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아카데미>, <새드일루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새드 일루전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2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지난번 뱀파이어 아카데미에서 알싸한 뒷맛을 남기며 이야기를 마무리한 후 3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이 두번째 이야기 새드 일루전이 시작한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 두번째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의 원제는 Frostbite, 즉 동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 동상이라는 단어는 버리고 한눈에 들어오는 새드 일루전이라는 영어 단어를 선택했다. 슬픈 환상과 동상이라는 얼핏보면 결코 닮아보이는 않는 이 두 제목은 이 책의 주인공 로즈에게 슬픔이 닥칠 것을 짙게 암시하며 서서히 그 이야기의 막이 올라간다.  

전작 뱀파이어 아카데미는 총 다섯권의 시리즈에 대한 출발점이였다. 그래서 소설속 세계와 처음만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선택한 세계의 설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때때로 이야기가 좀 늘어지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새드 일루전부터는 이야기가 본 궤도에 올라 설정에 대한 설명이 전편에 비해 배제되다보니 이야기가 전편보다 스피드하며 긴장감 있게 진행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전편보다 더 재밌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주인공 리사의 성장에 대한 것이였다. 전편의 리사는 무모하고 용감한 소녀였다. 제 아무리 17살의 아가씨라고 용감하게 소리쳐보아도 허세로만 가득찬 그녀의 모습은 철딱서니 없는 여느 철부지 십대와 다를바 없었다. 그래서 전편에선 이런 충동적인 로즈의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약 로즈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마음이 진실함과 용기를 동반한 것이 아니였다면 난 진작에 이 로즈라는 "소녀"를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드 일루전에서는 이런 로즈가 한단계 성장을 해서 비로소 진정한 한명의 성인이 되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비록 여전히 다혈질이고 무모하지만 자제심이라는 미덕과 책임감을 배우고 다른 사람에 대한 진정한 배려심을 깨달아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그녀의 변화는 포기하지 못했던 디미트리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희생하면서 다른 여인에게 떠나보내는 것과 자신의 이기심으로 헛된 기대를 품게한 메이슨에 대한 사과의 마음에서 서서히 드러난다. 그러나 로즈의 이런 변화는 그녀가 겪은 후회와 슬픔 위에 존재한다는 것 때문에 그런 로즈의 모습이 기특하면서 한편으로는 조금 안쓰러웠다. 

전반적으로 새드 일루전은 전편보다 재미가 배가 됐지만 여전히 눈에 거슬리는 점이 있다. 바로 스토리의 연결의 어색함이다. 이야기 전반에 깔아 둔 복선에 비해 후반 스토리 전개가 너무 어설펐다. 이야기의 후반에 납치당한 로즈일행이 탈출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는 그들이 납치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사용하는 것이 더 수월하고 효과적이 였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엔 그 방법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며칠을 굶주리고 나서야 떠오르게 되다니. 모로이와 댐퍼의 지능지수는 그들이 그렇게 무시하는 인간보다 떨어지는 것일까? 무력과 마법을 가진 로즈 일행이 얼렁뚱땅 납치 당하는 장면은 너무 어설펐다라는 말외엔 설명할 길이 없을 정도다. 그들이 비록 17살이라지만 크리스마스가 갓 지난 시점이였으니 18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치면 한국나이로는 19살인 셈이다. 그런데 그런 사리분별과 꾀도 없다니. 물론 이 상황을 통해 로즈가 한단계 성장을 하게 되지만, 로즈의 성숙을 위해 선택한 에피소드라고 하기엔 이야기 간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무리수였다고 생각됐다. 

새드 일루전은 솔직히 말해서 전편에 이어 빅토르의 시커먼 야심에 대항하는 로즈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전형적인 이야기 진행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보통 연작 소설들의 특징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의외로 이야기가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아직 뒷편 새드 키스를 읽어보지 않아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아마도 연작이라는 작품의 연계성을 생각해 볼 때 이번편에 나온 스트리고이들과 빅토르가 3편이후부터는 모슨 모종의 결의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내심 하게 된다. 원래 권성징악이자 해피엔딩 스토리의 대미는 결국 악은 쇠한다 라는 만고불변의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제 고작 2편이고 아직 한 이야기보다 할 이야기가 더 많은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