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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숲속의 담 1~2 세트 - 전2권 ㅣ 동화로 읽는 웹툰
김영리 글, 다홍 원작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평점 :

푸릇한 표지에 소년의 그림이 매력적인 표지이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 소설을 자주 읽길래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싶어서 고른 책이다. 예전 같으면 학습적인 책만 권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학년이 된 아이들이 책을 잘 읽지 않아 애가 타던 차에 청소년 소설에 흥미를 두고 읽는 것을 보고 핸드폰이나 태블릿 하는 것보다는 책을 읽는 게 낫겠다 싶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권하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 보는 책이었는데 표지를 보자마자 우리 집 초등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 이거 그 책이잖아~
대체 그 책이 뭘까. 나는 처음 봤다.
웹툰을 기반으로 만든 책이라고 한다. 웹툰을 본 초등학생들에게는 반가운 책이다.
나는 웹툰을 안 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 책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이야기에 몰입감이 좋고
어라,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네? 싶었다.
앉은 자리에서 책의 반을 읽어버렸다.
이야기의 흐름이 힘이 있다. 깔깔거리는 재미는 아니지만 지루하지 않고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책 속의 세계관을 조금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의 원작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한 [숲속의 담]으로 2021 SF 어워드 만화, 웹툰 부문 대상과 2022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오늘의 우리 만화상, 2023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만화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화제의 다홍 작가님이 지으셨다.
원작은 토대로 이 책은 고려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김영리 작가님이 지으셨다. 지은 책으로 [슈퍼 루키], [팬이], [이계학교], [표그가 달린다]등이 있다.
등장인물 소개를 살펴보자.
주인공 담.
손을 대면 생명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이 능력 때문에 사람들에게 정을 붙이지 않으려고 한다.
코나.
담의 어릴 적 단짝, 담의 능력을 순수하게 기뻐해 주는 가장 소중한 친구.
미쉬. 네리네 마을 사람들에 의해 숲의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짐.
율리. 담과 미쉬가 있던 숲에 홀연히 나타난 아이. 발명에 엄청난 소질.
플로. 고향에서 레나와 함께 탈출하고 율리를 만나 가족의 의미를 찾음. 원래 이름은 플로리안.
레나. 플로리안을 미워했지만 함께 도망쳐 생활하며 마음을 열고 운전을 하며 일행을 데리고 다님.
니케. 싱고늄에 사는 아이. 레나와 플로리안에게 몰래 식량을 나눠줌.
게일. 바츠 마을의 대장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 무자비하고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폭력을 휘두름.
리온. 게일의 둘째 아들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며 형을 질투하는 마음을 가짐.
진. 담과 생김새가 닮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까마귀 한 마리와 친하게 지냄.
마을 소개가 나온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소이다.
네리네. 외부와 교류하지 않던 폐쇄적인 마을.
바츠. 공장을 운영하며 싱고늄을 착취하는 마을.
싱고늄. 주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는 마을.
차례를 살펴보면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에서는 숲에 숨은 아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범한 열네 살이었던 담이가 학교에 가서 교실에서 식물을 키우는데 사건이 발생한다. 담이 가져온 식물이 다른 아이들의 식물에 비해 엄청난 속도로 자란 것이다. 그날부터 교실의 모든 식물을 담이 돌보기 시작한다. 덕분에 교실이 온통 식물로 뒤덮여서 칠판이 안 보일 정도였다. 담은 자신의 엄청난 재능을 깨닫게 되었다. 그날 이후 마을 주민들도 죽어 가는 식물을 담에게 가져왔다. 담은 죽어가는 식물도 키우는 재능을 가졌지만 정작 자신은 조금도 자라지 않았다.
길을 잃은 꼬마를 만나서 손을 잡고 보호자를 찾으러 다니는 동안 아이가 순식간에 어른으로 자라버렸다. 그날부터 담은 자신을 보고 숙덕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집에 틀어박혀 지냈다.
식물을 잘 자라게 하는 부분까지만 읽었을 때는 너무 좋은 재능이다~ 멋지다~ 싶었다.
저런 재능을 잘 활용해서 도움이 되겠다 싶었는데 어린아이가 순식간에 어른이 되는 장면에서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동생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동생이 죽고, 동생의 아이마저 세월이 흘러 죽을 때까지도 담은 여전히 열네 살 때 모습 그대로라는 부분은 참 안타까웠다.
어찌 보면 옛날이야기나,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는 불로장생의 존재가 아닌가!
하지만 이 책의 담은 두려워했다.
결국 숲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됐다.
숲에서 또 다른 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가 담의 능력으로 또다시 늙어버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마음이 아팠다.
이야기에 몰입해서 이런 감정이 드는데, 주인공 담은 이걸 극복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를 다시 확인하고 읽기 바빴다.
아이들은 책장을 휙휙 넘기기 바쁜데 나는 다시 앞으로 와서 인물 소개를 확인하고 이야기를 이어서 읽어야 했다.
이 책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등장인물의 소개를 숙지하고 있어야 이야기의 진행이 수월해진다.
이야기와 함께 그림이 등장해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표지의 푸릇함과는 반대로 이야기의 흐름이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그리운 친구 코나와 능소화를 함께 떠올리는 담의 마음이 전해졌다.
마을 사람들은 담을 괴물 취급했지만
다른 아이들은 담을 따듯하게 대해줬다.
다툰 거겠지. 하루하루 힘겹게 살다 보면 예민해져서 별것 아닌 일로도 시비가 붙으니까 44p
책 속의 대사가 마치 요즘 사회를 말하는듯했다.
담은 그간 자신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마을에 얽매여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7p
책 속의 이야기인데 참 와닿는 글이 많았다.
지금부터 머지않은 과거에 살던 사람들은 더 이상 이 별에서 살 수 없다고 판단했고 다른 별로 떠나기로 했었다. 64p
우주로 떠나고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전염병 때문에 다 사라졌다는 상황이 참 마음 먹먹해졌다.
담의 능력 때문에 다들 담을 잡으러 다닌다.
결국 게일이 바츠 사람들과 함께 차를 여러 대 끌고 담을 잡으러 왔다.
실갱이 끝에 담과 미쉬를 실은 차가 숲속의 나무 집을 떠난다.
담을 태운 차가 바츠 마을에 도착하는 것으로 1권은 끝난다.

2권 표지의 담은 1권보다 더 활짝 웃고 있다.
제발 이야기가 해피엔딩이길 바라면서 읽었다.
바츠에 잡혀온 담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숲속의 담은 1권을 읽고 2권을 이어서 읽어야 한다.
2권에서는 지역 소개가 추가된다.
네리네, 바츠, 싱고늄 마을이 고립된 원인인 다리가 소개된다.
다리 너머 지역인 바깥 지역은 강한 모래 폭풍과 가뭄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다.
바깥 지역의 지하 대피소인 벙커가 나온다.
게일이 담을 협박하면서 담의 손가락을 발로 꽈악 밟을 때는 내 손가락이 저려왔다.
우리 담이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너무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었다.
담은 게일의 협박대로 능력을 사용했을까?
스포방지를 위해 결말은 책을 통해 찾아보자.
혼자였던, 의지할 데 없던 담이 다른 친구들과 함께
엉망이 돼버린 마을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이야기이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서로 도와주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담에 대한 오해를 풀어나가는 이야기
결국 담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지
정말 손에 땀을 쥐며 읽어나간 숲속의 담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중학년이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나이가 되려면 초등학교 고학년이 적당할 것 같다.
어른들에게도 한 번쯤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은 숲속의 담을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읽어보길 바란다.
책을 읽고 웹툰도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숲속의 담의 또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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