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무게 -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최인호 지음 / 마인드큐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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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딱히 뭐가 되고 싶다거나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 학과를 정할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영어는 식상하고 일본어는 싫고 프랑스어는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다. 일면식도 없었는데 생략따윈 없이 정직하게 발음기호대로 발음하는 네모반듯한 느낌이 좋아서 독일어를 선택했다.
지금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시절엔 항상 언어와 문화가 세트처럼 붙어다녀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게 됐고 그렇게 카프카를 만났다.

프란츠 카프카나 귄터 그라스 등 당시 접한 독일 문학들이 유달리 어둡고 우울하며 괴기스러웠다. 덕분에 독일 소설을 읽으면 남들과 다른 세상에서 사는 것 같고 특별한 것 같아 의미도 잘 모른 채 열심히 읽곤 했었다.

대학 졸업 후 현실세계에 깊이 뿌리박힌 지 20년이 넘어서 이 책 '문장의 무게'를 통해 오랜만에 카프카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카프카는 더 이상 그 시절의 괴기스럽고 우울한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현실을 인정하고 그렇기에 다른 미래를 꿈 꿀수 있을 것 같다.

책 읽어주는 남자, 아니 책 해석해주는 남자라는 제목을 달아주고 싶은 책이다. 이 한 권에 무려 27권의 고전이 담겨 있다. 부끄럽게도 이들 중 한 손에 꼽을 정도의 책을 읽은 나는 최인호작가님이 쪽집게처럼 쏙쏙 뽑아주는 문장들을 통해 나머지 책들을 접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진짜 책이 읽고싶어진다. 보이지 않는 도들, 고도를 기다리며, 장미의 이름, 모래의 여자 등 작가님들 따라 짧은 문장들을 읽고나면 그 앞부분이, 뒷부분이 궁금해지고 나 또한 최인호작가님과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심지어 어린왕자, 돈키호테, 데미안, 연금술사 등 이미 읽은 책들조차 그 책에 이런 대목이 나왔던가 싶게 새롭게 느껴지고 책장을 두리번거리게 된다.

언제가 때가 되면 꼭 도장깨기 하듯 이 책에 소개된 27권의 고전을 한 권 한 권 읽어보고싶다. 당연히 옆에 '문장의 무게'를 두고 함께 비교해가면서.

이 책을 접하는 순간 누구나 다시 고전에 눈 돌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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