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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배신 - 인생이 낯설어진 남자를 위한 심리학
김용태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덧 평균 수명의 절반을 넘어버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년이라는 삶의 단계에 서 있는 것이다.
이제 나이가 들었다는 몸의 소리가 점점 더 늘어감을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충분히 견딜만한 일과 운동량임에도 이젠 힘에 부친다.
그리고 뼈마디가 아프다. 정말 나이를 들어가는 것이다. 한해 한해가 다름을 느낀다.
몸이 나이들어감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아이들은 점점 커서 이젠 아빠를 찾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필요하면 엄마를 찾는다. TV광고에서처럼 아이들이 아빠와 대화하는 것은 엄마의 행방을 물을 때 뿐인 이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나마 우리집 아이들은 다른 집에 비해 나은 편임을 알고 있다.
아내도 자신의 몸이 아프기에 나에게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도리어 퇴근 후에 내가 더 집안 일을 도와야 한다.
하지만 외로움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공허함과 허무함, 막막함 같은 감정들이 계속해서 나를 힘들게 한다.
앞으로의 삶에 대한 두려움, 특히 은퇴 후에 무엇을 하며 살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중년기에는 누구나 직장, 가정, 성적인 영역에서 파워의 상실을 경험한다. 이 상실의 때에 존재적 삶을 살지 못하고 파워로 환원되는 사람을 사는 사람들은 크나큰 위기를
맞이한다.... 인간은 나이 먹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누구나 중년을 맞고 중년기에 이르면 여러 면에서 이전 같지 않다. 중년기에 경험하는 다양한 상실은 앞으로의 삶이 이전과는 다를 것임을 암시한다.” - P. 77.
“중년에 위기를 경험하는 이유는 중년의 때가 자신이 성공 이유였던 사회적 보호 장치로부터 떠나거나
경제적 또는 신체적 능력이 상실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면적 성공에 가려져 마음속에 잠복되어 있던 열등감, 의심, 창피, 불신이 한꺼번에 전면에 부상을 하게 되면서 파워리스를 체험하는 위기를 겪게
된다.” - P. 117.
<중년의 배신 – 인생이 낯설어진 남자를 위한 심리학>은 중년의 나이인 나의 심리상태를 보다 잘 알고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저자가 말하는 중년의 특징들이 바로 내가 현재 겪고 있는 감정들과 같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와 나에 대해 말하고 싶고, 위로를 받고 싶지만 누구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 같은 현실.
저자는 성인이지만 청소년기에 제대로 넘지 못한 아이들의 특성을 가진 채 살아가는
‘성인아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있지만, 나 스스로는 갱년기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중년이라는 혼란의 와중에 아내가 난치성 희귀병으로 아팠고 나는 남자로서의 나의 삶보다는 남편과
아빠로서의 삶만 살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그게 맞는지 틀린지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나는 상담을 하며 이런 중년 남성들을 많이 만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기만 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중년에 이르러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힘만 드는 자신의 현실을 이해하기
힘들어했다.... 열심히 일했지만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는 중년 남성의 이런 현실이 어디에서
연유했는지,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찾는 것이 이 책을 쓴 목적이다.” - P. 11~12.
“그래서 중년의 위기는 결국은 자기하고의 싸움이다. 결국은 청소년기에 했어야 할 싸움을 안 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좀 더 힘들게 하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했더라면 짧은 시간에 좀 더 쉽게 했을 것을 중년기때 다급해져서 하니까 더 힘이
든다. 더 걱정이 되고, 염려도 되고, 될까하는 의심도 든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혹시 가다가 중지해도 그만큼 도움이 되니 꼭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P. 284.
이 책은 나의 상황을 조금은 더 스스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비록 완전히 지금의 감정에서 벗어나게 해 주지는 못하지만, 책을 읽어가는 동안에 나만이 겪는 문제가 아닌 대부분의 중년 남성들이 약하게든 강하게든 나름대로
겪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또 나를 찾고 이해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중년의 남성들, 그리고 특히 여성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남성들은 자신을 이해하는데, 여성들은 남성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청소년기와 중년기에 일어나는 변화는 질적이면서 구조적이다. 청소년기는 주로 ‘생기는’ 구조 변화가 일어나고 중년기는 줄 ‘없어지는’ 구조 변화가 일어난다.... 먼저 그동안 분비되던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성적 기능이 떨어진다. 체력도 떨어진다. 중년기 신체 변화는 기능 상실로 나타난다. 청소년들은 없던 것이 생겨서 이상하고 중년은 있던 것이 없어지면서 이상하다고
느낀다.” - P. 81.
중년은 남은 절반의 삶에 대한 자세를 새롭게 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남자나 여자나 누구나 지나게 되고 겪게 되는 중년기와 갱년기.
물론 그 상황의 강도와 드러나는 문제는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말처럼 지금까지는 모으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면, 중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제는 모은 것을 주변의 사람들에게 베푸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와 함께 나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에 대해 가장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가족이기에 가족들과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 생각한다.
진솔한 대화를 통해 중년의 부부와 자녀 모두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노화를 수용하려면 이렇게 첫째, 이전 같지 않은 나를 인식하고 둘째, 내 마음을 분석해서 몸과 마음의 나이를 일치시키고 셋째, 상실감 극복을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는 이 세대의 흐름에 따라 살지 말고 영원한 것에 뿌리를 내리는 마음이
중요하다.” - P. 245.
“나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바라보면서 현대 사회가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심어주는
생각과 그 영향을 곰곰이, 면밀하게 성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시대를 뛰어넘는 존재인 자신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런 기회를 다시 가질 수 있는 때가 바로 중년기다.” - P. 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