 있다. 덕분에 이제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불편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은 다른한편으로 인간을 고립되게 만들었고 따스한 감성의 결핍을 가져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꾸만 과거의 기억과 그것에 연계된 물건들에서 따스함을 찾고자 한다. 아직은 감성이 남아있던 아날로그 시절의 물건들은 우리에게 큰 마음의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의 변화가 이 책과 같은 에세이집을 탄생하게 만들 어 준 것이 아닐까 한다. 

나는 이렇게 사진과 간단한 글이 곁들여진 감각적인 에세이집은 처음이라 이 책을 어떻게 읽고 소화해야 할지 몰라 처음엔 조금 난감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마치 난생 처음 보는 음식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기분이였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고나자 이 책의 구성과 감성을 이해하고 음미하게 되었다. 이 책은 두시간이면 쉽게 뚝딱 읽어볼 수 있는 양이였기에 후루룩 쉽게 넘겨보았지만 완독 후에는 조금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읽었더라면 또다른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은 아쉬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아날로그를 그리워하고 그 시절의 따스함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다. 아직은 모든것이 불편했지만 사람간의 정이 넘치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는 그 기억들을 꺼내어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스해진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의 여행을 작가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난했지만 평범했던 내 아날로그 시절 일상의 감성과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서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이 책을 온전한 에세이집이라고만 표현히기엔 약간 부족해 보인다. 그것은 작가의 본업이 사진작가라는 것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사진집으로써 아날로그에 대해 관찰하고 표현하는 것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보통의 에세이집보다 조금 더 감각적이고 감성적이다. 또 중간중간 존재하는 작가자신의 간단한 사물 스케치 역시 이 책의 감성적인 요소를 더해준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에 비해 이 책의 다른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텍스트 부분의 힘이 많이 모자라 보였다. 작가 자신의 과거 경험과 기억에서 오는 소소함을 풀어낸 그 텍스트들은 너무 평범해서 어딘가의 블로그에서 스쳐지나간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이런 에세이집을 읽으며 내 현재와 과거를 더듬어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같다. 아마도 이런 오늘의 나를 미래에 어느시점에서 문득 기억하며 그리워 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노라면 오늘을 더 충실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한번 하게 된다. 이런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과거의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사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리움보다는 미소로 아날로그의 향수를 꺼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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