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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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0년 전쯤 영국 웨일스의 작은 마을 이야기를 읽고 설레였다. 지금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 '헌책방 마을 헤이온와이'를 읽고, 언젠가는 꼭 그 곳에 방문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 마을 하나가 통째로 헌책방으로 꾸며져있다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 20년 만에 내 마음을 설레게하는 또다른 책방을 발견했다. 일본 오사카의 작은 동네 책방 '고바야시 서점'.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태어나 평생을 거기서 자라고 근처에서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졸업한 '오모리 리카'는 대형 출판유통회사인 '다이한'에 취직했다. 특별히 남들보다 책을 좋아한다거나 책을 많이 읽어서 출판유통회사에 입사한 건 아니다. 그저 남들처럼 '이왕이면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말그대로 평탄한 인생이었다.
그런데 연수가 끝난 후 '오사카 지사 영업부' 발령으로 멘붕이 오고만다. 우리나라로 치면 평생 서울에 살던 사람이 갑자기 혼자 부산이란 낯선 곳에 덩그러니 놓여진 기분이려나. 도쿄와 달리 서서 가는 방향이 다른 오사카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첫 날부터 뒤따라오던 중년남성에게 초짜취급을 당한다. 직장 동료들의 유머는 그녀에게 그저 빈정거림으로만 들린다. 모두가 무섭고, 자신을 한심하게 보는 것 같다.
드디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왔나 싶었는데, 오히려 입사동기를 어려움에 빠트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좌절하고 만다.
그때 직장상사가 그녀를 '고바야시 서점'에 데리고 간다. 책방이면서 우산을 함께 파는 특이한 이력의 고바야시 서점 주인 '유미코'씨와의 만남으로 '오모리 리카'는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아니 입사 5년 만에 지역 서점 여기저기에서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책과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는 능력자로 거듭난다.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와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책방주인 유미코씨도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창출해낸 오모리 리카씨도 너무 멋지다. 무엇보다 남한테 폐 끼칠까봐 무서워 어떻게든 혼자 해내려고 했던 오모리 리카가 유미코씨를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마음을 열고 발전해 가는 모습에서 나 역시 꽁꽁 닫아버린 내 마음을 문도 함께 열리는 것 같았다.
특히 도둑이 들어 고바야시 서점이 문 닫을 위기에 처했던 사연을 읽으면서 나까지 덩달아 치료받고, 위로받는 기분이 들어 펑펑 울고 말았다.

작은 책방 이야기인가 싶어 관심 가졌다가, 사회생활 만렙고수의 처세술이구나 생각하며 읽다가, 마음치유로 끝내버리는 '고바야시 서점' 이야기에 내 마음이 또 설레고 말았다.
아무래도 영국보단 일본이 빠르겠다. 일단 '고바야시 서점'부터 가고, '헤이온와이'를 가기로 계획을 수정해야겠다. 더불어 언제 가게 될지 모를 고바야시 서점 이야기가 2편, 3편 더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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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아저씨
김은주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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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88올림픽의 세계신기록 10초 40을 갈아치우는 게 목표인 고교생 단거리 달리기 선수 '다연'은 이혼한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별문제 없이 평범하고도 특별한 고교육상부 선수였다.
1년 전 전국 육상선수권 대회에서 고등부, 일반부를 모두 제치고 중학생이던 '다연'이 당당히 2등을 거머쥐면서 촉망받는 신예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고등학교에 들어와 굳히기나 다름없는 전국체전 예선전에서 역시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피니시라인 5m를 앞두고 바닥에 고꾸라졌고, 왼쪽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진짜 문제는 그 후였다. 충분한 휴식과 재활을 했는데도 달리기만 시작하면 왼쪽 발목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에 시달리는 바람에 '달리기'가 되지 않는다. 사정도 모르고 한심한듯 잔소리를 해대는 담임, 이미 너무 다른 세상에 살고있어 어울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친구들, 동료이자 동지로 믿고 있었던 육상부원들의 두 얼굴에 '다연'은 점점 더 설 곳을 잃어간다.

그의 유일한 안식처는 새벽마다 운동을 나오는 한강공원. 그리고 6개월 전에 우연히 알게 된 '구구 아저씨'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연이의 간식비만 축내는 불쌍하고 한심한 아저씨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처입은 다연이에게 좋은친구도 돼주고 힘이 될만한 다양한 조언도 해준다. 어느날 자신의 평생의 달리기 기록과 어릴적 가족사진이 담긴 휴대폰을 분실하고 이를 찾기 위해 홍콩행을 감행하게 된다.

조금은 허황된 듯 하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다연'이의 훌륭한 성장드라마 한 편을 본 것 같다. 더불어 '구구 아저씨'의 츤데레 같은 모습과 남에게만 이래라 저래라 하지않고 본인 스스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나역시 '킵고잉' 할 힘을 얻었다.

잔잔하면서도 단숨에 읽히는 이 책은 청소년기 아이들에게도 추천하지만, 뭘 해도 자꾸만 넘어지고 되는 일이 없다고 좌절하고 있는 이들과 나누고 싶다.

#구구아저씨 #김은주 #팩토리나인 #쌤앤파커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달리기스타그램#블라인드서평단 #서평이벤트 #힐링드라마 #성장소설 #소설 #소설추천 #츤데레구구 #이렇게똑똑해도되는건가요 #나도모르게빠져드는구구아저씨의매력 #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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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명화 스티커 컬러링 : 중등 - 미술관보다 더 재미있는 교과서 속 명화 스티커 컬러링
일과놀이콘텐츠랩 지음 / 북센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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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주입식보단 경험적 배움을 중요시 하는 편이다.(사실 우리집 딸들은 주입식으로 가르친다고 해서 따라올 아이들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센스 출판사에서 나온 센스있는 스티커 컬러링북에 푹 빠지고 말았다. 엄마가 하는 건 책 읽는 것과 공부 말고는 다 따라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라 조용히 앉아 카유보트의 '파리의 거리, 비 오는 날'을 한 땀 한 땀 붙이고 있었더니 이내 관심을 갖는다.
그냥 관심있는 정도가 아니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밀레의 '이삭 줍는 아이들'은 미술책에서 본 적이 있다며 아는 척을 한다. '우체부 조제프 룰랭의 초상'은 잘 몰라도 그 그림을 그린 '반 고흐'는 안다며 그의 작품들을 몇 개 읊어낸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카유보트의 '파리의 거리, 비 오는 날'과 레이턴의 '타오르는 6월'로 옮겨간다.

결국 의도한대로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스티커 컬러링북과 손에 들고 있던 집게를 뺐겼다. ㅋㅋㅋ

무엇보가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있는 우리집 초초초산만 중딩이가 좋아한다. 난이도도 엄마가 기존에 갖고 있던 것들보다 쉽다며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재밌게 끝까지 하는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신기하다.
심지어 명화가 5개밖에 없다며 초등용이어도 상관없다며 '교과서 속 명화 시리즈'를 다 사달라고 한다.

며칠 사이 한 권을 다 끝내놓고 뒷 장에 있는 명화스티커로 야무지게 '다이어리 꾸미기'까지 하고서야 손을 턴다.

#교과서속명화스티커컬러링 #스티커컬러링 #북센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스티커스타그램 #명화스타그램 #놀이로공부하기 #자기주도학습 #중등미술 #초등미술 #미술놀이 #명화놀이 #너도집중할수있는아이였구나 #중등시리즈계속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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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무게 -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최인호 지음 / 마인드큐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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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딱히 뭐가 되고 싶다거나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 학과를 정할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영어는 식상하고 일본어는 싫고 프랑스어는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다. 일면식도 없었는데 생략따윈 없이 정직하게 발음기호대로 발음하는 네모반듯한 느낌이 좋아서 독일어를 선택했다.
지금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시절엔 항상 언어와 문화가 세트처럼 붙어다녀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게 됐고 그렇게 카프카를 만났다.

프란츠 카프카나 귄터 그라스 등 당시 접한 독일 문학들이 유달리 어둡고 우울하며 괴기스러웠다. 덕분에 독일 소설을 읽으면 남들과 다른 세상에서 사는 것 같고 특별한 것 같아 의미도 잘 모른 채 열심히 읽곤 했었다.

대학 졸업 후 현실세계에 깊이 뿌리박힌 지 20년이 넘어서 이 책 '문장의 무게'를 통해 오랜만에 카프카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카프카는 더 이상 그 시절의 괴기스럽고 우울한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현실을 인정하고 그렇기에 다른 미래를 꿈 꿀수 있을 것 같다.

책 읽어주는 남자, 아니 책 해석해주는 남자라는 제목을 달아주고 싶은 책이다. 이 한 권에 무려 27권의 고전이 담겨 있다. 부끄럽게도 이들 중 한 손에 꼽을 정도의 책을 읽은 나는 최인호작가님이 쪽집게처럼 쏙쏙 뽑아주는 문장들을 통해 나머지 책들을 접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진짜 책이 읽고싶어진다. 보이지 않는 도들, 고도를 기다리며, 장미의 이름, 모래의 여자 등 작가님들 따라 짧은 문장들을 읽고나면 그 앞부분이, 뒷부분이 궁금해지고 나 또한 최인호작가님과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심지어 어린왕자, 돈키호테, 데미안, 연금술사 등 이미 읽은 책들조차 그 책에 이런 대목이 나왔던가 싶게 새롭게 느껴지고 책장을 두리번거리게 된다.

언제가 때가 되면 꼭 도장깨기 하듯 이 책에 소개된 27권의 고전을 한 권 한 권 읽어보고싶다. 당연히 옆에 '문장의 무게'를 두고 함께 비교해가면서.

이 책을 접하는 순간 누구나 다시 고전에 눈 돌리게 될 것 같다.

#문장의무게 #최인호 #마인드큐브 #청소년출판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고전다시읽기 #고전 #문장 #좋은문장 #고전읽어주는남자 #글쓰기 #독서에세이 #서점 #단어의맛 #본격고전읽기조장 #책읽기좋은계절 #봄엔고전이지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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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정윤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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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미스터리 스릴러는 없었다! 아니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이름하여 '하드 보일드' 스릴러.

온통 세상 복고열풍이다. 사람들이 하고 다니는 머리모양부터 옷스타일 신발까지. 마치 90년대로 돌아간 듯 가수들마저도 그 시절의 감성을 노래한다. 그런데 이 책은 20년, 30년 전이 아니라 무려 70년 전에 쓰여진 스릴러 물이다.

평범해 보이거나, 호텔의 야간경비를 서며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전직 형사거나, 부패한 정치인이었던 돌아가신 아버지 덕분에 편한 인생을 살지만 늘 마음 한 켠이 허했던 이들이 탐정이 돼 우연히 얽히게 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마치 연휴에 작정하고 대학로에서 짧고 굵은 연극 몇 편을 연달아 본 것 같기도 하고, 며칠 전 크리스마스에 시청한 '나홀로집에 2' 영화 속에서 나왔던 비디오를 보는 듯 했다.

'하드 보일드'스릴러. 직관적이고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작품이라 요즘같이 어수선한 연말연초에 아무생각 없이 읽기 좋다. (멍 때리며 즐기다보니 나도 모르는 2021년에서 2022년으로 해가 바껴있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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