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달라지는 아이디어 100 - DSLR & 미러리스 좋은 사진 찍는 포토북 사진 아이디어 시리즈
문철진 지음 / 미디어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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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절대 미치지 않아야 할 취미 세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취미활동에는 경제적인 부담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그 어떤 취미보다도 많은 돈이 필요한 취미활동 세가지는 왠만해서는 피해야 한다는 의미라 생각합니다.

그 세가지는 바로 자동차와 오디오, 카메라입니다.

일단 시작하면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 투자되는 엄청난 금액과 그 장비를 써보기 위해 들여야 하는 돈과 시간들이 장난이 아니기에 나온 말일 것이겠지요.

 

저도 오랜 시간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다가 많은 고민을 한 끝에 DSLR을 한 대 구매했지요.

디지털카메라의 잔고장을 핑계로 대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의 행사에 갔을 때 보이는 커다란 DSLR 카메라와 렌즈들이 부러워서 구해했다는 것이 더 솔직한 말이겠지만.

거기에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오랜 소망이 카메라 구매욕망을 더 부추기기도 했지요.

어쨌든 비록 할부지만 카메라를 샀고, 나름 가족들과 자연을 열심히 찍고 있지요.

그런데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저 또한 렌즈에 대한 욕심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 저 렌즈만 있으면 사진을 더 좋게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슬금슬금 스며들고 있지요. 현재까지는 잘 이겨내고 있지만 언젠간 사겠죠.

 

사진을 카메라로 찍는다. 하지만 카메라를 다루는 것은 사람이다.

어떤 생각으로 또 어떤 시선으로 카메라를 다루느냐에 따라

같은 카메라도 천차만별의 사진을 찍어낸다.

세상을 보는 눈이 그대로라면 카메라와 렌즈를 바꾸었다고 사진이 좋아질리 없다.

무엇으로 찍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찍었는가가 중요할 뿐이다.” - 019.

 

<사진이 달라지는 아이디어 100 - DSLR & 미러리스 좋은 사진 찍는 포토북>은 오랜 시간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사진철학 등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보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는 사진 초보자들에게 100가지의 주제를 자신의 사진들과 함께 읽기 쉽게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짧지만 정리된 저자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면 과장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제 짧은 글 속에서 저자의 오랜 경험과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엔 100개의 아이디어를 다시 13개 파트로 구분하여 자신에게 맞는 항목을 찾아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아무리 셔터를 눌러도 결과물이 늘 2% 부족해 보인다면

충분히 기다리지 않은 탓이다.

사진은 찰나의 예술이지만 완벽한 찰나를 붙잡기 전까지의 과정은 지난한 기다림이다.

......

사진의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사진을 잘 찍는 비결이다.” - 003

 

저자가 해 주는 이야기는 간결하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조금 더 느긋하고 겸손하게 기다리라는 것이다.

다만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이 찍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해보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보고, 다양한 사진을 많이 찍어보라는 것이다.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욕심과 교만을 버리고.

 

마음에 드는 피사체가 있다면 시간을 갖고 꾸준히 관찰해보자.

더 좋은 타이밍, 더 멋진 장면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보면 분명 해답이 보인다.

시간대를 달리해도 좋고 계절을 바꾸어도 좋다.

1년이 걸리든 그 이상이 걸리든 진득하게 기다리고 관찰하고 촬영하다 보면

좋은 사진을 절로 나온다.” - 013.

 

작가들은 어떤 사진을 찍는지, 어떤 생각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내 사진을 되돌아보고 영감을 얻는다.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크게 프린트된 사진을 보자.

작은 모니터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 095.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주제는 카메라를 샀을 때 받은 매뉴얼을 꼼꼼히 읽어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매뉴얼을 익히기 전에는 카메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나 또한 카메라 구매시에 받은 매뉴얼을 제품 박스안에 넣어서 창고에 처박아 두었기에 아차 싶었다. 내가 가진 카메라의 기능도 제대로 모르면서 어떻게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것인지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 것이다.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카메라 매뉴얼과 관련 서적들부터 읽으면서 내가 가진 카메라의 기능부터 익혀보려 합니다.

그리고 다시 사진을 찍어보려 합니다. 동일한 배경이지만 다양한 조건으로 오랜 시간을 들여서. 그러면서 사진찍는 그 자체를 즐겨보고 싶네요.

 

수개월을 고민해 장만한 카메라.

그러나 포장 박스를 뜯는 감격의 순간도 잠시뿐이다.

카메라를 켤 줄도 모르는 자신을 발견한 순간, 기쁨은 낭패감으로 변한다.

누구도 카메라를 켜는 방법 따위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매뉴얼을 세 번 이상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전문가도 매뉴얼을 꼼꼼히 읽지 않고는 그 많은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 065.

 

좋은 사진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세월, 다양한 경험과 지식, 사유, 철학이 쌓여야 비로소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결과에 집착하면 조급해진다.

조급한데 좋은 결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악순환이다.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즐거우면 조급함도 사라진다.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사진도 오래 한다.

좋은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진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즐기는 사람은 누구도 이길 수 없다.”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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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中庸 - 공존과 소통 그리고 인성을 세우는 진리
자사 원작, 심범섭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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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는 불과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권의 주요 지배이념이었다.

공자로부터 시작되어 맹자로 이어지면서 확립된 유교는 사서삼경을 통한 충과 효를 강조하고 가르치는 아시아권 국가들의 기본 이념이었다.

물론 너무나 형식과 이론에만 얽매이고, 거기에 근현대에 유럽의 기독교와 발단된 문물이 들어오면서 왕조를 망하게 한 가장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어 탄압과 천대를 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활에는 아직도 수많은 유교적 풍습과 문화가 있다.

과연 공자가 말하고 가르친 유교가 후손들이 믿고 따르는 유교와 같은 것일까?

아마도 이 질문은 석가모니나 예수와 그들을 믿는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할 것이다.

어느 순간 문자와 이론으로 정립되어버린 순간부터 이들의 가르침은 더 이상 살아있는 가르침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은 가족이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고 서로의 정을 나눈다는 원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음식차림의 방식과 진행형식만 남은 제사처럼.

 

유학은 결코 종교가 아니다. 유학은 죽음 이후의 내세관이 없다. 현재 인간들의 실제 생활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실천을 요구하는 도덕철학이며, 천과 성과 같은 개념은 그 원리를 파악하는 철학적인 논리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 정리한 용어다. - P. 108.

 

유학은 죽었을 때를 대비하는 종교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현세의 학문이다. 또한 현재 살고 있는 세상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이웃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기 위해 중용이라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학문이다. - P. 111~112.

<중용 공존과 소통 그리고 인성을 세우는 진리>는 공자의 제자 자사가 지은 책으로 유교를 따르는 이들이 반드시 배워야만 했던 사서삼경(대학, 논어, 맹자, 중용, 시경, 서경, 역경-주역) 중의 한권인 중용을 현대인의 삶에 맞게 풀이한 책이다.

저자는 중용을 배우는 목적이 하늘의 원리를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접목해 쉽게 이해하고, 그것을 다시 우리의 일상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521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중용의 가르침을 통해 공자가 가르치고자 하는 천도의 원리와 그것을 현대인의 삶에 어떻게 접목시켜 이해할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생활의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의 실천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도를 실천하고 홀로 있을 때 삼가고, 자신의 의지를 초지일관 강력하게 나타내는 모습은 언행일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하다. 당당한 사람은 쓸데 없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성실하고 정직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에 부끄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 P. 46.

 

사회 구성원들은 경쟁과 갈등에 의해서 감정이 발생함에 따라 중이 유지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중화를 이루기 위해 도를 행해야 하는데, 그것이 오상 관계에서의 충서다. 충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줄 서기, 교통규칙 지키기, 양보하기, 쓰레기 불법 투기하지 않기, 예절 지키기 등 사소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인간관계를 선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중심에 있는 대표자와 전체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이와같이 인의예지에 따라 각자 질서를 유지해 나간다면 무위로 질서가 잡히는 정의로운 사회가 이룩될 것이다. - P. 232.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던가. 모든 일의 시작은 자기 자신의 수양에서부터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기수양은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어린 나이의 가정교육에서부터 차곡차곡 배워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식처럼 어느날 갑자기 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어릴때부터 또는 어느 순간부터 오랜시간 몸에 배어서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것이 진정한 자기수양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현시대에 정치인들이나 지도층이라 불리는 이들 중에 자기 수양이 온전히 된 참지도자는 없는 듯 하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렇기에 사람을 볼 때 외형만 봐서도, 외형에 현혹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그 사람이 무심결에 하는, 외적으로 잘 감춰왔었던 말과 작은 행동에서 그의 참모습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말과 행동의 일치 여부에서 그의 본모습을 보아야 할 것이다.

 

인성 교육의 실천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 대한 예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할 때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실천해 나간다면, 대다수의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예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날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 중에서 뛰어난 인재가 공직에 있어야 공직사회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 P. 41.

 

세상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개인의 사소한 것에서부터 세상을 교화하는 일까지 도를 실천한다. 그러므로 세상의 중심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은 작은 일부터 도를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소한 것부터 실천해 나가야 나중에 큰일을 이룰 수 있다. - P.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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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호주 세계를 읽다
일사 샤프 지음, 김은지 옮김 / 가지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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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중 하나인 호주.

비록 짧은 역사지만 넓은 땅과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가 존재하는 나라.

지구 남반구에 위치하여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계절과 일년내내 온난한 기후를 가진 나라.

한반도의 35배의 면적이지만 국토의 60% 이상이 연강수량 50이하인 사막 기후지대이며, 나머지 10%는 연강수량 100정도인 반건조 기후지역인 곳이어서, 주로 해안지대에 도시가 발달되어 있으며, 대한민국의 절반 정도인 22백만 정도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나라.

1970년대 초까지는 백호주의정책으로 유럽계 이주민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사회적 인구증가 및 자연증가가 크지 않았지만 1973년 백호주의정책을 폐지함에 따라 이민이 자유로워져 인구가 증가하였고, 현재 200여개국 출신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다국어 노동력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

이상이 대체적으로 호주를 여행하기 위해 우리가 서점에서 구입하여 읽을 수 있는 도서들이나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호주에 대한 주요 내용들일 것이다.

 

호주인의 겉모습은 물론 딱딱하고 거칠다. 모진 환경에서 오랜 세월 혹독한 역사를 견뎌왔음을 증명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진정성있게 다가간다면 그 속은 누구보다 부드럽고 여리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챌 것이다.” - P. 67.

 

<세계를 읽다 호주>는 저자가 실제 호주에 이민와서 이십여년을 살면서 보고 겪으며 느끼고 깨달은 호주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일반 여행자를 위해 호주를 소개하는 책들과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 책은 호주로 이민가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장기간 호주에 머물러야 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이 호주의 유명한 관광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호주인들의 삶과 성향, 문화와 역사, 음식과 호주영어 등 호주만이 가진 다양한 내용을 이야기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리즈 <세계를 읽다>는 장소보다는 사람 그리고 그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본격적인 세계문화 안내서로서, 이방인의 눈에 낯설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현지인의 생활문화, 관습과 예법들을 역사적 배경지시과 함께 쉽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전 세계 400만 카피 이상이 팔려나가며 명성과 권위를 누려온 <컬쳐쇼크> 시리즈를 번역한 책이라는 점에서 콘텐츠에 대한 신뢰성도 높다.” - P. 3.

 

어떤 나라를 여행하든지 그 나라 또는 그 지역의 음식을 반드시 먹어보라고들 말한다.

그래야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조금은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음식을 먹어보는 것만으로는 그 나라나 지역에 대한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여행갔다 왔다는 이야기거리는 되겠지만.

여행을 하면서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보고 느끼고 싶다면 그만큼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관광지 정보나 쇼핑목록을 준비하라는 말이 아니라 여행가고자 하는 곳의 역사와 문화, 사회상황과 특성 등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가라는 말이다.

아는 만큼만 보고 느끼고 깨닫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호주를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단기 관광보다는 장기간 그들과 함께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라 생각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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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속도 - 사유하는 건축학자, 여행과 인생을 생각하다
리칭즈 글.사진, 강은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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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를 같은 시간대에 같은 방식으로 여행을 하더라도 보고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자신들이 배운 정도와 나이, 직업에 따라 각자가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20~30대의 젊은이들은 빠르고 흥미로운 것을 좋아할 것이고, 불혹을 넘기면서는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자신이 살아 온 추억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을 더 선호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행이 모든 이에게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준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기에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시간과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는 내에서 여행을 꿈꾼다.

 

여행, 그 이동의 방법은 우리 내면의 동경을 상기시킨다. 이동하기 때문에 더 좋은 곳으로, 더 아름다운 곳으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여행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죽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곳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나에 대해 부단히 성찰하고 반성한다. 여행은 우리를 바꾸며, 우리를 만든다.” - P. 13.

 

<여행의 속도>는 도시 건축학자인 저자가 각국의 도시를 여행하면서 새롭게 건축된 건축물들과 일부러 찾아간 건축물들을 보고 느낀 것을 여행의 교통수단과 그 이동속도에 따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7장의 이 책에서 저자는 250~300km/hr의 고속철도로 하는 여행에서 시작하여 0km/hr의 묘지까지의 여행을 이야기하면서, 그 속에 담겨져있는 건축물들의 의미와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어쩌면 이 교통수단의 차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되는, 피가 끓는 청춘의 속도에서 점점 느려지는 우리 인생의 움직이는 속도는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물론 우리가 직접 체감하는 세월의 속도는 나이만큼 빨라지겠지만.

대만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의 글의 주요 대상이 일본이고, 우리나라의 건물은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우리나라에는 이목을 끌만한 새로운 근현대 건축물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고속열차는 청춘의 뜨거운 피다. 짧은 시간 안에 꿈에 닿기 위해 전력으로 내달리는 질주본능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청춘을 붙잡고 싶은 중년의 집착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중년의 여행은 청춘의 그것처럼 느긋할 수 없다. 일반열차에 앉아 지루한 시간을 참아낼 마음의 여유가 없다. 유한한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일생의 꿈을 실현해야 한다.” - P. 34.

 

묘지에 누워 있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생명의 종착점이다. 그들의 여행은 이미 끝났으며, 그렇기에 그들의 여행 속도는 ‘0’이다. 묘지를 찾은 추모객들에게도 이곳은 내면의 불타오르던 욕망을 잠시 식힐 수 있는 곳이다. 여행의 속도는 점점 낮아질 것이고, 결국은 조용히 멈추어 세상과 마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P. 354.

 

직업과 나이를 떠나 여행은 누구에게나 약간의 흥분과 긴장감,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준다.

건축가인 저자는 각 도시를 여행하며 새로 지어진 건축물들을 위주로 본다.

그리고 거기에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본다. 또한 도시를 보고 문화를 본다.

여행은 이런 것이 아닐까.

불혹을 넘어선 지금의 나는 아마도 100km 이하의 속도로 여행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천천히 주변의 경치와 건물, 도시를 보며 과거와 미래를 볼 나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젠 너무 빠른 속도의 여행은 힘만 들 뿐이다.

 

만약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진짜 세상은 영원히 알 수 없다. 상아탑 안에서만 떠드는 탁상공론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 지금 당신의 두발을 움직여 거리로 나가라. 오감으로 세상을 느끼라. 민가의 주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식 냄새를 맡고 주택가의 피아노 연습 소리와 싸우는 소리가 서로 뒤엉키는 것을 들어보라. 빗물이 얼굴을 적시는 느낌과 오래된 골목의 담벼락에 배어 있는 사람 온기를 느껴보라.” - P.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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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 역사학자 홉스봄이 바라본 재즈의 삶과 죽음
에릭 홉스봄 지음, 황덕호 옮김 / 포노(PHONO)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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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미국 남부 뉴올리안즈 일대의 흑인 및 크리오울(Creole, 흑인과 프랑스인의 혼혈) 사이에 연주되고 형성된 춤이나 퍼레이드를 위한 음악에 대해 1914년경 jass 또는 jas, jaz, jazz 등의 명칭으로 불린 것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재즈란 곡의 형식이나 곡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연주 스타일 및 연주 그 자체에 대한 호칭이란 것에 그 본질이 있다고 할 것이다. 재즈 연주를 목적으로 작곡된 명곡은 적지 않지만, 아무리 재즈의 명곡이라 하더라도, 연주자에게 재즈의 감각과 표현력이 없다면 그 연주는 재즈와 거리가 먼 것이 되고 말 것이다. 클래식의 경우에는 작곡된 곡이 항상 촛점이 되지만, 재즈는 연주자가 항상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재즈를 듣는 사람은 곡을 듣기보다는 연주 그 자체가 감상의 대상이 되고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재즈 [jazz] (파퓰러음악용어사전 & 클래식음악용어사전, 2002.1.28, 삼호뮤직)

 

위 글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재즈에 대한 정의이다.

개인적으로 솔직히 재즈를 잘 모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을 듣는 것은 좋아 하지만 그 장르를 구분해 들을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강하다. 왠지 지식으로라도 알고 있어야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것 같다는 열등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은 읽고 싶었다.

재즈에 관한 역사와 의미를 제대로 학문적 영역에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은 세계적인 역사학자 고 에릭 홉스봄이 바라본 재즈의 삶과 죽음을 부재로 한 책으로, 고 에릭 홉스봄의 저서 <비범한 사람들> 중 제 4장인 재즈만을 따로 떼어내 우리글로 옮긴 것이다고 한다.

2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4개 장에서는 20세기 초반 재즈의 전설들 4명에 대한 글들의 서평을 통해 전설들을 이야기한다. 23개 장에서는 미국에서 시작된 재즈가 어떻게 유럽으로 넘어갔으며, 재즈가 어떻게 쇠퇴해 갔으며, 그리고 1960년 이후에 어떻게 재즈가 다시 살아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재즈를 단순히 음악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 아니라 재즈가 형성되고 발전하고 전파되고 쇠퇴하게 된 과정을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과학적 분석을 통해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 문화, 과학의 전반적인 토대가 만들어지지 않았었다면 4명의 전설들도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끝났을 것이라 말한다.

 

재즈의 역사는 옛 미국 남부로부터 대규모 이주의 일부분이며 심리적인 이유뿐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길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방랑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 P. 25.

 

재즈에 관한 토론은, 현대 자본주의 속에서 벌어진 모든 사회 현상에 관한 역사적 분석과 마찬가지로 과학기술 그리고 사업과 함께 출발해야 한다.” - P. 104.

 

재즈는 모름지기 미국 뉴딜 급진주의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 발전했고 그 안에는 재즈뿐만이 아니라 블루스, 포크 음악 그리고 공산주의가 중심 세력이지만 주변에는 무정부주의까지도 포함된 극좌 운동과의 강력한 연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한 사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재즈와 블루스는 세 가지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민중의 음악이다. 우선 민속적인 뿌리를 두고 있고 대중에게 매력을 지닌 음악이며, 음악적 훈련을 받아야 하는 음악들과는 달리 보통 사람들이 연습하고 스스로 완성해 낼 수 있는 음악이고, 마지막으로 저항, 시위, 집단적인 기념 행사에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점이다.” - P. 118~119.

 

처음 재즈의 정의에서 말하는 것처럼 재즈는 미국 흑인, 즉 가장 하층민의 음악에서 시작된 연주형식의 음악이었고, 이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연주자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악보나 정해진 규칙없이 즉흥적인 연주의 형식으로 존재한 음악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특성이 저항이나 시위, 혁명 등의 사회적 흐름에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하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현재는 과거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악보나 어느 정도의 규칙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소박한 희망을 지닌 직업 연예인들의 음악이었으며 서민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밤의 사람들의 공동체에서 만들어진 음악이었다. 재즈는 실내악처럼 예술로 여겨지지 않으며 예술로 취급되었다고 해서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아울러 재즈 음악인들이 스스로 또 다른 아방가르드의 하나가 되었을 때 고급 예술이 그랬던 것만큼 길을 잃고 헤매는 경향을 보였다. 음악에 대한 재즈의 중요한 기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회적 배경 속에서 만들어졌다.” - P. 65~66.

 

이 책을 통해 재즈에 대한 전체적인 흥망성쇠의 흐름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비록 나를 포함하여 재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읽고 이해하기엔 조금은 어려운 내용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읽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재즈에 대해 잘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고, 재즈를 즐겨 듣게 되지도 않겠지만, 최소한 재즈가 어떤 음악이고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홉스봄은 <재즈 동네>에서 재즈가 민중들에 의해 만들어진, 그들의 정서를 담은 음악이며 그것이 오늘날까지 끈질기게 하나의 독자적인 예술로 생존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그 음악의 가치를 인정하고 진지하게 대했던 소수의 재즈 팬들의 열정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사실을 정연한 논리와 풍부한 자료를 통해 주장했다.” - P. 17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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