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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 신자유주의적 인격의 탄생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장혜경 옮김 / 반비 / 2015년 11월
평점 :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본격적으로 그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지도 벌써 30년이 훨씬 넘어선 것 갔다.
국가의 통제가 없다면 시장 스스로 경쟁과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통해 최고의 제품과 효율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그렇기에 세계 각국들은 국민들을 위해 운영하던 수많은 공기업들을 민영화하고 경쟁으로 내몰았다. 그후 과연 우리는 보다 좋은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을까?
결과적으로 공기업의 민영화는 수익만을 최우선시하는 경영으로 인해 가파르게 오르는 가격과 갈수록 떨어지는 서비스의 질을 가져왔을 뿐이다. 오직 이익만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늘어나는 비정규적들. 고정비용인 인건비를 줄여야 하니까.
그와함께 늘어만가는 불평등 수치와 빚. 그리고 폭력.
“과거에는 경제가 종교, 윤리, 사회의 조직들로 이루어진 전체 조직에 끼어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신자유주의에선 그렇지가 않다. 윤리와 사회가 ‘시장’에 복종하다. 이런 의미에서 신자유주의는 단순한 경제 이론으로 그치지 않는, 훨씬 더 포괄적인 이데올로기이다.” - P. 130.
“예전에는 한 사회 내에서 정치, 종교, 문화, 경제가 다소 동등하게 공존했다. 지금은 전 인류가 강요된 단 하나의 현실에 복종한다. 이름하여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이다. 이것이 이상적 인간의 성품까지도 결정한다. 이상적 인간이란 최고의 생산성을 갖춘 남자 혹은 여자이다.” - P. 137~138.
우리나라도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많은 공기업들이 민영화되었고, 지금도 소수 자본가들과 권력자들의 이익을 위해 민영화를 외치는 이들이 많이 있다. 현재 민영화를 외치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천국제공항일 것이다.
그리고 경제를 살린다고 말하는 정리해고를 쉽게 할 수 있는 노동 5법을 청와대와 여당은 어떻게든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허울좋은 껍데기를 벗기면 기업과 자본가들만 살리는 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장기적인 비정규직만을 양산하는, 그래서 생존하는 것조차 어려워 미래를 잃어버리게 하는 법.
그러면서도 소비를 통한 만족을 이야기한다. 풍요를 누리라고 속삭인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집을 사라고 한다. 결국 빚이다. 빚의 늪에 점점 더 빠져든다.
“우리가 오늘날 경험하는 것들은 새로운 규범과 가치로 새로운 정체성을 빚어내는 새로운 사회 모델의 결과이다. 나는 이것을 ‘엔론 사회’라 부른다. 도발하려고 내가 의도적으로 붙인 이름이다. 이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빚으로 산 우울한 향락이다.” - P. 118~119.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 신자유주의적 인격의 탄생>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들어선 이후 그 영향을 받은 것은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에게도 막대한 영향 –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로 돌리는 - 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신자유주의 체재하에서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개개인의 정체성과 인격이 어떻게 최악을 향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는, 그래서 실패도 자신의 노력과 능력이 부족해서라는 잘못된 이상만을 믿고 너무나 불평등한 출발선 – 금수저와 흙수저 - 에서 시작하는 경쟁에 내몰리는 우리 개개인이 우선 어떻게든 살아야 하기에 자신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처참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그 결과 점점 우리는 사라지고 공동체도 사라져가는, 결국 인간의 본성 자체도 파괴되어 가고 있는 현실, 갈수록 정신질환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현실을 설명해준다.
실패자이든 성공한 이든 관계없이 정신질환이 늘어나는 이유가 점점 더 개인으로 고립되어가는 현대인들이 가진 실제 정신질환일수도 있지만, 신자유주의 경제체제하에서 거대 제약업체들의 지속적인 수익 증대를 위한 부단한 노력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무한경쟁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기업들과 국가, 사회조직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에도, 삶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쳐서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우리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이와는 다른 생각(폭력성은 인간 내면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정체성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될지는 대부분 환경에 달려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낙오하는 이 현실은 근본적으로 변화한 환경에 대해 무언가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물론 이 환경과 더불어 우리도 변했다. 날로 분명해지는 사실은 이런 변화가 어쨌든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신자유주의 조직은 자신의 몸은 물론 파트너, 동료, 자식 등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모든 이들과의 관계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 관계가 근본적으로 장애를 겪고 있다.” - P. 7~8.
“누군가에게 ‘장애’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근거가 되는 특징들은 사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과 항상 관련이 있다. 오늘날 건강 규범의 이름은 ‘성공’이다. 경제적, 물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공이어야 한다. 그러나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성공한 여피족이 밤마다 혼자 거실 소파에 쪼그리고 앉아 약물과 술과 인터넷 섹스에 매달리는 장면은 우리의 모든 기대를 무너뜨린다.” - P. 216.
“신자유주의 역시 소위 자유시장과 규제 철폐를 외치며 등장했지만 실제로는 순식간에 의욕을 말살시키는 납처럼 무거운 관료주의로 변질되었다.... 자유시장은 구호일 뿐 신자유주의 조직은 생산성 향상과 경쟁을 목표로 쉬지 않고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는 중앙의 엄격한 정책을 통해 작동한다. 평가, 숫자에 대한 맹신, 온 세상의 디지털화가 만나는 현재, 우리는 구런 조직의 영향력을 예전보다 훨씬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 P. 243.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정체성은 어느 날 마른 하늘의 날벼락처럼 내리꽂혀 전 지구인의 삶을 뒤흔들고 피폐화시키는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을 거론하지 않고는 도저히 설명이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끝 모를 무한경쟁, 개인의 능력으로 모든 것을 설명해버리는 비인간적 계산법, 무엇이든 돈으로 환산될 수 있다는 물신주의는 세상을 비인간적 자본주의의 극한으로 몰고 가고, 그 이념에 따라 우리의 정체성도 완벽주의와 패배감에 물든다.” - P. 268~269.
아무리 경제적 부가 중요하다 해도 결국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얼마든지 혼자서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리고 함께 사는 사회는 개개인의 함께 살고자 하는 실천이 없으면 안된다.
저자는 소극적인 참여인 선거에 참여하여 투표하는 것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이 있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참여에 대한 반성과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할때만이 권력자들은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단순한 소비자에 머물지 말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시민이 되라고 말한다.
“우리는 체제를 비판하고 체제에 적대적이면서도 변화를 꾀할 만큼의 힘은 없다고 느낀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 체제를 강화하고 확장하는 생활방식을 고수하다. 우리가 먹고 마시며 입고 이동하고 여행하는 방법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 우리는 우리가 비난하는 그 체제의 일부이다. 저항한다고 우익이나 좌익 정당에 투표를 하는 것으로는 변하지 않는다. 타인들만 변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우리 자신도 변해야 한다. 소비만 할 것이 아니라 다시 국민의 권리를 고민해야 한다. 선거만 할 것이 아니라 생활방식도, 아니 무엇보다 생활방식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 - P. 250~251.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시민이 되어야 한다.” - P.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